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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여성 사단장 나올 때도 됐는데…

안유신 기자 기자  2013.03.12 15: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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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5783명의 새내기 국군장교들이 지난 8일 계룡대에서 합동 임관식을 갖고 신임 소위로 새 출발했다.  

이날 행사장에 참석한 박근혜 대통령은 축사를 통해 "힘든 지옥훈련과 고비들을 다 이겨내고, 군 장교로 자랑스럽게 임관한 것에 대해 무한한 찬사와 신뢰를 보낸다"고 치하했다. 박 대통령은 여성 장교들에 대한 각별한 관심을 보이며 "163명의 여군 장교들에게 축하의 메시지를 전하며 성별을 뛰어넘어 대한민국의 당당한 국군 장교로서 우리 사회에 귀감이 될 것을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의 말처럼 군은 과연 성별을 뛰어넘을 수 있을까? 지금까지의 모습 보자면 군은 박 대통령의 확신과는 생각이 다른 것 같다.
 
대한민국 최초의 여성대통령이 탄생했고, 이에 앞서 여성 총리와 다수의 여성 장관들이 배출됐지만 군은 여성 지휘관(여단, 사단장 이상)의 탄생을 허락하지 않고 있다.
 
2013년 현재 여성장교는 전체 장교의 5.7%3500여명. 군인들의 최고 영예인 ''을 단 여성은 얼마나 될까? 지난 2002년 처음 등장한 이후 지금껏 모두 8명의 별 단 여성장군이 배출됐고, 이중 현재 복무중인 여성장군은 2명뿐이다.
 
군 분야에서 여성의 고위직 진출은 여전히 쉽지 않다. 준장으로 전역한 역대 여성 장군들은 주로 간호 등 특정 병과가 대부분이었고, 진급 가능한 영관급 장교도 아직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법무관 출신인 이은수 준장은 현재 육군본부 법무실장으로, 또 박명화 준장은 간호장교출신으로 국군간호학교장직을 수행하며 '별 단' 여성장교의 맥을 잇고 있다.
 
2010년 진급해 정보본부 해외정보부 차장을 마지막 보직으로 2012년 예편한 송명순 예비역 준장은 전투병과 보병 출신이란 점 때문에 여성 장교들 중에서도 특히 돋보였다. 31년간 군생활을 해온 그녀는 1990년 여군병과가 해체되면서 보병으로 병과를 바꿨고, 특전사 여군대장, 육군훈련소 교육연대장, ·미 연합사령부 민군작전처장 등 주요 보직을 역임했다. 그녀는 특히 실력파 '작전통'으로 두각을 보였지만, 역시 '별 하나'로 군생활을 마감해야 했다.
 
여성의 사회참여 폭이 나날이 커지고 있다. 사법연수원생들 중 우수생이 여성들 차지가 된 건 이제 기정사실이다. 기업에서도 여성 임원들은 날로 늘어가고 있다. 기업 인사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기업체들에 몰려드는 신입직원 지원자들의 이력서만 놓고 보자면, '여성 상위시대'가 확실히 실감난다고 한다. 소위 스펙 수준으로 따지자면 남성들은 여성들에게 크게 못 미치는 게 현실이다.
 
   
 
사회가 크게 바뀌고 있지만 군에선 아직도 남성우월 문화가 여전한 것 같다. 뛰어난 현실 감각으로 조직 운영 면에서 특별한 기량을 보일만한 재원들이 충분히 있을텐데도, 아직까지 군 조직은 여성 장성들에게 최고의 지휘권을 내주지 않고 있다.
 
여성의 사회 진출이 활발해 지고, 여성대통령이 배출된 지금 이제는 군 분야에서 여성특유의 섬세함을 살린 전투지원 분야에서의 활동 뿐 아니라 앞으로 전투병과에서도 여성지휘관, 여군사단장도 배출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