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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형'저축·펀드 판매고 천양지차 "매력 충분한데 왜?"

펀드 추천 대다수 채권혼합형 국한…전문가들, 분산투자 메리트 강조

정금철 기자 기자  2013.03.13 12:5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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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자폭통장 우려에도 불구하고 은행권의 재산형성저축(재형저축)은 만개를 앞둔 봄꽃처럼 화사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반면 금융투자업계의 재산형성저축펀드(재형펀드)는 겨울 나뭇가지에 갇힌 싹눈 같은 처지다.  

13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12일 오후 4시까지 16개 은행에 조성된 재형저축 계좌는 모두 73만2000개, 판매고 600억원 정도로 지난 6일 판매 시작 이후 일주일 만에 70만 계좌를 넘어섰다. 이는 당초 은행권의 가입 예상고객 900만명 대비 8%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현재 증권사 재형펀드상품은 59개가 운용되고 있으며 규모는 20억원에도 미치지 못한다.

재형저축의 이 같은 선전은 저금리 기조 속 상대적 고금리에 따른 메리트와 은행 간 피 튀는 유치전에서 찾을 수 있다. 실제 은행들은 7년 이상 장기저축 고객 유치를 위해 은행직원 자신은 물론 지인의 돈으로 통장개설 실적을 채우는 자폭통장을 만드는 것은 물론 모든 인맥을 동원해 법인(기업) 대상 세일즈 활동을 경쟁적으로 펼치고 있다.

   
재형저축과 달리 재형펀드의 인기는 시들하다. 그러나 금융권은 향후 저축 대비 상대적 고수익과 비과세 메리트를 가진 펀드에도 상당한 투자자금이 이동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프라임경제
또한 고금리 매력을 연상하면 은행이 떠오르는 게 일반적이고, 펀드하면 안정성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이미지가 강해 재형펀드는 상대적으로 소외된 상태다.  

다만 4%대 금리와 이자소득세 면제 혜택이 있는 재형저축은 1977년 이후 18년 만에 부활했지만 당시와는 차이가 있다. 과거 16%대에 이르던 금리 격차는 물론 소득공제 혜택과 농어촌특별세 면제도 없다.

이런 이유로 은행권 내에서도 재형펀드의 매력을 눈여겨보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주식과 채권 등에 투자하는 만큼 수익률 확정이 어려워 원금손실 가능성이 있지만 재형저축보다는 고수익을 기대할 수 있고 이자 및 배당소득세도 비과세로 적용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재형펀드 상품의 투자 필요성을 언급하며 장기적 수익률 제고를 위한 팁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날 송윤경 메리츠종금증권 상품M&S팀 과장은 "투자성향이 안정적이면 채권형 및 혼합형펀드를, 고수익 추구 고객은 해외주식형으로 기대 수익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고 한국투자증권도 "해외투자펀드가 비과세 효과 메리트가 있고 채권혼합형 상품은 안정성에서 우위"라고 말을 보탰다.

김후정 동양증권 연구원은 채권혼합형을 추천했다. 투자자들이 안정적 수익을 원하기 때문에 향후에도 재형저축펀드 시장은 채권혼합형 위주로 형성될 가능성 높다는 것. 실제 지난 11일까지 들어온 펀드설정원본 규모는 국내채권혼합형, 글로벌채권형, 글로벌채권혼합형 순이다. 김 연구원은 채권혼합형에 투자할 때는 모펀드의 장기수익률을 꼼꼼히 점검해야 한다는 조언도 덧붙였다.

특히 전문가들은 재형펀드 투자에 있어 운용사의 운용스타일 및 시중 금리 비교와 함께 분산투자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송윤경 과장은 "장기투자 특성상 중도해지 및 투자성향을 고려, 1200만원 한도 내에서 몇 개 펀드로 분산하는 것이 좋다"며 "저축기간 연봉 5000만원을 초과해도 만기 때까지 세제혜택이 유지되니 가입한도를 연간 1200만원까지 최대로 채우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장춘하 우리투자증권 연구원도 "예금을 비롯해 채권, 해외채권형 펀드 등 다양한 상품에 분산투자하는 것이 재형상품 투자에 효과적일 것"이라며 "향후 수익률 제고를 위해 주식형 펀드 상품의 라인업이 강화될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