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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컷] 탈북청소년 위한 '희망의 손길' 뭐가 있을까?

전지현 기자 기자  2013.03.04 17: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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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중고등학교 학생들이 대한민국의 지도 모양으로 서서 환호하고 있다. ⓒ 스쿨룩스
[프라임경제] 최근 기업들의 사회공헌활동이 날로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소비자들이 제품의 가치뿐만 아니라 그 제품을 만드는 회사의 철학과 윤리 경영까지 생각하는 '착한소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기업들도 다양한 나눔 활동으로 우리 사회를 보다 풍요롭게 만들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기업과 사람들의 도움의 손길이 부족해 보이는 이웃들이 많죠.

그 중 탈북민이 있습니다. 

과거와 달리 국내에 거주하는 탈북민들이 늘어나면서 각종 방송에서도 그들을 볼 수 있는 기회가 늘었습니다. 최근 온 가족이 시청하는 일일드라마들 중 시청률 1위를 기록한 KBS '힘내요 미스터 김'의 중심인물로 '리철룡'이란 탈북청소년이 출연하고 있고, 지난 설 연휴에는 탈북 여성들의 결혼 생활과 설맞이 풍경이 방송되는 등 탈북 민들의 존재감이 높아져 갑니다. 

하지만 탈북 민들의 국내 생활 적응은 녹록치 않은 듯합니다. 지난해 탈북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한국교육개발원 탈북청소년교육지원센터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 대상자 287명 중 106명은 '한국을 떠나 다른 나라에서 살고 싶다'는 질문에 ‘동의한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즉 3명 중 1명이 한국을 벗어나고 싶어 했던 것이죠.

특히 탈북청소년들의 경우 성인보다 감수성이 예민한 시기에 북한과 다른 또래문화에 자연스레 동화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인 듯합니다.

탈북청소년이란 북한에서 출생해 현재 한국에서 거주하는 만 6세 이상 24세 이하의 북한이탈주민을 지칭합니다. 지난해 국내 탈북청소년 수는 1992명을 기록했습니다. 탈북청소년은 국내의 일반 청소년들과 마찬가지로 정규학교에서 교육을 받을 수 있으나 상당수가 문화차이 및 학습부족, 탈북 기간으로 인해 나이와 체격, 말투 등으로 따돌림을 겪는다고 하더군요. 따라서 중도에 학업을 포기하거나 대안학교에서 검정고시로 학력취득을 대체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이러한 배경으로 탈북청소년들에게 새로운 교육의 장을 주기 위해 지난 2006년 경기도 안성에 최초로 새터민 아이들을 위한 학교인 '한겨레 중고등학교'가 설립됐습니다. 20~30명 내외의 소수 인원이 있는 대안학교와 달리 한겨레 중·고등학교는 전체 학급 수 10학급에 200여명의 탈북청소년이 재학 중입니다. 국내 보통 학생들처럼 탈북 청소년들이 서로 어울려 교복을 입고 학교생활을 경험할 수 있는 정규학교입니다.

일반 중·고등학교의 경우 3월에 신입생들이 입학을 하지만 한겨레 중고등학교는 탈북청소년들이 수시로 입학합니다. 그러나 부모님과 설레는 입학 준비하는 보통 학생들과 달리 탈북청소년 상당수는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학교에서 제공하는 학생복을 수선해 물려 입는 것이 현실입니다. 

하지만 더 안타까운 소식은 탈북청소년 체격이 남한 학생보다 왜소한데다 팔다리가 짧은 특징이 있어 물려 입는 교복이 몸에 잘 맞지 않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요즘 학생들처럼 몸에 밀착되거나 디자인을 살리는 트렌드를 따라가기 보다는 과거 형제들의 교복을 낡은 교복을 계속 대물림하던 시절처럼 3년 내내 큰 옷을 몸에 걸치는 수준에 머물 수밖에 없는 것이죠.

이에 학생복 브랜드 스쿨룩스는 올해부터 탈북청소년에게 교복을 후원한다고 합니다. 학생 체형 분석을 통해 교복을 제작하는 노하우를 토대로 탈북청소년의 체형을 분석하고 학교와 디자인 논의를 통해 제작단계부터 무상지원에 나선다고 하더군요.

최근 여기저기 알리기에만 초점을 둔 듯한 기업 소식으로 사회공헌 활동이 '일회성 행사'에 그치는 듯 여겨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얼핏 접한 스쿨룩스의 '희망의 손길' 소식은 절실히 도움이 필요한 곳에 뻗치고자 하는 기업의 노력에 절로 미소가 지어더군요.    

어느새 해마다 국내에 거주하는 탈북 민들은 더욱 늘어나 누군가의 가족, 친구, 이웃으로 우리 사회의 구성원이 됐습니다. 이제는 스쿨룩스 교복 후원과 같은 기업의 도움뿐만 아니라 탈북 민들을 향한 우리의 따뜻한 시선과 포용력도 절실하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