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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르릉! 여보세요] '그들이 손만 뻗으면…' 노숙인위기대응콜센터 1600-9582

응급구조·기초생활수급신청 등 복지서비스 지원

조국희 기자 기자  2013.03.14 17:4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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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쉴 새 없이 울리는 응급구조전화, 갈 곳 없는 노숙인들로 가득 차 발 딛을 곳 없는 이곳. 완연한 봄날씨가 찾아왔지만 여전히 두꺼운 외투를 벗을 수 없는 그들을 보호하기 위해 지난해 11월 서울시는 '노숙인 위기대응 콜센터'를 개소했다. 차가운 아스팔트 위를 방황중인 노숙인들을 따뜻한 관심으로 보듬어 주고 싶다는 센터를 찾았다.

#1. 원효대교 북단 인근에서 공사 중인 배관 안에 사람이 쓰러져있다는 제보를 받고 출동한 구호팀. 전화를 한 K씨는 공사를 진행하던 배관공으로 이른 아침 현장에 출근해 노숙인을 발견한 것이다. 구조된 노숙인은 임시주거지에 머물며 고용지원센터에서 자활의 꿈을 키웠다.

#2. 새로 구입한 분홍색 봄자켓을 입고 거리에 나선 C씨는 가던 걸음을 멈추고 휴대폰을 찾았다. 정신질환자로 보이는 40대 여성 노숙인이 차도에서 방황하는 모습을 본 것이다. 이후 C씨는 구호팀이 현장에 출동해 본부로 노숙인을 이송한 뒤 상담을 통해 병원에 입원조치를 취했다는 연락를 받았다.

#3. 사업에 실패한 뒤 집월세 부족으로 노숙위기에 처한 동생을 본 N씨는 노숙인 위기대응 콜센터로 도움을 요청했다. 현 거주지 주민센터에 방문해 긴급지원 가능여부를 알아보라는 상담사의 조언에 따라 N씨는 동생과 함께 주민센터로 향했고, 수급신청을 통해 위기를 면할 수 있었다.

◆노숙 사각지대, '9582(구호빨리)'로…

해도 제법 길어지고 서울과 수원의 한낮 기온이 15도까지 올라 포근한 날씨지만, '27년만의 한파'였던 지난 겨울은 노숙인들에게 그 어느 때보다 고통스러운 나날이었다. 

   
차가운 아스팔트 위를 방황중인 노숙인들에게 쉼터와 같은 이곳에 하루 200여명의 노숙인들이 방문해 △목욕 △응급보호방 △옷방 등을 이용하고 있다. = 조국희 기자

이에 서울시는 '노숙인 특별보호 대책'의 일환으로 노숙인 응급보호에 대한 사각지대 최소화와 지원서비스 접근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지난해 11월 '노숙인 위기대응 콜센터'를 개소했다.

현재 노숙인 위기대응 콜센터는 대한성공회유지재단 다시서기종합지원센터 산하 '서울역 희망지원센터' 내에서 위탁운영 하고 있다.

365일 24시간, 불철주야 운영 중인 이 콜센터는 2명의 사회복지사가 일평균 15.4(지난달 기준)콜의 구조전화를 받고 있으며, 도움이 필요한 노숙인이나 노숙위기계층, 일반시민까지 이용이 가능하다.  

일단 상담이 접수되면 콜센터는 해당 노숙인에게 지원 가능한 복지서비스에 대한 정보를 안내한다. 긴급한 상황에 놓인 노숙인을 발견할 경우 현장출동이 가능하며 만일 서울을 제외한 지역을 포함해 출동이 어렵다면, 인근 노숙인 시설과 파출소의 협조를 통해 도움을 준다.
 
이에 더해 △노숙인 응급구조시설 연계 △고용지원센터 연계 △기초생활수급신청 △병원진료 △이송응급보호 및 일시보호 서비스 등 맞춤형 상담도 제공한다.
 
집 없는 자들의 쉼터와 같은 이곳은 하루 약 200명의 노숙인들이 방문한다. 이곳에서 노숙인들은 △목욕 △응급보호방 등을 이용할 수 있으며, 특히 옷방이 마련돼 의복을 지급받을 수 있다.

노숙인 위기대응 콜센터는 △포스터 배포·부착 △전광판 홍보 △각 지자체 및 관공서 공문발송 등의 노력을 통해 거리의 노숙인들을 불러 모으고 있다.

이수미 서울시청 자활지원과 자활정책팀 주무관은 "아직 노숙인 위기대응 콜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지 못하다"며 "지속적인 홍보를 통해 노숙위기에 놓인 분들이 필요한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도울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질 높은 전화응대를 제공하기 위해 친절교육 등을 지속적으로 진행해 상담사의 역량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