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움츠러든 몸이 기지개를 켜는 '경칩'에 발맞춘 듯 기업들의 움직임이 유달리 활동적인 모양새다. 하루가 멀다 하고 빠르게 변하는 기업 생태계에서 살아남기 위한 행보로 풀이되지만, 구슬 꿰듯 바라보면 올 한 해 전략을 엿볼 수 있다. 삼성전자의 올해가 또 다시 기대되는 대목이다. 1/4분기 끝자락에 선 삼성전자는 올해 IT·모바일 분야와 함께 소비자가전에서 세계시장 입지를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삼성전자의 행보를 미리 좇았다.
지난해 세계 열 손가락 안에 든 삼성 브랜드의 핵심인 삼성전자(005930)의 올해 세계시장 내 위상이 보다 강화될 전망이다. 1/4분기만 놓고 본다면 삼성전자의 올해는 가전사업의 입지강화를 주목해야 하며, 크게는 전 사업의 유기적인 구조가 불러올 시너지를 살펴봐야 한다.
휴대폰 사업의 경우, 삼성전자는 지난달 세계 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가 주관한 'MWC2013'에서 이미 '최고의 스마트폰상'과 '최고 휴대전화기업' 등 역대 최고인 5관왕을 차지했다.
애플사와의 스마트폰 특허분쟁은 여전하지만, 판매량에서는 이미 애플을 제쳤고, 14일 론칭하는 차세대 전략폰 '갤럭시S4'에도 시장을 선도한다는 삼성전자의 의지가 강하게 묻어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삼성전자는 '스마트 피처폰'으로 신흥시장을 공략한다는 방침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기대되는 부분은 가전사업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가전사업에 대한 강한 의지를 지속적으로 표출하고 있다.
◆가전에 혁신 집대성, 글로벌 시장 본격 공략
삼성전자는 이미 지난해 12월 '2013년형 스마트허브'를 공개하며 올해 가전사업 집중을 예고했다. 올 초 인도에서 UN으로부터 세계 처음으로 고효율 냉장고 부문 '청정개발체제 사업'을 승인받고 탄소배출권도 강화했다.
무엇보다 '2013년형 TV 신규라인업' 공개가 도드라진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스마트TV 신제품을 한국 시장에 가장 먼저 출시했다.
역시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스마트 허브'로, 삼성전자는 5가지 패널을 이용해 사용자가 TV 속 수많은 콘텐츠를 한 눈에 들여다보고 손쉽게 찾을 수 있게 했고, 처음 공개된 '에볼루션 키트'도 '진화하는 TV'란 새로운 이슈를 뿌렸다.
삼성전자는 올해 스마트TV 'F8000' 시리즈와 UHD TV를 중심으로 초대형 프리미엄 TV 라인업을 한층 강화해 프리미엄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확고히 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통해 삼성전자는 올해 8년 연속 세계 TV시장에서 1위를 달성하는 것은 물론,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타 업체들과의 격차를 2배 이상 벌려 '무한 격차'를 이룰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이와 함께 2013년형 프리미엄 가전에 혁신을 집대성했다.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가전 '9000 시리즈'를 일제히 선보이며, 이제껏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삶을 제시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9000 시리즈'는 소비자들의 생활 습관을 수없이 분석해 만들어낸 혁신의 결과물로, 올해 국내시장 1위를 넘어 세계시장 1위를 노릴만하다.
삼성전자는 'Q9000' 에어컨에 업계 처음으로 실내기에서 흡입한 공기를 즉시 찬 공기로 바꿔 주는 '하이패스 냉방 방식'을 채택했다. 항공기 제트엔진 설계기술인 '에어로다이내믹스'를 응용한 기술이 적용된 셈이다.
