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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25시] 외국계 '눈칫밥' 이 정도일 줄은…

이정하 기자 기자  2013.03.11 11:5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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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최근 한 외국계 증권사 지점장이 발표자로 나선 가운데 외환시장을 주제로 한 토론회가 열렸습니다. 이번 토론회는 유관기관 관계자 및 증권사 리서치센터 연구원을 포함, 20여명의 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습니다.

토론회는 1시간 남짓 진행됐으며 발제 내용을 바탕으로 발표자의 설명, 이후 간단한 질의응답이 이어졌습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일본의 엔저정책으로 환율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외환시장 점검과 전망이 주를 이뤘습니다.

특이한 점은 이번 토론회에 앞서 발표자로 나선 이 지점장이 기자들에게 몇 번이나 관련 내용이 기사화 되지 않았으면 한다고 신신당부했다는 것입니다.

발표 내용에는 아직 시장에 알려지지 않은 특별한 동향이 담겨 있거나 문제의 소지가 될 수 있는 발언이 전혀 포함돼 있지도 않은데 말이죠. 토론회에 참석한 기자들은 그의 발언에 고개를 갸우뚱했습니다.

인터뷰나 간담회를 다니다 보면 간혹 개인적인 의견이나 아직 시장에 발표되지 않은 추측과 관련해서 취재원이 기자에게 오프더레코드를 요청하기도 합니다 만은 이번처럼 발표 내용 전체를 기사화하지 않기를 요청하는 경우는 이례적입니다.

이와 관련해 해당 지점장은 "이번 토론회가 기자 분들이 참석하는 공식적인 자리인 줄 몰랐다"며 "이런 자리인 줄 알았으면 관련 내용을 회사에 알렸어야 하는데 그냥 왔기 때문에 안 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즉, 회사에 발표 사실을 미리 알리고 관련 내용에 대해 일종의 확인 절차를 거쳤어야 하는데 이런 부분이 이뤄지지 못했다는 설명이었습니다.

그의 이러한 발언에 토론회 참석 기자들은 당황해 하면서 "외국계사 직원 규제가 이정도구나"하고 혀를 내둘렸습니다. 그의 조심스러워 하는 태도로 기자들도 관련 기사를 작성하지 않았고요.

이 외국계사는 위험성이 큰 상품에 투자, 대규모 손실을 내기도 했으며 향후 몇 년간 인원 감축에 들어가겠다고 밝힌 바 있는데요. 작은 일 하나에도 조금 또 조심하며 따가운 눈치를 봐야 하는 직원들의 어려움이 그대로 전해지는 것 같아 씁쓸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