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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프로배구 비디오 판독, 심판 질 저하

흥행 위해 도입 했지만, 흥행 실패 요인...국내 감독들 비신사적 행동 ‘빈축’

장철호 기자 기자  2013.03.05 13: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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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최근 열린 국내프로배구에서 심판의 오심과 감독들의 비신사적인 행동들이 관중들의 등을 돌리게 하고 있다.

국내 배구계의 양대 명장으로 불리우는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이 심판의 판정 번복에 거칠게 항의하다 퇴장 당하는가 하면 김호철 러시앤캐시 감독도 부심의 어깨를 제치며 항의하다 퇴장 처분을 받기도 했다.

당시 언론들은 심판의 자질론 문제를 제기했지만, 국내프로배구에만 도입된 비디오 판독이 가져올 예견된 부작용이였다는 지적이다.

특히 팀당 1차례씩 허용되는 비디오 판독으로 오심을 줄였다는 긍정적 평가가 있는 반면, 수시로 합의 판정을 유도해 게임의 흐름을 깨고 심판에게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초인적 판정을 기대하면서 그 폐해가 심해지고 있다.

비디오 판독은 관중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고, 흥행을 위해 로컬룰로 도입했지만, 국제배구의 흐름에 역행, 비디오 판독 유지 여부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한상규 심판 판정→합의판정→비디오판독 번복

지난 1월 연린 4라운드 삼성화재와 현대캐피탈과의 경기에서 신치용 감독이 퇴장처분을 당한 날 주심이었던 한상규 심판은 1~2차례 판정을 번복했다.

일부 언론들은 한상규 심판에 대해 오심을 하고도 항의하는 감독에게 퇴장을 명령했다며, 함량 미달의 심판이다고 몰아세웠다.

이날 경기에서 삼성화재는 세트스코어 2-1로 앞서고, 4세트 9-14로 뒤진 상황.

현대캐피탈 임동규 선수의 공격을 삼성화재 고희진과 고준용이 블로킹 해 아웃됐다. 한상규 주심은 블로킹을 맞지 않고 나갔다며, 삼성화재의 손을 들어주려는 액션을 취하다가 아웃 시그널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임동규 선수의 어필에 따라 합의판정을 유도했다.

한상규 심판은 터치아웃으로 판정했고, 신치용 감독은 비디오 판독을 요청하면서 한상규 심판을 향해 “명백한 아웃이다. 게임당 1차례 사용하는 비디오 판독을 이렇게 사용하게 한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당시 신 감독은 감독이 움직일 수 있는 지역을 넘어서서 어필했다.

비디오판독에서는 아웃으로 판정, 결국 심판의 판정이 번복되는 결과를 낳았다. 한 심판은 감독의 거친 항의에 대해 세트 퇴장을 명령했다.

프로배구연맹은 한상규 심판에 대해 게임 운영 미숙으로 3게임 출장정지, 신치용 감독에게는 1게임 출장 정지와 벌금 30만원을 부과했다.

이에 앞서 러시앤캐시 김호철 감독도 게임 도중 조선행 부심의 어깨를 잡아 끄는 행동으로 세트 퇴장을 당하기도 했다.

◆국제대회서 볼 수 없는 감독들의 비신사적 행동...심판 절차상 하자 없어

국내 최고 권위와 흥행을 자랑하는 한국프로배구는 세계적으로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아사리판이다.

감독들은 시시때대로 비신사적이거나 공격적인 행동을 하고, 심판들은 수시로 합의판정을 유도해 경기의 리듬을 끊고 있다. 여기에 비디오 판독으로 판정을 뒤집고 있다.

신치용 감독의 당시 행동은 세트 퇴장이 아니라 최악의 경우 게임 퇴장도 줄 수 있는 공격적인 행동이었다.

한상규 심판의 판정은 합의판정의 절차를 거쳤고, 비디오 판독에서 결과가 바뀌었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것이 심판계의 입장이다.

프로배구연맹은 한상규 심판이 한차례 구두경고없이 바로 레드카드를 준데 대한 게임 미숙 명목으로 징계를 내렸다고 하지만, 그리 설득력있어 보이지 않는다.

◆배구 심판들의 질을 낮추는 비디오 판독

국내 심판들은 현역 심판 가운데 가장 잘 보는 심판으로 김건태 아시아배구연맹 심판위원을 꼽는데 주저함이 없다.

그런 김건태 심판도 남자 프로배구에서 세트당 1~2차례씩 합의판정한다. 사실관계를 정확히 하는 등 오심을 줄이려는 의도도 있지만, 심판 스스로가 자신을 못 믿을 상황까지 되고 만 것이다.

심판들은 네트 상단 50cm 위쪽에서 블로커들의 손을 뚫어져라 보지만, 중간에 있는 블로커의 손가락을 스치고 지나가는 볼은 사실상 인간의 눈으로 확인이 곤란하다.

국내프로배구에서 소위 잘나가는 심판(?)들은 부심과 선심을 자주 불러모아 합의판정하고, 그 사이 심판 감독관들과 모정의 사인을 주고 받고 있다는 의혹을 사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비디오 판독은 테니스나 펜싱 등 일부종목에서 사용하고 있고, 세계 어느나라 배구에서도 비디오판독을 하지 않고 있다.

최근 김연경 선수가 뛰었던 유럽배구연맹(CEV) 컵대회에서도 합의판정하는 경우는 단 한차례도 없어 우리나라 프로배구와 극명한 대조를 보였다.

'오심도 게임의 일부'라는 말이 있다. 김호철.신치용 감독은 국제대회에서 일체의 항의를 하지 않으면서, 국내 프로배구에서만 유독 망가지는 이유는 뭔가?

배구 룰북에는 감독이 심판에게 질의나 항의를 할 수 없으며, 판정에 대한 질의는 주장을 통해서만 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상당수 국내 심판들은 세계 배구의 추세에 맞춰 비디오 판독 제도를 없애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등을 돌리고 있는 배구인들의 발길을 돌리기 위해 심판들의 제언을 심사숙고 해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