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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만난 안철수, 정치적 노림수 '무엇?'

연대 신당창당설 '모락모락'…정치권 비판 목소리도

이보배 기자 기자  2013.03.18 15:2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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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4·24 재보선 서울 노원병 출마 의사를 밝힌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가 박원순 서울시장을 만났다. 지난 17일 저녁 6개월 만에 두 사람이 만난 것을 두고 정치권의 해석이 분분하다. 안 전 교수가 선거운동을 하고 있는 시점에서 이뤄진 만남이라 여러 정치적 해석이 나오고 있는 것.

이날 회동은 안 전 교수 측의 요청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저녁 8시부터 진행된 두 사람의 만남은 40여분 간 이어졌고, 안 전 교수와 박 시장 외에도 안 전 교수 측 송호창 의원과 박 시장 측 권오중 서울시 정무수석비서관이 동석했다.

◆6개월 만에 만난 두 사람

회동 후 송 의원에 따르면 두 사람은 4·24 재보선에 관한 이야기 보다 현안에 관한 논의를 주로 했다. 안 전 교수가 "상계동이 장애인 비율이 높고 의외로 낙후돼 있더라. 많이 도와달라"고 운을 떼면, 박 시장이 "내가 시장이라 그곳 상황을 잘 안다"는 식의 대화가 오갔다는 설명이다.

이어 박 시장은 "야권 전체를 보면서 포용력을 갖고 잘 해달라"고 당부했고, 안 전 교수는 민주당과의 관계에 대해서 특별히 언급하지 않은 채 "끝까지 열심히 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적 만남 아니라니까…"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가 4·24 재보선을 앞두고 박원순 서울시장을 만난 것과 관련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 프라임경제

재보선과 관련한 정치적인 문제는 따로 언급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번 회동을 바라보는 정치권의 속내는 복잡하다. 안 전 교수와 박 시장의 관계 특성이 이미 알려져 있는 이유에서다.

안 전 교수는 지난 2011년 서울시장 재보선 당시 박 시장에게 서울시장 후보자리를 양보했고, 지난해 대선 출마 선언을 하기에 앞서 박 시장을 만나 출마를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로 이러한 점들 때문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두 사람의 연대가 가시화된 게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나아가 두 사람이 손을 잡고 신당을 창당하는 것 아니냐는 후문까지 돌고 있다.

두 사람의 연대 신당창당설과 관련 박 시장은 "소설이다"고 선을 그었다. 18일 오전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한 박 시장은 "소설이고, 사람이란 게 기본적인 원칙이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제가 민주통합당 당원으로서 당의 입장을 견지해야 한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안 전 교수 측이 만남을 사전 공개한 것은 선거에 도움이 되리라 판단해서가 아니겠느냐는 질문에 "글쎄… 그런 것까지 생각하지 않았다"면서 "안 교수님이나 저나 이미 그 관계에 대해선 다 알려져 있고, 오랜만에 뵙는데 제가 뵙지 말자고 말할 수도 없는 것 아니겠냐"고 즉답을 피했다. 서로 공인인 만큼 공개하느냐 비공개하느냐에 큰 의미가 없다는 설명이다

◆두 사람 만남에 비난 목소리도

안 전 교수와 박 시장 두 사람 모두 정치적 노림수를 둔 만남이 아니라는 입장이지만 정치권에서는 두 사람의 만남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으며, 정치권 일각에서는 두 사람의 만남을 비난하는 목소리도 들린다.

상식적으로 민주당원인 이동섭 후보가 노원에서 열심히 뛰고 있는데, 서울시장이 무소속 안 전 교수를 만나는 것이 민주통합당의 입장이냐는 지적이다.

특히 시사논객 변희재 빅뉴스 발행인은 "노원병 선거를 중심으로, 이른바 박원순계를 중심으로 한 큰 판의 정계개편이 예정 된다"고 주장했다. 단순히 안철수 신당으로의 합류가 아니라 박원순계가 주도해 민주당 자체를 들어 엎어버리는 새로운 신당창당이 추진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실제 안철수 측근으로 보도되고 있는 송호창 의원이나 조광희 변호사 등이 실상은 박 시장의 오랜 측근으로 박 시장의 최측근 두 사람이 안 전 교수를 통제·관리하고 있다는 것.

나아가 민주통합당원으로 노원병 출마를 선언한 이동섭 노원병지역위원장은 안 전 교수의 이 같은 행보에 대해 "상당히 인기가 있는 박원순 서울시장을 만나면서 그런 걸 이용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며 강력 반발했다.  

18일 오전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서종빈입니다'에 출연한 이 위원장은 "안 전 교수가 노원병에서 국회의원을 하시고자 한다면 노원주민들의 마음을 살펴야 하는데, 지금 보면 대선후보도 아닌데 언론플레이하고 이벤트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귀국 직후 공항에서 기자회견을 하거나 노원에 와서 노원구청에서 기자회견을 한 것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는 설명이다.

이어 이 위원장은 박 시장의 이번 만남에 대해 "저는 현재 민주통합당 지역위원장이고 예비후보고, 박 시장도 민주통합당 시장 아니냐"면서 "이렇게 미묘한 시점에, 선거가 이뤄지기 직전에 만나는 것은 썩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유감을 표했다.

노원병에 출사표를 던진 김지선 진보정의당 예비후보 역시 "저한테 불리하다"면서 두 사람의 만남을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이어 김 후보는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측면도 있지 않나 생각한다. 괜찮다"면서도 "저도 박원순 시장님을 만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같은 당 천호선 최고위원은 "그다지 새 정치다운 모습은 아닌 것 같다"고 두 사람의 만남을 비판했다. 서울시정을 책임지고 있는 박 시장과 지역현안을 안고 노원병 지역에 출마해 선거를 코앞에 두고 있는 후보가 만난다는 것은 논란의 여지가 있는 부분이고, 선거법상의 시비가 일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측은 "큰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두 사람이 지역 현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것 같은데 특별히 선거법 위반의 소지가 있어 보이지 않는다는 것. 박 시장의 선거중립성 여부와 관련해서도 "의례적인 만남으로 보인다. 추후 확인해 보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곽 잡힌 노원병, 변수는 무엇?

어쨌거나 서울 노원병 재보선의 윤곽은 잡혀가고 있는 모양새다. 안 전 교수와 김지선 진보정의당 후보, 이동섭 민주통합당 후보가 출마를 선언했고, 통합진보당도 17일 정태흥 서울시당 위원장으로 후보를 확정했다. 새누리당에서는 허준병 전 코레일 사장이 예비후보 등록을 마치고 공천 확정을 기다리고 있고, 민주통합당은 '양보론'에 묶여 후보를 내야할지 말아야할지 고민하고 있다.

일단 안 전 교수가 기선을 잡은 상황에서 신당창당을 논하기 위해서는 승리가 최우선이다. 노원병 재보선의 가장 중요한 변수는 새누리당의 후보 선택과 투표율에 있다. 허 전 사장이 예비등록을 하긴 했지만 이준석 전 비대위원의 출마를 원하는 목소리가 높고, 허 전 사장의 경우 용산국제업무지구 부도 책임론 등 때문에 신제 공천 여부는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투표율도 변수다. 보궐선거인 만큼 '당적'에 따라 승패가 좌우될 수도 있다. 총선과 달리 일반 시민의 참여가 적은 보궐선거에서는 당을 가진 후보들이 동원할 조직표의 규모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도 있고, 수십표의 차이로도 당락이 갈리는 게 보궐선거의 특징인 이유에서다. 이 때문에 현재 크게 부각되지 않고 있는 통합진보당 후보도 판도를 바꿀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