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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25시] '고수익·경영' 같은 王道…결국 대상의 문제

정금철 기자 기자  2013.03.04 12: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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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지난해에 이어 새해에도 글로벌 경제 둔화 우려가 지속되면서 개미들의 우울한 투자일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여기에 일말의 희망을 가졌던 실적시즌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수익률은 하향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데요.

이런 상황에서 주목할 점은 대형주가 작년과 비교해 약세를 보이는 것과 대조적으로 중소형주가 힘을 받으면서 증권사들의 추천종목 수익률에도 격차가 생기고 있다는 부분입니다. 최근 펀드평가사인 제로인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상당수 증권사들이 제시한 '추천종목 포트폴리오' 수익률도 대부분 마이너스였습니다.

이런 가운데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의 시대가 점차 저물고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거래가 활기를 띄면서 이 부문 추천종목에 관심을 갖는 투자자들도 늘고 있습니다. 실제 금융투자협회의 최근 자료를 보면 거래 수수료를 공개한 31개 증권사의 MTS 평균 수수료는 1200원 정도로 영업점과는 비교할 것도 없고 1600원대인 HTS에 비해 저렴합니다.

이 같은 수수료 메리트 외에도 시공간 제약 없이 이용 가능하다는 점에서 MTS 거래 규모는 매년 급증세를 나타내고 있는데요. 최근 한국거래소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주문매체별 거래현황을 집계한 결과 2009년 유가증권시장 전체 거래에서 MTS 차지 비중은 2.4%였으나 작년에는 15% 수준으로 6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코스닥에서도 14% 정도로 증가세가 확연했습니다.

반면 같은 기간 HTS를 통한 거래대금 비중은 코스피 35.90%, 코스닥 68.49%로 각각 전년대비 5%p, 6%p 정도 감소했습니다.

저 역시 증권기자인 만큼 시장에 대한 감을 유지할 목적으로 적당한 수준에서 주식 거래를 하고 있습니다. 여기저기 돌아다닐 곳이 많다보니 HTS보다는 MTS를 애용하고 있는데 증권사 간 체계 비교 등 주식투자와 비슷한 목적으로 몇 개의 MTS를 돌려가며 사용 중입니다. 

   
문자메시지로 전송된 D증권사의 MTS 추천종목 수익률 차트섹션. = 정금철 기자
그런데 이렇게 가끔씩 주식투자를 하다가 보면 한 달에 하나 또는 두 개 정도 종목을 추천, 문자로 보내주는 거래 증권사들의 문자메시지 전송 서비스(SMS)에도 눈길이 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최근 우연치 않게 전체 상황을 둘러볼 일이 생겨서 그간 스마트폰 메시지함에 쌓인 종목추천 관련 문자들을 보던 중 흥미로운 사실을 하나 알게 됐습니다.

타 증권사에 비해 D증권사의 SMS 추천종목들이 독보적으로 뛰어난 성적을 거두고 있던 것이죠. 이 증권사에는 작년 6월부터 이달 현재까지 12개 종목을 추천했고 이 가운데 11개 종목의 주가가 올랐습니다. 수익률 평균은 15%가량입니다.

현재 대형주의 부진한 흐름 속에 MTS·HTS·웹트레이딩시스템(WTS)을 막론하고 상당수 증권사의 추천 포트폴리오는 시장 벤치마크인 KOSPI200이나 코스피지수에 비해서는 양호한 편이지만 괄목할 정도의 플러스 성과를 거둔 곳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 정도 수익률은 어디서든 충분히 자랑할 수 있는 수준이죠.

추천종목 수익과 관련한 호기심에 평소 친분이 있던 D증권사 애널리스트에게 비결을 물어봤습니다. 돌아온 답변은 의외로 김이 빠질 정도였습니다. 자사 애널리스트들의 종목분석을 바탕으로 실적이 견고한 저평가 종목을 한데 묶어 애널 간 의견 취합 후 다소 안전한 종목 위주로 추천한다는 답변이었습니다.

다른 증권사들이 각사 애널리스트들의 분석에 더해 자체 개발 계량모델, 금융공학 등 듣지도 보지도 못한 선진적 투자기법으로 수익률 향상을 꾀하는 작금의 상황에서 '기본에 충실하라'는 가장 원초적인 투자격언이 다시 한 번 가슴에 아로새겨지는 순간이었습니다.

다만 이 증권사는 얼마 전 실적압박에 따른 영업직원 자살 의혹으로 도마 위에 올랐던 증권사라 일말의 씁쓸함이 남습니다. '기본에 충실하라'는 투자 격언이자 경영의 기본방침을 자사 직원들에게도 관대하게 적용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