올해 삼성전자의 가전사업 입지강화가 예상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혁신을 집대성한 제품으로 미국과 유럽 등 글로벌 시장을 적극 공략할 계획이다. 사진은 지난 12일 '삼성중국포럼'에서 윤부근 삼성전자 CE부분 사장이 기조연설을 하고 있는 모습. ⓒ 삼성전자 |
게다가 '버블샷3 W9000'에서는 세제를 자동으로 투입, 세탁의 시작부터 마무리까지 원스톱 솔루션이 적용됐다. 놀라운 점은 물을 사용하지 않고 건조하는 '에어 드라이' 방식도 국내 처음으로 적용됐다는 것. 이 기능으로 삼성전자는 경쟁사 제품과는 달리 3kg의 세탁물을 건조할 때 사용되는 52ℓ의 물과 건조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였다.
글로벌 냉장고 시장서 1위인 삼성전자는 올해 지펠 푸드쇼케이스 'FS9000'에 한 개의 냉장실을 인케이스와 쇼케이스 등 두개의 냉장실로 만들어 쉽고 편리하게 수납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한 혁신적인 신제품도 선보였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선보인 프리미엄 제품을 더해 올해 미국과 유럽, 중국시장을 적극 공략할 계획을 밝혔다. 이외에도 △모니터 글로벌 7년 연속 1위 △업계 첫 소비효율 1등급 시스템에어컨 출시 △스마트 공조기 유럽시장 공략 △유럽시장에서 인정받은 UHD TV 등 1/4분기 삼성전자의 일련의 행보는 올해 강화될 위상과 뒤따를 시너지를 기대하게 만든다.
윤부근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사장은 "아직 판단하기는 이르지만, 생산라인이 주말, 휴일까지 풀로 가동되고 있다"며 "적어도 소비자 위해 보급형 제품을 소개하고, 프리미엄 중심으로 전략을 짜서 전체적으로 오는 2015년 글로벌 1등을 한다는 전략이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최근 일본 샤프와 지분투자계약을 체결, 샤프 신주 3%를 취득하며 LCD 패널의 안정적인 공급 기반을 확보하기도 했다.
◆협력사와의 시너지도 기대, 일부 시선은 감수해야
삼성전자의 올해가 흥미로운 이유는 IT·모바일 사업과 소비자가전 부문의 유기적인 시너지도 있겠지만, 강소기업 지원을 통한 부품경쟁력 제고에도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2013년 올해의 강소기업 선정식'을 갖고 협력사 가운데 글로벌 부품업체로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진 업체를 선정해 다양한 지원을 약속했다.
이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협력사가 있어야 삼성전자도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논리에 기인한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는 자금을 지원하는 한편 개발, 구매, 제조기술, 외부컨설팅 인력을 파견해 경쟁력을 높이고 혁신 활동을 성공으로 이끌 수 있도록 돕겠다는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이러한 행보 때문일까. 삼성전자는 대학생 선정 '입사하고 싶은 기업' 5년 연속 1위를 기록하며 올 하반기 주가가 최고 180만원까지 오를 것이란 예상도 조심스레 나왔다.
다만, 최근 벌어진 불산 누출사고 등 외부의 시선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란 점은 우려되는 부분이다.
삼성전자 대표이사가 나서 녹색기업인증 신청 철회와 고용노동부가 지적한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사례 1900여건 중 80%를 즉시 개선, 철저한 규명에 따른 재발방지를 약속했지만 시선은 여전히 껄끄럽기만 하다.
게다가 프랑스의 인권 및 소비자보호 단체들은 최근 중국 내 삼성전자 협력업체들의 근로 여건이 열악하다며 소송을 제기한 것도 지켜볼 일이다.
이들은 미국에 본부를 둔 '중국노동감시'라는 인권단체의 보고서를 근거로 소송을 제기했지만 프랑스 법원이 이를 받아들일지는 아직은 미지수다.
삼성전자가 이러한 대외 시선을 감수하며 올해 전 사업부문에서 시너지를 어떻게 이끌어낼지 여간 궁금한 대목이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