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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 민생경제 법안 연이어 선보이는 김영환 의원

임혜현 기자 기자  2013.03.06 14:4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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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4선 의원인 김영환 민주통합당 의원이 민생경제 법안을 지속적으로 내놓고 있다.

김 의원은 2월말 지정기부금을 소득공제 등의 2500만원 한도액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는 내용의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기부금을 많이 내도 별 혜택이 없고 고액기부자들의 경우에는 오히려 '세금폭탄'을 맞을 수 있는 문제점을 보완하는 것이다. 또 김 의원은 근로자 모집·채용시 지원자의 직무능력과 무관한 개인정보까지 수집하지 못하도록 하는 '고용정책기본법' 개정안도 발의했다. 이 법안은 사업주가 채용 시 합리적인 이유 없이 지원자 혹은 근로자의 신앙, 신체조건, 출신학교나 혼인 및 임신여부, 병력 혹은 재산상황 등을 제출하도록 하지 못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백' 없어 지원서 낼 때 주눅? 기부금에 세금폭탄? 일상의 가려운 점 공략

이런 법안들은 불편을 느끼지만 누가 나서서 따지기에도 모호하고 또 개선을 기대하기도 난망했던 일상의 경제활동 애로사항을 정면으로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김영환 민주통합당 의원이 연이어 세간의 관심을 끄는 법안을 내놓고 있다. 불편한 현재의 제도들을 바꾸기 위해 개정안을 공략하고 있는 가운데 과거 그의 민주화운동 경력이 새삼 부각되고 있다. ⓒ 김영환 의원실
아직 연줄 문화가 남아있는 상황에서 이른바 뒷배경이 없는 경우는 입사지원서를 작성할 때 불이익을 받지 않을까 우려하게 되는 게 사실이다. 즉 재산상황, 추천인(아는 사람) 등을 적어내도록 하는 관행에 구직자들의 불만이 끊이지 않아 왔다. 김 의원의 이번 법안은 불필요한 정보까지 적어내면서 구직자들이 느끼는 당혹감을 해소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 기부금 문제도 기부문화 활성화가 필요한 시점에 오히려 '대못'으로 작용하고 있는 현제도를 손볼 필요가 높은데 이 부분을 정확히 공략한 것으로 평가된다.

시곗바늘을 좀 더 앞으로 돌려보면(2012년 가을) 대기업의 부당한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에 업무상 배임죄를 적용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자고 주장하고,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안 통과 후에는 "새 신용카드 수수료율 체계가 중소상공인 수수료율을 인상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중소기업부를 신설하자는 주장을 편 바도 있는데 이는 안산 지역(안산상록을)에서 활동하면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애로사항을 깊이 이해한 데 기인한 것으로 읽힌다.

◆원래 과학기술通…민주화운동 이력 현실기반 정치와 통섭 지향

김 의원을 치과의사 출신에 DJ정권 시절 최연소 과학기술 장관을 지낸 이 정도로 기억하는 이들은 이런 민생경제 관련 행보에 의아함을 가질 수도 있다. 실제로 김 의원은 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가 선정한 과학기술 분야 의정활동 우수의원으로 선정된 적도 있는 과학기술통 정치인으로 꼽힌다.

김 의원은 연세대학교 치과대학을 졸업하고 같은 대학 경제대학원에서 석사를 받았다. 하지만 치대 졸업까지의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가난한 집 아들로 입신을 꿈꾸며 진학했지만 군사독재 시절 부조리에 눈뜨며 민주화운동에 투신했고 옥고를 치르면서 졸업까지 상당한 고초를 겪었다. 1977년 대통령긴급조치 제9호 위반으로 제적된 뒤 20개월 동안 투옥됐고 광주민주화 운동 연루로 도망자 신세가 되기도 했다.

부친은 아들이 고생하던 와중에 별세했고, 이후 김 의원은 전기공사기능사에서 전기공사기사 1급까지 6개의 기술사 자격증을 따면서 노동 현장을 떠돌았다.
 
뒤늦게 시대가 변하면서 졸업을 했지만 일신의 영달보다 사회변화에 앞장서던 기질은 끝내 바꾸지 못했다. 고 김대중 대통령의 권유로 정치를 시작했고 옛 민주당에서 열린우리당이 분화해 나갈 때에도 당적을 바꾸지 않아 그 여파로 17대 총선에서 낙선했지만 이후 다시 재기에 성공, 4선 의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일부 운동권 출신이 아직도 '교조주의'에 빠진 모습을 보이고도 있지만, 김 의원이 이렇게 현실감각을 중시하는 것은 그가 일찍부터 혁신과 융합의 중요성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김 의원은 자신이 방문연구원을 지내기도 한 영국 캠브리지대의 오차드가든 문화에 깊은 감명을 받고 융화와 도전, 창조의 필요성을 절감해 이를 누차 강조해 왔다. 영국 캠브리지대 근처 오차드가든 카페에서는 케인즈(경제학자)와 버지니아 울프(작가), 러셀(철학자) 등 각 부문의 유명지식인들이 지적 교류를 했는데 서로 다른 문화와 언어를 가진 사람들을 융화시킬 수 있는 이런 환경이 영국을 이끈 원동력이 됐다고 김 의원은 믿고 있다.

이렇게 여러 영역의 벽을 넘나들면서 활동을 펼치고 있는 김 의원이 민생경제 이후에는 또 어떤 영역에서 통섭 능력을 발휘할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