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CJ대한통운이 소형 택배화물전용 분류터미널 구축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할 것이라는 소식이 중소형 택배업체의 반감을 사고 있다. ⓒ CJ GLS |
지난해 CJ 계열사로 편입된 CJ대한통운은 같은 계열사인 CJ GLS와 함께 오는 4월1일부터 자산 규모 5조원대의 종합물류기업으로 새롭게 출범한다. 더군다나 이들의 합병은 현재 50% 미만인 국내 3자 물류시장을 선진국 수준인 70~80%로 끌어올려 '글로벌 탑(Top) 5'로 성장, 글로벌 물류기업으로의 도약이 가능할 전망으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CJ대한통운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해 소형택배화물시장을 선택, 이에 대한 집중 투자도 진행하고 있다. 수도권 인근에 새로운 소형택배화물전용 분류터미널을 건립할 계획도 세운 상태다.
개조가 진행 중인 가산동 분류터미널과 CJ GLS가 확보하고 있던 성수동 및 파주 소형콘솔 터미널까지 포함하면 수도권 인근에만 5개 정도의 소형분류터미널을 구축하게 된다.
하지만 CJ대한통운의 소형분류터미널 구축은 중소형 택배업체들에겐 여간 껄끄러운 모습이다. 합병으로 인해 40% 가까운 시장점유율을 차지할 CJ대한통운이 자신들의 영역까지 발을 담구면서 소형택배화물시장마저 독점할 가능성이 농후해 보이기 때문이다.
◆'좌불안석' 중소업체, 좁아질 입지 우려
중소형 택배업체들은 CJ대한통운의 소형분류터미널 구축을 두고 자신들은 CJ대한통운과 달리 대대적인 투자가 어렵기 때문에 입지가 좁아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또 CJ대한통운의 선택에 맞서기 위해선 법이나 규정 등이 필요하지만 현재 이와 관련된 법이나 규정도 없는 상황. 이처럼 대응책을 강구해야하는 상황임에도 현실적으로 여건이 되지 않는 중소형 택배업체들이 불안해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현재 업체에서는 유일하게 CJ대한통운만이 지난 2007년부터 대전지역에 소형택배화물전용 분류터미널을 운영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업계에서는 중소형 택배업체들과 달리 CJ대한통운이 소형택배화물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면 전체 택배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력을 미칠 것이라고 판단한다.
결국, 중소형 택배업계는 대기업의 무자비한 영업 침범을, CJ대한통운은 작업 효율화를 위해 추진한다고 풀이할 수 있다.
실제 중소형 택배업계에서는 CJ대한통운의 엄청난 물량이라면 소형택배화물시장에서도 가장 윗선의 자리를 차지하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이란 이유로 걱정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동종업계 위협 생각 없다"며 투자 적극적?
사실 2000년대 중반부터 온라인상점 물량 등이 크게 늘어나면서 소형택배 물량이 크게 증가하는 추세를 보여 왔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한 CJ대한통운 측 역시 효율적이고 원활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전용터미널에 적극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CJ대한통운은 보다 향상된 효율성과 고객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소형화물이 집중되는 수도권 인근인 파주 및 군포에 추가 전용터미널 구축을 수년 전부터 검토해왔다.
이와 관련, CJ대한통운은 중소형 택배업체의 점유율을 차지하거나 그들과 경쟁을 하려는 게 아닌, 회사 증진 차원에서 선택한 최선의 선택이며, 이러한 선택으로 소비자분들에게도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입장이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분명 소형택배화물시장 진출은 우리 입장에서는 꼭 필요해 진행되는 것이지 누군가의 시장을 뺏고 피해를 주기 위한 것이 아니다"라며 "그동안 허브터미널에서 이뤄지던 소형화물 분류작업에 투입됐던 인력을 대형화물에 집중할 수 있어 인건비 절감과 영업 효율화를 위한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계속해서 최선의 선택, 최고의 가치 창출, 최상의 서비스를 소비자분들에게 제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라며 "우리의 목표는 내실과 외형 강화에 힘써 명실상부한 글로벌 종합물류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으로, 같은 동종업계를 위협하려는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중소업체는 중소업체들의 위기감을 높여가면서까지 추진하는 것은 적절하지 못한 처세하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선두에 있는 업체가 택배서비스의 획기적인 변화와 개선을 위해 노력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중소업체들에게 위협이 되는 것은 사실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