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유명 건전지업체인 로케트전기가 정부로부터 어렵게 허가받은 전남 첫 시내면세점 사업을 자진 포기하자 업계의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로케트전기는 최근 순천 뉴코아아울렛에 임대매장으로 진출키로 한 면세점 사업을 수익성 부족 등의 이유로 허가관청인 관세청에 반납키로 했다고 밝혔다. 로케트전기 측이 지난해 면세점 사업진출을 선언할 때만 해도 사업다각화 차원으로 해석됐지만, 이달 4일 면세점 사업승인권을 반납해 유통업 진출이 무산됐다.
로케트전기는 순천 NC(엔씨)백화점 별관 뉴코아아울렛 3층을 임대해 국산품 매장 600㎡를 포함, 전체 매장 1636㎡ 규모의 면세점을 4월 순천만정원박람회 개막에 맞춰 개장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유통분야 경험 부족과 유명브랜드 유치에 따른 어려움, 150억원에 달하는 초기투자비를 우려해 사업을 접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명브랜드가 지방 소도시 면세점 입점을 꺼린 것도 사업을 꺼린 요인으로 작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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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케트전기가 면세점 입점을 추진했던 순천 뉴코아아울렛 건물. 지난 겨울에 촬영된 사진으로 눈이 쌓여 있다. = 박대성 기자 |
전국 9개시도에 1곳씩의 면세점을 허가할 당시 타시도의 경우 호텔이나, 백화점 등의 관련기업이 사업권을 따낸 것과 달리 로케트전기는 유통업 진출이 처음이었다.
지난해 불어닥친 실적부진 여파도 로케트전기의 면세점 진출의 발목을 잡았다. 로케트전기는 지난해 결산 영업손실이 57억원으로 적자로 돌아섰고, 매출액도 814억원으로 전년도에 비해 5.1%나 줄어드는 등 경영성과가 낮았다.
이에 따라 면세점 초창기 적자가 불가피한 사업에 매출액 1000억원에 못미치는 중소기업이 수년간 운영적자를 끌고 가야 하는 부담을 경영진이 우려했다는 것. 시내 면세점은 외국인 관광객이나 출국하는 내국인이 공항, 항만이 아닌 도심에 개설된 면세점에서 물건을 산 후 출국장에서 물품을 인도받아 출국하는 면세점 이용 제도다.
정부는 중소기업육성장려 차원에서 광역시·도에 한곳씩 시내 면세점 개설을 허용함에 따라 전남에서는 순천시가 선정됐다.
이와 관련 관세청 관계자는 "작년 면세점 신규사업자 공모 때 유통업 경험이 없다는 점을 심사위원들이 지적했는데 현실로 나타났다"며 "면세점 사업자를 재공모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순천시도 외국인 관광객 유치와 쇼핑편의를 위해 면세점을 반겼지만, 무산돼 아쉽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편 국내에는 현재 서울 6개, 부산 2개, 제주 2개 모두 10개의 시내면세점이 운영되고 있다. 지난해 말 신규 특허 사전승인을 받은 전국 9개 면세점 가운데 로케트전기(전남)과 경북에 연고를 둔 서희건설이 사업을 포기함에 따라 올해 전국 7개 면세점이 개점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