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한국은행(이하 한은)이 기준금리를 연 2.75%로 동결했다. 지난해 10월 3%에서 2.75%로 인하한 이후 5개월째 기준금리를 묶어둔 것.
김중수 한은 총재는 15일 기자들을 만나 우리나라뿐 아니라 스위스, 필리핀, 칠레 등을 비롯, 전 세계 국가들이 금리인하를 결정했다며 동결 당위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금융투자업계는 김 총재의 이러한 의지에도 불구하고 '금리인하는 시간문제'라며 올해 한 차례 금리 인하가 더 이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기준금리 5개월째 '제자리'
한은은 김 총재를 주재로 전일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를 열고 경기가 회복되고 있다고 판단, 기준금리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일부에서는 새 정부의 경기부양 의지를 거론하며 금리인하 가능성을 제기했으나 대다수 시장 전문가들은 금리 동결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었다.
지난달 금통위 의사록을 살펴보면 한 위원만이 금리인하를 주장했을 뿐 나머지 위원들은 현행유지를 옹호했다. 현 금통위는 중립적 위원으로 구성돼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금리 동결 결정에 주식시장은 한중 한때 실망에 따른 매물이 쏟아져 나오면서 낙폭을 키우기도 했다. 코스피는 동결 발표 직후 1980선까지 주저앉았으며 채권시장은 금통위 발표 직후 약세로 전환했으나 보합 수준에서 장을 마쳤다.
신얼 현대증권 연구원은 "전일 채권시장에 대해 장 초반 금리 인하 가능성을 높게 본 참가자들에 의해 강세로 출발했으나 금통위 결과가 전해지면서 재차 약세 전환했고, 오후 들어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은 여전히 강하다는 판단에 보합으로 마감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불확실성을 야기한 대외요인이 시장금리가 반등할 여건은 조성되고 있지만 1차례 이상의 금리인하를 선반영한 국내시장은 향후 기준금리 인하를 기정사실화하면서 악재보다는 호재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을 지속했다"고 부연했다.
◆금리인하? "타이밍 문제"
전문가들은 금리인하는 "타이밍의 문제일 뿐"이라며 통화정책의 방향은 완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수출증가율 부진, 소비와 설비투자 등 내수부진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경기부양에 나서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이정범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1~2월 수출증가율은 전년 동월비 0.5%로 부진했고, 소비와 설비투자도 마이너스로 내수부진이 지속되고 있다"며 "경기부양 없이도 글로벌 경기회복에 따라 한국경제 성장률이 유의미하게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는 사실상 일축된 것"이라고 판단했다.
또한 신정부가 경기부양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에서도 조만간 금리인하는 실현될 것이라는 의견도 다수 있다.
신동수 NH농협증권 연구원은 "연내 기준금리 인하는 정부 재정정책과의 공조 차원에서 4월 금통위에서 한 차례 단행될 것"이라고 전망했으며 신동준 동부증권 연구원도 "경제지표 둔화를 막기 위해 공조차원에서 2분기 중 금리인하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동조했다.
◆채권금리, 당분간 약세 전망
기준금리 동결 기대감은 여전히 존재하지만 인하 기대가 무산된데다가 선진국 국채금리 상승과 미국 경기 호전 등의 요인이 부각되면서 채권금리는 당분간 약세 흐름을 보일 것으로 관측됐다.
이정범 키움증권 연구원은 "월말까지 국고채 3년 금리가 2.60~2.70%에 머물 것으로 판단한다"며 "절대금리 부담이 없는 중장기물의 상대적인 강세로 3-10년 스프레드는 25bp(베이스포인트)까지 축소될 것"이라는 의견을 전했다. 같은 증권사 유재호 연구원은 "채권금리는 기대 무산으로 소폭 올랐다가 재하강이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반면 신준동 연구원은 "우리나라의 정책 공조 효과와 함께 속도조절을 거친 미국경제의 개선속도가 더 빨라질 것으로 예상되며, 장기채를 중심으로 채권금리 상승도 더 커질 것"이라는 견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