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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국제·세계'…거창한 축제명칭 유감

박대성 기자 기자  2013.03.07 10:4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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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국제해양관광레저스포츠교육문화수도 여수', '세계4대미항 여수',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광양월드아트서커스페스티벌', '광양국제매화문화축제', '의성국제연날리기대회', '통영국제음악제' , '부산세계불꽃축제', '고양국제호수예술축제',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
 
지자체 축제가 천태만상이다. 고만고만한 축제가 난립된 것도 그렇지만 축제명칭에 '국제'나 '세계, '월드' 같은 단어를 경쟁적으로 집어넣고 있어 식상하기까지 하다.
 
이들 축제 대부분은 지자체 행사지만 이름은 국제를 붙였다. 일부는 국비를 지원받았다고, 또 어느지자체는 외국인을 많이 불러모으겠다며 '국제행사'를 표방하고 있을 뿐이다.
 
이 가운데 여수세계박람회 정도만이 국제행사라 칭할 수 있을 뿐이다. 문제는 '국제'를 내세운 축제인데, 외국인이 얼마나 찾을 것이냐의 숙제가 남는다.
 
다음달 치러지는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를 예를 들어 보겠다. 순천시가 밝힌 관람객 유치목표는 400만명이다. 이 가운데 25만명을 외국인으로 채운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여름 여수엑스포 외국인 관광객이 40만명이었다. 그것도 외국인할인 마케팅으로 관광버스를 여수쪽으로 유치해 억지로 꿰맞춘 숫자이다.
 
이마저도 관광버스편으로 오는 단체관광객만을 얼추 집계했을 뿐, 개별적으로 찾은 외국인은 집계불가이다. 이것은 여수박람회 조직위도 인정했던 사안이다.
  
순천시의 외국인 25만명은 과다책정 우려를 낳고 있다. 왜냐하면 박람회 유치(2009.9)부터 개막일까지 불과 3년6개월만에 치러지는 속성 박람회로, 뼈(가지)만 앙상한 정원수를 외국인에 자랑한다는 것이 우스운 일인지도 모른다. 시간이 흘러 숲이 우거졌다면 또 모를까.
 
그런 점에서 '우리끼리' 내실있게 치르고, 생태환경도시라는 가치지향성 박람회로 치르는 것은 어떨까. 세계적으로 성공한 축제를 보면 지역의 유산을 활용한 자유분방한 발상에서 시작되는 사례가 많다. 굳이 '국제'나 '세계'라는 명칭이 없어도 외국인 관광객이 '철철' 넘쳐난다.
 
얄궂은 외국어 명칭은 천박하기까지하다. '광양월드아트서커스페스티벌'을 직역해보면 '광양세계예술서커스축제' 정도가 되겠다.
 
광양사람들은 '서커스'로 부를뿐 '월드아트서커스페스티벌'로 정확한 명칭을 외우는 시민은 한사람도 못 봤다. 서글픈 일이다. '함평 세계나비.곤충엑스포'보다 '함평 나비축제'가 훨씬 부르기 편하고, 예쁘지 않나?
 
   
 
여수시도 앞에서 언급했듯이 '국제해양관광레저스포츠교육문화수도 여수'라는 것도 짜증스럽다. 좋은말은 다 갖다붙여놓았지만, 읽는사람에 쉼표(,) 여유도 안주는 수준이하의 작명이다.
 
좋은말은 잔뜩 집어넣은 요란한 치장보다는 내실을 다졌으면 하는 것이 솔직한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