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새 정부 출범과 함께 국세청이 대기업을 대상으로 고강도 세무조사를 벌이고 있다. 그 중에서도 KT&G가 유독 눈에 띈다. 지난해 4분기 실적 하락 소식과 함께 민영진 사장의 연임 문제를 놓고 노사 갈등이 벌어지는가 하면 최근 담뱃값 인상 논란과 이번 세무조사를 연관 지어 바라보는 시각이 강한 이유에서다. KT&G 측에서는 "통상적인 세무조사"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하고 있지만 이를 바라보는 재계의 눈빛이 심상치 않다. 이에 KT&G의 직면과제와 계열사 지분구조 등을 비롯한 관련 이슈를 낱낱이 살펴본다.
2011년 소망화장품을 인수한 KT&G는 이후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확장했다. 담배 사업을 중심으로 인삼·한방은 물론 제약·바이오 사업에도 손을 뻗혔고, 최근에는 숙박업 진출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폭넓은 활동 반경… 실속은?
"담배로는 2% 부족해" 최근 국세청 세무조사를 받고 있는 KT&G는 10개의 계열사를 거느리는 등 사업 다각화에 적극 노력하고 있어 관심을 끈다. 사진은 KT&G 서울 사옥. ⓒ KT&G |
이어 (주)KGC생명과학의 경우 73.94%의 지분을 가지고 있고, (주)소망화장품은 인수 때와 같은 60%를 유지하고 있다. 부동산사업과 관련 있는 (주)제이알제4호기업구조조정부동산투자회사 지분의 50%, (주)영진약품공업의 53%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KT&G의 자사주는 8.3%, 최대주주는 6.9%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중소기업은행이다. 지난달에는 KT&G의 지분을 6.04% 가지고 있던 해외 운영사 라자드 에셋 매니지먼트 엘엘씨가 137만6250주(1.00%)를 처분해 관심을 끌었다. 이로 인해 라자드와 특별관계자 48인의 KT&G 지분은 6.04%에서 5.04%로 감소했다.
라자드의 사모펀드는 기업지배구조개선 펀드다. 출범 초기인 2006년 8월 태광그룹 계열사 대한화섬 지분 5.15%를 매입한 후 지배구조 개선 합의를 이끌어냈다. 덕분에 대한화섬 주가는 급등했고, 라자드 역시 40%를 웃도는 성과를 낸 것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이후 국내 기업기배구조 개선에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지분을 매입한 기업들의 주총에서 이렇다 할 목소리를 내지 못하면서 라자드가 사모펀드를 청산할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았다. 실제 라자드는 사모펀드 결성 이후 첫 성과였던 대한화섬 주식을 지난해 8월 1.50% 처분했고, 9월에는 하이트진로 주식 1.41%를 파는 등 잇따라 국내 기업 주식을 처분했다.
일각에서는 KT&G의 사업 다각화 노력에 우려를 표하기도 한다. 주력사업인 담배 수요가 예전 같지 못한 상황에서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사업 분야를 확장하다보니 툭하면 언론에 오르내리는 것도 피할 수 없다.
또 최근에는 대기업의 농업 진출이 문제가 되면서 농업회사법인을 인수한 KT&G가 입방아에 오르내리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KT&G의 '사업 다각화' 시도가 이미 널리 퍼져 있기 때문에 M&A 관련 이슈가 터지기만 하면 KT&G가 강력하게 거론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담뱃값 인상, KT&G에 어떤 영향 미칠까?
그런가 하면 KT&G는 올해 국내 담배시장 점유율 62%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여기에도 암초는 있다. 올해 담배세 인상 이슈가 매출 이익에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담배세는 2004년 이후 인상한 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때문에 최근 논의되고 있는 담배세 인상은 올해 KT&G 매출의 변수가 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 6일 김재원 새누리당 의원이 발의한 '지방세법' 및 '국민건간증진법' 일부개정법률안은 담뱃값을 현행 2500원에서 4500원으로 2000원 인상하는 내용을 담고 있지만 대부분 세금, 부가세가 인상된다.
담배소비세를 641원에서 1169원으로 82% 인상하고, 국민건강증진부담금을 354원에서 1146원으로 224% 인상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것. 담배가격이 오름에 따라 부가가치세도 227.2원에서 409원으로 오르고 일반적으로 소매점에서 10% 가져가는 마진도 227.2원에서 409원으로 늘어난다.
결국 인상되는 담뱃값 2000원 중 세금, 부가세, 소매점 마진이 1683.6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하게 되는 것. 하지만 이는 KT&G의 담배 출고가 인상여부가 결정되지 않은 상태의 예상가일뿐이다.
KT&G의 말마따나 사실상 김 의원의 발의안은 담배 세금 인상안이기 때문에 가격 인상까지 결정될 경우 최종 담뱃값이 2000원 이상 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담배세 인상에 따른 평균판매단가 인상 여부와 함께 2012년 말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으로 공중이용시설에서의 흡연 규제와 포장 및 광고 표시 문구를 제한하는 법 개정도 KT&G의 매출에 영향을 미칠만한 이슈 중 하나다.
일단 담배세와 평균판매단가가 인상되면 KT&G의 주가는 단기간에 반등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성장성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남아있다. 그동안 KT&G가 국내 담배 시장 점유율은 단단히 다져왔지만 수출은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나아가 최근 원화의 강세로 담배 수출부분 성장은 더욱 둔화됐다.
이어 공공장소 합연 금지 조치도 장기적으로는 KT&G에게 큰 리스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건강'과 '웰빙'을 중요시하는 최근 트렌드가 굳혀 질수록 담배사업에는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국민 건강을 지키기 위한' 담배세 인상 개정안과 공공장소 합연 금지 조치가 과연 KT&G의 발목을 잡게 될지 두고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