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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수동 변속하면 영화속 스포츠카… 인피니티 M30d '야생 본능'

김병호 기자 기자  2013.03.05 17: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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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인간은 직립보행 포유류의 가장 상위에 링크된 욕심 많은 존재다. 인간은 두발로 걷는데 만족하지 않고, 뛰고, 달리며 심지어 날개도 없으면서 하늘을 나는데까지 기술 진보를 이룩해 왔다. 닛산의 인피니티 M30d는 인간의 달리는 본능에 가장 충실한 야생마라 불린다. 대단한 찬사다. 왜 그런지 직접 시승해봤다. 

인피니티 브랜드는 럭셔리 플래그십 세그먼트에서 럭셔리 패밀리 SUV까지 다양한 섹터를 차지하며 다양한 고객들의 니즈를 수용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8월 3000cc 디젤엔진을 추가해 힘과 친환경에 럭셔리를 가미한 디젤 스포츠 세단을 국내 선보여 한 발짝 더 본능에 다가섰다. 연령대를 아우르는 디자인과 누구나 한번은 경험해 보고 싶은 성능, 그 가치를 알아보기 위해 M30d에 올랐다. 시승코스는 서울 강남역에서 파주, 내부순환도로를 통해 도봉산 등을 왕복하는 200km에 달하는 도심코스.

◆'이 차 정체가 뭐지?' 군더더기 없는 디자인

인피니티 M은 디자인, 성능, 편의 및 안전장치 등 차량 전 부분에 걸쳐 인피니티가 보유한 기술을 집약한 플래그십 세단으로, 2003년 북미시장에서 첫 데뷔한 후 국내에는 2010년 6월 3세대 모델이 첫 발을 내디뎠다.

M30d는 전체적으로 앞이 길고 트렁크가 짧은 '롱 노즈 쇼트 데크(long nose short deck)', 전형적인 쿠페스타일의 스포티함을 강조하고 있다. 언뜻 보면 모던한 스타일의 세단이구나 할 정도지만, 금세 '이 차는 뭐지?'라는 의문점을 갖게 만든다. 인피니티의 인지도가 국내에서 높지 않은 탓이랴! 국산차로 오해받았다가 깊이 있는 색다른 디자인에 다시 돌아보게 되는 것이다.

   
인피니티 올 뉴 M30d. ⓒ 인피니티
길고 낮은 후드 디자인에 유려한 곡선, 전면모습은 아름답다고 표현할 만큼 군더더기 하나 없다. 또 휀다 윗부분에서 시작되는 라인은 헤드라이트와 조화를 이뤄 강인한 인상의 탄력 있는 운동선수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실내는 쿠페스타일이지만 넉넉한 안정감을 준다. 뛰어난 아름다움을 제공하면서 기능성을 최대화하는 데 초점을 둔 듯하다. 이 뿐만이 아니다. 모든 컨트롤러 위치는 드라이버 중심의 설계돼 있었으며, 특히 사용 빈도가 높은 온도·오디오 볼륨 컨트롤 버튼 등이 스티어링 휠에서 가까운 곳에 배치돼 있어 사용에 편리성을 더하고 있다.

아울러 냉·온 시트 등의 기능이나 수납공간이 센터콘솔에 적절히 배치돼 상용성을 더욱 높이고 있다. 시인성 또한 매우 만족감을 준다. 운전석 옆 센터에 위치한 로터리 방식의 기능들은 처음 이 차를 타더라도 찾을 필요 없이 한 번에 사용할 수 있다. 계기판 또한 운전자 시야와 90도 각도로 배치돼 드라이빙의 집중도를 높이고 있다.

특히 중앙에 위치한 여러 기능들은 인피니티의 고급스러움에 격조를 한 단계 높이고 있다. 센터 중앙에 위치한 아날로그시계는 M30d가 평범한 차가 아니라는 자부심을 내뿜고 있었으며, 그 위로 내비게이션, DMB 등의 설비가 갖춰 드라이버를 위한 세심한 배려를 엿볼 수 있다.

또 기어노브 바로 아래에 위치한 주행모드 선택 버튼 역시 로터리 방식을 사용해 드라이빙 시 불편함을 최소화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M30d의 실내·외는 눈에 띄게 독특하거나 특이한 기능들이 세팅됐다고 하기보다 세련된 고급스러움을 전하고 있다는 표현이 적당하다 하겠다.

