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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電-샤프' 인수합병 전술 모범케이스 될까?

韓 디스플레이 업종 전체 시너지…애플 견제효과 포석

정금철 기자 기자  2013.03.07 12:2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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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삼성전자가 경영난에 빠진 샤프 지분 3%를 확보하자 관련 업계는 삼성전자의 기술적 역량 강화에 따른 펀더멘털(기초여건) 변화는 물론 지분 추가 확보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6일 삼성전자(005930)는 104억엔(한화 약 1201억원)을 들여 일본 샤프 지분 3%를 확보하는 계약을 추진했다고 밝혔다. 이번 이슈로 삼성전자는 샤프의 10대 주요주주 중 금융기관을 제외한 비금융 부분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하게 됐다.

이에 대해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샤프 5대 주주인 삼성전자가 향후 실질적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관측하며 40조원에 육박하는 삼성전자의 현금 보유고를 감안할 경우 향후 지배력 강화 목적의 추가 지분인수도 고려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한 전문가들은 양사의 조합이 시너지가 될 수 있다고 진단하며 앙숙관계로 발전한 애플이 경계감을 가질 것으로 보고 있다. 9.7인치 아이패드 패널을 LG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 샤프로부터 공급받는 애플의 영향력이 감소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수급·기술력 안정화' 최대 수확 

전문가들이 파악한 이번 지분 확보에 따른 삼성전자의 가장 큰 수확은 대면적 액정표시장치(LCD) 패널의 안정적 공급이다. 삼성디스플레이 자체 물량만으로는 60인치 이상 대형 TV 수요를 맞추기 힘들었지만 10세대 라인을 보유한 샤프가 대형 패널을 공급, 삼성 자체 생산능력에 힘을 더하게 됐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대형TV 시장에서 비지오, 폭스콘을 견제하는 것은 물론 4조원 이상 투입이 예정됐던 11세대(60~70인치 TV 패널 생산 최적화) 액정표시장치(LCD) 설비투자 부담을 줄여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투자에 힘을 양분할 계기를 마련했다는 것.

이와 관련 7일 어규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사카이 10세대(72K)라인을 보유해 전세계 대형 패널 출하량의 73%를 담당하는 샤프를 만나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34% 판매가 늘어난 대형TV 시장에 적극 대응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삼성전자는 샤프를 만나 Oxide TFT(산화물 박막트랜지스터) 기술 안정화로 LCD 및 AMOLED(능동형 유기발광 다이오드) 경쟁력 강화효과까지 바랄 수 있게 됐다. Oxide TFT의 독보적 기술을 가진 샤프는 작년 하반기 시장 신뢰성 획득 후 현재 이 기술을 채택한 스마트폰, 태블릿PC를 출시한 바 있다. 

◆원님 덕에 나팔 불 재간둥이는?

상당수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정작 지분투자를 결정한 삼성전자보다도 LG디스플레이(034220) 더 나아가 디스플레이업종에 돌아갈 반사이익에 더 관심을 두고 있다.

고해상도 패널 공급업체가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샤프 3곳에 불과한 상황에서 양사 공조는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가격 협상력을 높일 수 있다는 분석이 일반적이다. 이런 맥락에서 코스닥상장사인 덕산하이메탈(077360), 에스에프에이(056190), 비아트론(141000)이 수혜주로 꼽혔다.

특히 지난해 디스플레이 패널 부문 28% 시장점유율로 25%의 삼성디스플레이를 앞선 LG디스플레이는 이 부문 글로벌 시장점유율 1위 자리를 더욱 확고히 하게 됐다. 당연한 얘기지만 삼성전자가 샤프를 통해서도 패널 수급을 맞추면 기존 삼성디스플레이의 시장점유율 확대는 어려워지게 된다.

최지수 교보증권 연구원은 "이번 지분 인수는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와 LG디스플레이에 호재"라며 "인수 자체가 샤프 물량 확보로 애플을 견제하려는 목적도 있어 향후 애플에서 샤프 비중을 줄이는 대신 LG디스플레이 의존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이날 정오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LG디스플레이는 이번 이슈에 따른 반사이익 기대감이 커지며 전일대비 800원(2.58%) 오른 3만1800원에 거래되고 있지만 정작 주인공인 삼성전자의 주가는 큰 폭 하락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