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올해 국내 펀드시장에서 채권형펀드의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해외채권형 상품에 대한 투자자들의 매기가 몰리면서 해외채권형펀드는 12개월 연속 순유입을 기록하는 등 인기 몰이에 한창이다.
14일 한국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2월 전체 펀드 수탁고는 전월대비 2조9000억원 늘어난 326조3000억원, 설정액 역시 9000억원 늘어난 333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펀드 시장의 덩치를 키운 것은 채권형펀드와 채권혼합형펀드로 돈줄이 몰린 덕분이었다.
국내 펀드시장 동향에서 주식형상품과 채권형상품의 명암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특히 해외주식형펀드의 환매 행렬이 올해도 지속되면서 해외주식형펀드의 순자산은 전월 말 대비 8000억원 줄어든 20조8000억원을 기록했으며 설정액도 4000억원 줄어든 25조2000억원대에 머물렀다. ⓒ 한국금융투자협회 |
상대적으로 주식형펀드, 특히 해외주식형펀드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은 냉랭했다. 2007년 순자산 규모가 62조5000억원에 달하며 최고치를 찍었던 해외주식형펀드는 2009년 이후 국내외 경기 침체가 두드러지며 하락국면에 진입하다 지난달 말 현재 순자산이 20조8000억원에 머물며 3분의 1 토막으로 쪼그라들었다.
협회 측은 "2009년 중국 경기가 본격적인 침체 국면에 접어들었고 해외투자펀드 비과세 조치가 종료되는 등 악재가 겹치면서 2009년 7월 이후 44개월 연속 자금 순유출에 시달리고 있다"고 귀띔했다.
신동준 집합투자지원부장은 "국내 경기 역시 침체에 빠지면서 투자자들이 여유자금 부족에 시달리기 시작했고 세계적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된 것이 해외주식형펀드의 자금 순유출로 이어졌을 것"이라며 "이는 특정 지역에 국한된 게 아니라 해외주식에 투자하는 전반적인 펀드 상황"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지난달 아시아태평양, 유럽, 미국 등에 투자하는 펀드 설정액이 각각 1665억원(1.1%), 411억원(2.6%), 423억원(4.9%)씩 감소했다.
국내주식형펀드 역시 기대에 못 미치는 인기에 고민에 빠진 상황이다. 당초 전문가들은 코스피 지수가 2000대를 회복하는 등 자산가치가 늘어난 덕분에 순자산 역시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었다. 그러나 코스피 지수가 상승할수록 펀드 환매를 요구하는 투자자가 늘면서 뚜렷한 증가세를 보여주지 못했다.
신 부장은 "코스피가 2000선에 못 미쳤던 지난달 중순까지는 일별 유출입 규모가 미미했지만 2000선을 돌파한 지난달 하순부터는 총 8500억원 이상의 환매 자금이 빠져나갔다"며 "지난 1년 동안 코스피가 박스권에 머물면서 투자자들이 '코스피 200포인트 돌파 시 환매, 하회 시 유입' 패턴이 명확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초단기상품이자 대기자금 성격이 강한 MMF(머니마켓펀드)는 전월 큰 폭의 자금 순유입을 기록했으나 2월에는 유출분이 이를 상쇄하며 약 500억원 가량의 자금이 순유출됐다. 순자산은 전월대비 1200억원 늘어난 78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파생상품 펀드 역시 자산평가액 증가로 전월대비 4940억원 늘어난 32조1000억원의 순자산을 보였으며 부동산 펀드 역시 870억원 가량의 자금이 순유입된데다 자산평가액이 늘어 전월대비 1290억원 늘어난 19조9000억원의 순자산을 기록했다.
특별자산펀드 역시 순자산 규모가 1000억원 이상 불었다. 880억원의 자금이 몰려 특별자산펀드는 전월대비 1210억원 늘어난 22조6000억원의 순자산 규모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