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중국 전국인민대표회의(전인대)가 지난 5일 2900명의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개막했다. 이번 전인대는 시진핑 국가주석과 리커창 총리 체제가 공식 출범하는, 10년 만에 신구 지도부 교체가 공식적으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세계의 이목을 끌었다.
더구나 경기 침체 속 글로벌 경제를 이끌고 있는 주축인 중국이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에 대해 목표치를 어떻게 제시하느냐에 따라 세계경제의 흐름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국이 물가와 통화량 증가율을 지난해보다도 내려잡으면서 성장 둔화에 대한 그림자가 짚게 드리웠다.
중국은 올해 경제 성장 목표를 지난해와 같은 수준인 7.5%로 잡았다. 경기부양보다는 안정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중국의 연간 경제성장률은 2000년 이후 2007년까지 두 자릿수를 웃돌며 고공행진 했으나 지난해 처음으로 7%대로 주저앉았다.
지난해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7.8%는 시장에 충격으로 다가왔으나 중국은 고속성장보다는 올해 민생 안정에 초점을 둘 것임을 표명한 셈이다. 특히 전인대에 앞서 중국 정부가 제시한 부동산 정책은 완화보다는 긴축을 선택했다는 점에서 시장에 찬물을 끼얹으며 증시 하락을 가져왔다.
지난 2일 중국 정부는 '부동산 시장 통제 업무 지속에 관한 지시'를 통해 주택 거래 차익의 20%를 개인 소득세로 물린다는 내용을 발표한 바 있다. 이는 민생 안정을 추구하겠다는 전인대의 경제 방침과도 상통한다.
고승희 SK증권 연구원은 전인대를 통해 발표된 중국의 정책에 대해 성장 패러다임이 양적성장에서 질적성장으로 전환한 것을 의미한다고 풀이했다. 그는 이어 "중국 정부는 민생 안정을 위해 부동산 및 물가 관리에 집중할 것"며 "이를 감안할 때 지난해 중국의 공격적인 통화 완화 정책은 실시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매화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이 내수 정책에 대해 수출입 교역액 증가율 목표치를 8%로 낮춘 반면 투자 증가율은 2%p 높은 18%, 소매판매는 0.5%p 높은 14.5%로 설정했다는 점에서 수출보다는 내수를 통한 성장을 선택했다는 점에서 장기적으로는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박 연구원은 또 "전인대에서 물가와 유동성에 대한 목표를 당사 예상보다 보수적으로 설정하긴 했으나 상반기보다는 하반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이라 판단된다"며 "경기회복세는 2~3분기까지 지속될 전망이며 연말로 갈수록 유동성에 대한 제약, 투자 모멘텀의 약화, 기저효과의 소실 등으로 성장세가 약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부연했다.
반면 문정희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재정적자 규모는 전년에 비해 50% 증액됐으며, 이를 모두 종합한다면 인플레 억제 정책과 함께 경제성장도 지지, 즉 안정 성장을 유도할 것임을 확인됐다"며 "이번 전인대의 공식 발표로 이러한 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는 상당히 완화됐다"고 평가했다.
◆민간 지출 수혜주 '화학' '환경설비'
민간 관련 정부지출 확대가 따른 중국 수혜주로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의료, 농업, 교육에 주목하라고 조언하고 있다. 또한 환경오염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세짐에 따라 이에 대한 조치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박석중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진핑 신정부 초기에 환경문제 해결은 대기오염 해결과 관련한 정책이 우선 시행될 것으로 판단된다"며 "정책집행 수위가 높으면 본토 화학업체 노후설비에 대한 생산제한, 공장 및 자동차 배기가스 상한제가 시행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박 연구원은 이와 관련한 국내 수혜업종으로 화학, 정유, 자동자, 환경설비 등을 꼽으며 직접적인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최홍매 대우증권 연구원은 "전인대와 관련한 빠트릴 수 없는 것이 민생"이라며 "이번 정부 공작보고서에도 교육·의료·사회보장·환경과 더불어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및 환경개선이 강조됐다"고 중안정부 예산에 주목하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의료·위생 관련 지출 증가율은 전년 대비 27.1%, 사회보장과 취업지원 관련 지출은 13.9%, 교육·문화 지출은 9.3% 늘어났다"며 "이는 정부지출의 강조점을 반영하는 대목으로 중장기적으로도 필수 소비와 의료·교육·문화 등 산업에 대한 관심은 유효해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