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하 기자 기자 2013.03.14 15:28:12
[프라임경제] "돈을 버는 것도 중요하죠, 그러나 금융투자상품은 은행 등에서 판매되는 예금에 비해 예상수익률이 높은 만큼 리스크도 높은 편입니다. 투자자들이 금융투자상품에 대한 정보를 잘 이해하고 손실을 안 보면서 안정적으로 수익을 올리는 데 일조할 수 있다면 그게 가장 큰 보람일 것 같습니다."
한국예탁결제원의 정승화 정보운영부장은 예탁원이 혼신의 힘으로 막바지 작업중인 '증권정보포탈시스템' 구축의 핵심 이유를 이렇게 전했다.
국내 유일의 중앙예탁결제기관인 한국예탁결제원은 2800조원에 이르는 유가증권을 예탁 받아 매매거래에 따른 결제서비스는 물론 발행 및 유통시장에 대한 서비스를 담당하고 있다. 이로 인해 예탁결제원에 등록된 주식 종목수만도 1만여종, 채권 및 파생결합증권 등을 포함할 경우 10만여종을 웃돈다.
이러한 서비스를 통해 얻게 된 정보를 투자자들이 쉽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 예탁원에서는 '증권정보포털'을 구축, 오픈을 준비하고 있다. 이 시스템이 가동되면 앞으로 기관 및 일반투자자들은 상장 및 비상장 증권 등에 대한 정보를 무료로 간편하게 확인할 수 있다.
◆TF 주말 반납 18개월 동고동락
증권정보포탈 오픈, 디데이 46일. 막판 테스트 작업으로 분주한 경기도 고양시 백석동에 위치한 예탁결제원을 지난 11일 방문, 이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는 정승화 부장을 만났다.
증권포탈 시스템 구축 총괄책임을 맡고 있는 정 부장은 서울과 고양시 예탁원을 오가며 마무리 작업에 여념이 없었다.
정 부장은 단순히 했느냐, 안 했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얼마나 잘 했느냐가 중요하다며 마무리 작업에 열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 김태형 기자 |
예탁원은 투자자 보호 측면에서 그동안 지적돼 온 정보의 비대칭성을 해소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해왔고, 시스템 개장 시 사각지대에 있었던 정보들이 앞으로는 투자자들의 눈에 훤히 띌 수 있도록 함으로써 자본시장의 건전성을 한층 더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 시스템은 일반투자자의 눈높이에서 쉽고 편리하게 만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김경동 예탁원 사장님도 그러한 점을 여러 번 말씀하셨기도 하고요. 김 사장님의 적극적인 지원과 팀 구성원들이 내 일인 마냥 열심히 해 줬기 때문에 기간 내에 무사히 마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200년간 유용하게 쓰겠단 각오로…
지난 2011년 10월 첫 삽을 뜬 증권정보포탈시스템은 오는 4월25일 오픈을 기다리고 있다. 정 부장은 외국에서도 상장 및 비상장 증권의 정보를 무료로 볼 수 있는 곳을 구축한 기관은 없다며 이번 시스템이 향후 100년 혹은 200년간 유용하게 사용하게 이용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마지막 총력을 쏟고 있다고 밝혔다.
"이 프로그램을 기획하면서 해외의 여러 곳을 방문했습니다. 그런데 무료로 상장 및 비상장, 장외정보를 제공하는 곳은 없었죠. 다만 블룸버그와 로이터의 단말기, 투자조사업체 모닝스타, 그리고 국내는 코스콤의 체크단말기 등이 금융정보를 제공하고 있긴 하나 상당히 비쌀 뿐만 아니라 상장증권에 국한돼 있습니다."
테스트 중인 증권정보포털시스템 메인화면 ⓒ 한국예탁결제원 |
"지난해 전 국민을 대상으로 실시한 아이디어 공모에서 화면구성체계에 대한 지적이 있었어요. 화면 구성을 가능한 한 펼쳐달라는 거였죠. 즉, 사용자들이 찾고자 하는 내용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직관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홈페이지 구성을 바꿨고요. 또 3단계 내에서 모든 정보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예탁원은 증권포탈시스템 개장을 앞두고 명칭과 인터넷 주소를 오는 18일까지 공모하고 있다. 현재까지 외부 130여건을 포함 총 200건 이상이 접수된 상태. 공모된 명칭 및 주소 등은 추후 위원회를 거쳐 4월초 최종 선정될 예정이다.
◆"복잡한 상품, 미리 정보 취득해야"
나날이 복잡해져 가는 금융투자상품을 투자자들이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정보를 더욱 빨리, 폭넓게, 핵심적으로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증권정보포탈 시스템은 이런 이유에서 탄생한다.
"자본시장이 발전하고 선진국이 된다는 것은 그만큼 복잡해진다는 의미이기도 하거든요. 오늘날의 자본시장은 과거와 달리 자금조달을 넘어 순수하게 금용판매용으로 만들어지기도 합니다. 대표적으로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파생결합증권인 ELS, DLS 등이 있죠. 하지만 무턱대고 투자할 경우 손실을 입기도 쉽죠."
예탁결제원 일산센터는 내부직원과 더불어 펀드평가사 에프엔가이드 등 외부 전문가들이 TF팀을 구성, 이번 시스템 구축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 김태형 기자 |
정 부장은 또 투자자들이 본인의 성향을 스스로 잘 파악하고, 상품 투자에 앞서 관련 정보를 직접 살펴봐야 투자 손실을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증권사를 비롯, 금융투자회사가 판매 시 짧은 시간 내에 제공해 줄 수 있는 정보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
"현실적으로 금투사의 경우 짧은 시간 안에 상품에 대해 설명해, 투자자에게 이해시킨다는 게 어려울 수밖에 없어요. 경제적인 면에서 효율성도 떨어지고요. 그리고 투자자들도 기본적인 이해 없이 상품을 사러가서 얼떨결에 사인부터 하는 경우가 많죠."
정 부장은 증권포탈을 이용, 투자자들이 사전에 금융지식과 정보를 미리 숙지하고 상품을 고르는 것이 현명한 투자법이라고 귀띔했다. 향후, 제주도를 포함 지방을 돌며 증권포탈 관련 투자자 교육을 진행할 계획이다.
"저희 예탁원은 발행자에게 증권정보를 수집해 관리하고 있었으며 이러한 정보들이 지금까지는 증권기관 위주였는데, 일반투자자들을 위한 부분은 다소 미흡했어요. 시스템 오픈으로 정보의 비대칭이 사라지면서 투자자들의 재산 증식에 도움이 됐으면 합니다. 1일 1만회 돌파하면 고향 특산물인 영덕대게 사겠다고 공약도 걸어 뒀는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