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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뱃값 인상' 목숨 건 공생, 최후 승자는 역시나…

KT&G·GS리테일 동반 상승세 "논의 자체가 상승 촉매제"

정금철 기자 기자  2013.03.06 11:3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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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대로변 열린 공간에서 멸시의 눈초리를 받으며… 어두운 골목 구석에서 범죄자처럼 주위를 살피며… 또는 흡연실이라는 협소한 밀폐 공간에 갇혀 서로를 향해 죽음의 연기를 내뿜고 있는 끽연가들. 이제 이들에게 현실적 금전 리스크까지 더해지게 생겼다.

정부는 세수 확보와 국민 보건을 위해 흡연자들의 애가 탈 만한 수준의 담뱃값 인상을 추진한다. 진영 복지부 장관 후보자와 김재원 새누리당 의원이 같은 시기 담뱃값 인상 필요성을 주장하고 나선 것.

진 후보자는 6일 국회 인사청문회에 앞서 5일 민주통합당에 제출한 서면답변을 통해 담뱃값 인상의 필요성을 언급했고 김 의원도 이날 '지방세법' 및 '국민건강증진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이번 주 내 대표 발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진 후보자는 인상 수준을 명시하지 않았으나 김 의원은 현행 2500원에서 2000원 올린 4500원 정도를 적정 담뱃값으로 추산했다.

또한 김 의원이 내세운 개정안에 따르면 담배소비세의 경우 641원에서 1169원, 국민건강증진부담금은 354원에서 1146원으로 각각 82%, 224% 인상하고 국민건강증진부담금 수입액 1.3% 수준인 현행 금연사업지출 비중은 10% 이상으로 의무화해 저소득층을 지원한다.

   
2004년 이후 8년 만에 구체적으로 언급된 담뱃값 인상 논의에 관련 업체들의 주가가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 네이버 블로그 이미지 캡처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면서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사용하는 전국의 흡연자들은 좌절과 울분이 섞인 하소연을 쪽지에 담아 내던지고 있지만 역시나 이번 이슈를 호재로 삼는 이들이 있다.  

6일 오전 11시20분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KT&G(033780)와 GS리테일(007070)은 각각 전일대비 800원(1.06%), 400원(1.33%) 오른 7만6500원, 3만4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와 관련 한국희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8년 만에 나온 담뱃값 인상 논의는 그 자체만으로도 KT&G 주가 상승의 촉매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한 연구원은 "4분기 홍삼 부문의 매출액 위축과 회계기준 변경에 따른 일회적 대손상각비 증가, 담배 부문 성과급 지급 등이 겹치며 실적 악재가 발생했고 회복 가능성 확인 전까지 보수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운을 뗐다.

이어 "다만 담배 한 갑당 순매출단가가 50원 오르면 영업이익은 10% 이상 증가하는 민감도를 보이는 만큼 어느 쪽으로든 이익이 늘 수밖에 없다"고 말을 보탰다.

여영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담뱃값 인상에 따른 GS리테일의 수익성 개선을 전망했다. 근래 편의점 간 거리 규제, 경쟁업체 출점 등 관련 리스크에 따른 하락세를 이번 이슈로 만회하는 것은 물론 비효율 점포 정리와 신규 출점 과정에서의 효율화도 실적 전환에 힘을 보탤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편 전문가들은 2000원 인상안이 어느 정도의 효과를 거둘지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다. 실제 최근 보건사회연구원 보고서는 현재의 세 배가량인 7000원 정도의 담뱃값이 성인 남성 흡연율 감소에 실질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