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카드사들이 금융당국의 규제로 신상품 출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해 각사마다 주력상품을 내놓고 마케팅에 열중하던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신한·KB국민·삼성·현대 등 6개 카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올해 출시된 신용카드 신상품은 하나SK카드의 '여기저기 착한카드'가 유일한 것으로 조사됐다. 체크카드와 가맹점 제휴카드는 종종 출시됐지만 지난해와 같은 주력상품의 출시는 미뤄지고 있는 상태다.
각 사별로 살펴보면 신한카드는 지난해 9월 '심플카드'가 마지막이었으며, KB국민카드는 지난해 2월 주력상품으로 내놓은 '혜담카드' 이후 체크카드, 가맹점 제휴카드 외에는 신상품이 없는 상황이다. 현대카드는 2012년 4월 출시한 '다이렉트 카드', 삼성카드는 11월 숫자카드 시리즈 상품인 '삼성카드6'이 마지막이었다. 롯데카드 또한 10월 '포인트플러스 포텐카드' 이후로는 신상품 출시 소식이 없는 상태다.
지난해 '혜담카드' '다이렉트 카드' '숫자카드' 등 각 카드사별로 특색있는 상품을 내놓고 활발히 마케팅 활동을 벌인 카드사들이 올해 들어 신용카드 출시에 미온적인 것은 금융당국의 '마케팅비용 규제' 영향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를 조정하며 신용카드사들의 건전성 관리를 위해 카드사별 마케팅 비용 총량을 규제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마케팅 비용에는 무이자할부 등 판촉행사에 들어가는 비용과 회원에게 지급하는 포인트, 부가서비스 비용, 신규회원 모집 비용 등이 포함된다. 카드사들은 신상품 출시 시 금융감독원에 신상품 내용을 알리고 승인을 받아야 한다.
특히 최근 금융당국이 각 카드사에 무이자할부 기능이 포함된 신용카드 출시를 자제하라고 요청해 카드사들은 고객 니즈가 커진 무이자할부 기능을 부가서비스로 포함시키는 것이 불가능해진 상황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모든 카드사들이 마케팅 비용 규제로 눈치를 보고 있는 상황"이라며 "신상품을 출시하면 광고, 이벤트 등을 진행해야 하는데 금융당국이 규제를 강화하겠다고 발표한 만큼 함부로 진행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또 다른 카드사 관계자는 "신상품을 내놓으려면 소비트랜드를 살피고 회원 니즈를 위주로 부가서비스를 구성해야 하는데 현재 무이자할부 서비스는 출시 자제 요청이 내려와 있고 색다른 부가서비스 장착도 금융당국의 눈치가 보이는 게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카드사들은 그룹 인프라를 이용한 제휴상품이나 기존 상품들을 활용하는 전략을 세우고 마케팅을 진행 중이다.
삼성카드의 경우 올해 지난해 라인업이 완성된 '숫자카드 시리즈'를 계속해서 주력상품으로 내세울 전망이다. 롯데카드는 그룹 인프라를 적극 활용한 제휴상품이나 하이브리드카드 등과 같은 상품에 주력하며 '틈새시장'을 노린다는 계획이다.
KB국민카드는 지난해 '혜담카드'와 같은 '원카드 전략'을 지속적으로 진행한다. 금융당국의 정책방향에 맞춰 체크카드는 연령대별로 고객니즈에 맞는 '맞춤카드'를, 신용카드의 경우 '원카드 전략'을 지속하며 올해 안에 혜담카드의 후속상품을 내놓을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