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4선 의원인 김영환 민주통합당 의원이 민생경제 법안을 지속적으로 내놓고 있다.
김 의원은 2월말 지정기부금을 소득공제 등의 2500만원 한도액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는 내용의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기부금을 많이 내도 별 혜택이 없고 고액기부자들의 경우에는 오히려 '세금폭탄'을 맞을 수 있는 문제점을 보완하는 것이다. 또 김 의원은 근로자 모집·채용시 지원자의 직무능력과 무관한 개인정보까지 수집하지 못하도록 하는 '고용정책기본법' 개정안도 발의했다. 이 법안은 사업주가 채용 시 합리적인 이유 없이 지원자 혹은 근로자의 신앙, 신체조건, 출신학교나 혼인 및 임신여부, 병력 혹은 재산상황 등을 제출하도록 하지 못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백' 없어 지원서 낼 때 주눅? 기부금에 세금폭탄? 일상의 가려운 점 공략
이런 법안들은 불편을 느끼지만 누가 나서서 따지기에도 모호하고 또 개선을 기대하기도 난망했던 일상의 경제활동 애로사항을 정면으로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 |
||
김영환 민주통합당 의원이 연이어 세간의 관심을 끄는 법안을 내놓고 있다. 불편한 현재의 제도들을 바꾸기 위해 개정안을 공략하고 있는 가운데 과거 그의 민주화운동 경력이 새삼 부각되고 있다. ⓒ 김영환 의원실 |
시곗바늘을 좀 더 앞으로 돌려보면(2012년 가을) 대기업의 부당한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에 업무상 배임죄를 적용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자고 주장하고,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안 통과 후에는 "새 신용카드 수수료율 체계가 중소상공인 수수료율을 인상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중소기업부를 신설하자는 주장을 편 바도 있는데 이는 안산 지역(안산상록을)에서 활동하면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애로사항을 깊이 이해한 데 기인한 것으로 읽힌다.
◆원래 과학기술通…민주화운동 이력 현실기반 정치와 통섭 지향
김 의원을 치과의사 출신에 DJ정권 시절 최연소 과학기술 장관을 지낸 이 정도로 기억하는 이들은 이런 민생경제 관련 행보에 의아함을 가질 수도 있다. 실제로 김 의원은 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가 선정한 과학기술 분야 의정활동 우수의원으로 선정된 적도 있는 과학기술통 정치인으로 꼽힌다.
김 의원은 연세대학교 치과대학을 졸업하고 같은 대학 경제대학원에서 석사를 받았다. 하지만 치대 졸업까지의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가난한 집 아들로 입신을 꿈꾸며 진학했지만 군사독재 시절 부조리에 눈뜨며 민주화운동에 투신했고 옥고를 치르면서 졸업까지 상당한 고초를 겪었다. 1977년 대통령긴급조치 제9호 위반으로 제적된 뒤 20개월 동안 투옥됐고 광주민주화 운동 연루로 도망자 신세가 되기도 했다.
부친은 아들이 고생하던 와중에 별세했고, 이후 김 의원은 전기공사기능사에서 전기공사기사 1급까지 6개의 기술사 자격증을 따면서 노동 현장을 떠돌았다.
뒤늦게 시대가 변하면서 졸업을 했지만 일신의 영달보다 사회변화에 앞장서던 기질은 끝내 바꾸지 못했다. 고 김대중 대통령의 권유로 정치를 시작했고 옛 민주당에서 열린우리당이 분화해 나갈 때에도 당적을 바꾸지 않아 그 여파로 17대 총선에서 낙선했지만 이후 다시 재기에 성공, 4선 의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일부 운동권 출신이 아직도 '교조주의'에 빠진 모습을 보이고도 있지만, 김 의원이 이렇게 현실감각을 중시하는 것은 그가 일찍부터 혁신과 융합의 중요성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김 의원은 자신이 방문연구원을 지내기도 한 영국 캠브리지대의 오차드가든 문화에 깊은 감명을 받고 융화와 도전, 창조의 필요성을 절감해 이를 누차 강조해 왔다. 영국 캠브리지대 근처 오차드가든 카페에서는 케인즈(경제학자)와 버지니아 울프(작가), 러셀(철학자) 등 각 부문의 유명지식인들이 지적 교류를 했는데 서로 다른 문화와 언어를 가진 사람들을 융화시킬 수 있는 이런 환경이 영국을 이끈 원동력이 됐다고 김 의원은 믿고 있다.
이렇게 여러 영역의 벽을 넘나들면서 활동을 펼치고 있는 김 의원이 민생경제 이후에는 또 어떤 영역에서 통섭 능력을 발휘할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