◆강력한 퍼포먼스, 강렬한 사운드 '상상초월'

본격적인 시승에 나섰다. 스티어링 휠의 오른쪽 상단에 버튼식 시동키를 누르니 디젤엔진 특유의 엔진음이 '그렁' 하면서 귓바퀴를 긁는 듯하다. 세단이라지만 엔진음은 약간 거친 듯 파워풀하다고 느껴진다. 마치 '나를 달리게 해 달라'고 외치는 듯하다.

세단이라는 점에서 M30d의 시트와 포지션은 만족도가 높다. 하지만 달리기 시작하자 좀 더 스포티한 시트도 괜찮겠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살짝 발을 얹었을 뿐인데 몸을 강하게 시트로 잡아당긴다. 레이싱카를 타는 듯하다. rpm이 올라가며 들리는 엔진음 또한 폭발적이다. 듣는 이의 기분을 설레게 만드는 우렁찬 굉음과 함께 터지는 순발력은 가히 세단이라는 말을 붙이기보다 스포츠카라고 부르고 싶다.

   
인피니티 M30d 내부는 정갈하면서도 운전자 중심의 편의성이 돋보인다. ⓒ 인피니티
이처럼 M30d에 탑재된 3.0리터 V6 터보 디젤 엔진은 최고출력 3750rpm에서 238마력, 최대토크는 1750rpm에서 2500rpm사이에서 56.1kg·m이라는 강한 퍼포먼스를 발휘한다. 일반도심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영역대에서 최대 토크가 터지므로 드라이버의 의도대로 순발력 있는 민첩한 주행이 가능하다.

여기에 7단 트랜스미션과 함께 수동 변속을 병행하면, 영화 속 스포츠카로 변신하는 일도 이상만은 아니라 평가된다. 더욱 놀라운 점은 오토주행 시 잠시 정차하면 스스로 중립모드로 변환돼 진동이나 불필요한 연료의 손실을 최소화 하는 등 세세한 부분의 경제성까지 잊지 않았다는 점이다.

M30d는 보행자의 안전과 효율성 증대를 위해 도어와 보닛, 트렁크 리드 등을 알루미늄으로 제작해 안전과 감량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았다. 엔진블록도 철보다 약 75% 강성이 높은 CGI를 채택해 22% 무게 절감 및 5배 높은 피로 저항력 효과를 달성했다. 이러한 여러 가지 조건은 11.7km/l라는 복합연비, 171g/km의 CO2 배출량으로 나타났다.

고속에 들어선 M30d는 '질주하기에, 주행하기에' 안성맞춤이라는 단어가 가장 잘 어울린다. 기어노브 바로 밑의 '인피니티 드라이브 모드 셀렉터'를 통해, 스포츠 모드로 테스트 주행을 실시했다. 고속에서 쭉쭉 뻗어나가는 힘은 제한속도가 아니라면 200km까지도 단숨에 달릴 기세다. 또한 슬라럼이나 코너에서 M30d의 단단한 하체는 중심을 이상적으로 잡아 안정감 있는 코너링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특히 강변북로에서 내부순환도로를 타는 턴 코스에선 무리한 속도에 틀어지는 차체를 간섭해 잡아주기까지 해, '즐기는 주행, 안전한 주행'을 병행한 인피니티의 기술력에 찬사를 보내게 만들었다.

흔히 인피니티 자동차를 물먹는 하마에 빗대 '기름 먹는 하마'라고 부르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이제 '옛말'이라 칭하기 좋은 단어로 전락했다. 실제 200km에 달하는 복합 구간을 테스트한 결과 M30d의 연비는 8.5km를 기록했다. 급가속, 급제동, 고속주행 등을 반복적으로 사용한 결과로는 믿기지 않는 결과다.

회사 관계자는 "경제성 및 친환경, 성능적인 측면을 고려해, 고객의 니즈를 최대한 반영했다"며 "드라이버에게 최상의 주행을 선사하기 위한 닛산의 노력은 향후 자동차산업에서 항상 중심에 자리 잡고 있을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예전 기름 먹는 하마는 사라지고 없다. 성능과 기술력만 강조하던 닛산이 이제 고객들의 니즈를 수용해, 디젤엔진의 성능과 효율성, 편의성까지 겸비한 자동차들을 만들고 내고 있는 것이다. 닛산의 럭셔리 브랜드 인피니티의 새로운 변화와 도전에 관심어린 한 표를 던진다. 이번에 시승한 야생마의 가격은 631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