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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가이드] 美 시퀘스터 발효 불구, 코스피는 '갈길 간다'

"상승추세에 무게, 1990~2040p 박스권 등락 예상"

이수영 기자 기자  2013.03.04 11: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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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지난주 국내증시는 해외발 악재와 호재가 뒤엉킨 한주였다. 해외 이슈 중 가장 눈길을 끈 것은 이탈리아 총선 결과였지만 오히려 실제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친 것은 미국 연방정부 재정 자동삭감, 이른바 시퀘스터 발효 여부였다.

이탈리아 총선은 유력 정당들이 모두 단독 내각 구성을 위한 과반의석 확보에 실패하며 연정을 구성할 수밖에 없는 난처한 상황에 빠졌다. 정당마다 성향이 크게 달라 연정 가능성도 크지 않다는 회의론이 지배적이다. 당분간 유로존은 이탈리아 정치권의 혼돈상태를 반영해 불확실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시퀘스터 결국 발효, 시장 영향은 제한적

이탈리아와 함께 시장의 관심을 가장 끈 국가는 미국이었다. 미국은 국채와 모기지를 중심으로 금리가 상승 중이다. 이를 미국 경제의 회복 징후로 받아들이며 양적완화를 비롯한 그간의 금융정책이 어느 정도 효과를 거뒀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었다.

   
4일 코스피 지수는 지난 주말 미국의 시퀘스터 협상 불발 소식이 전해졌으나 상대적으로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상승 출발했지만 오전 11시 현재 기관발 경계 매물이 출회되며 약보합권에서 등락을 거듭 중이다. ⓒ 네이버 증시 캡처
금리 상승세와 관련해 벤 버냉키 연방준비위원회(FRB) 의장은 '경기 회복의 징후'라고 스스로 언급하기도 했다. 특히 버냉키 의장은 하원 의회에 출석해 "양적완화 정책이 주택과 자동차 등 내구소비재에 대한 수요 증가를 이끌고 이것이 다시 주택시장 회복세로 이어져 경제 전반에 걸친 선순환 구조가 탄탄해졌다"고 덧붙였다.
 
미국 경제의 활력이 일정 수준 회복되는 분위기가 감지됨에도 버냉키 의장은 기준금리 인상 등의 정책은 꺼내 들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혀 시장의 호응을 얻었다.

버냉키 의장 발언 외에도 시장의 주목을 끈 것은 단연 시퀘스터와 관련된 움직임이다. 시퀘스터가 의회 협의 결렬로 결국 발효되면서 시장에는 어느정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오는 27일 무렵 예산안 협상을 전후로 타협점을 찾을 것이라는 의견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시퀘스터의 주요 내용은 지난 2011년 8월 부채한도 2조1000억달러 증액에 합의하면서 같은 해 11월까지 별도 합의가 없을 경우 2013년부터 향후 10년 간 1조2000억달러의 재정지출을 줄이기로 한 것이다.

민주당은 고소득자에 대한 추가 증세와 보조금 축소를 통해 1200억달러의 재정적자를 줄이는 감축안을 제시한 반면 공화당은 증세에 반대해 미디케어(노인의료보장), 메디케이드(저소득층 의료보장) 등 사회보장 지출 축소를 주장해왔다.

정치권의 시각차가 컸던 만큼 합의 실패는 이미 예견됐던 일이었다. 이를 반영하듯 지난 주말 다우지수는 소폭 상승세로 마감하는 등 시장 충격은 크지 않았다.

임노중 아이엠투자증권 연구원은 "지출 축소가 메디케어, 실업급여 등은 포함되지 않아 경제에 광범위하게 악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며 "특히 추가 협상을 통한 타결 가능성도 열려 있어 다시 경기침체를 유발할 가능성은 낮다"고 내다봤다.

임 연구원은 "다만 오는 27일까지 본예산을 확정해야 하고 5월18일까지는 부채한도 협상이 마무리돼야 한다"며 "이들 협상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을 경우  큰 혼란을 초래할 수도 있어 정치권의 의지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중국 양회 개막, 中 소비 관련주·소재주 주목

특히 국내경제는 수출 주도형 개방형 경제인 탓에 해외발 이슈에 민감한 만큼 당분간 미국 경제와 경기 변동을 주의 깊게 지켜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특히 미국 경제는 우리 증시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치는 한편 중국은 우리 경제 펀더멘털에 바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하는 탓이다.
 
소비를 중심으로 미국 경기는 당분간 일시적으로 둔화하면서 글로벌 경기와 주식시장에 부담이 될 가능성이 높다. 소비 둔화의 원인으로는 △소득세율 인상 △유류비 상승 △금리 상승 추세 △시퀘스터 시행에 따른 심리 악화 등이 꼽힌다.

조선기 SK증권 안산지점장은 "미국의 경우 재정절벽 해소 과정에서 고소득자의 소득세율 인상과 급여세율 감면 종료 등의 조치를 시행해 소비심리가 다소 위축되는 모습"이라며 "미국인의 소비심리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유류가격 상승도 내구 소비재 주문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최근 금리 인상 움직임도 소비 증가에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투자정보 제공업체 굿세이닷컴에 따르면 시퀘스터의 실행으로 인한 사회보장비 지출 감소와 세금인상 역시 미국민들의 소비심리 위축을 부추기고 있다.

또한 3일과 5일(현지시간) 각각 개막하는 중국 정협과 전인대, 즉 양회에도 글로벌 투자자들의 시선이 쏠려 있다. 본격적인 '시진핑노믹스'의 시작을 알림과 더불어 도시화와 소비확대 등 경제 구조 전환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되는 까닭이다.

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양회 관전 포인트는 신형 도시화로 대변되는 인프라투자 확대와 부동산 규제 확대로 압축된다"며 "양회 이후 부동산 규제 강도와 인프라 투자 확대 정도에 따라 시장 반응이 다소 엇갈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중국은 소비주도 경제구조 변화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터라 1차적으로는 중국 소비 관련주, 2차적으로는 철강 등 소재주에 모멘텀이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국내증시는 1990~2040포인트 사이 박스권 등락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하지만 코스피의 경우 글로벌 증시와의 디커플링(엇갈림) 현상을 해소하는 차원에서 상승 포지션 쪽에 무게를 두고 박스권 등락을 거듭할 것이라는데 전문가들의 의견이 모이고 있다.

증권사별로 하나대투증권은 "글로벌 증시의 전반적인 변동성이 안정되고 있다"며 "양적완화 정책에서 시작된 유동성 효과와 더불어 국내증시의 디커플링 해소 과정이 진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한금융투자 역시 "시퀘스터 발동으로 미국의 정책 불확실성이 낮아질 수 있어 기업 심리에 긍정적일 것"이라며 "국내증시는 상반기 박스권 수렴 과정에서 저점을 높여가는 반등 국면이 펼쳐질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한양증권은 "교란요인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매수세가 유지되며 국내증시의 양호한 상승흐름이 기대된다"며 "역차별 해소의 연장선상에서 봐야 한다"고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했다.

한편 굿세이닷컴은 전국 증권사 지점장 40인으로부터 추천 받은 주간 추천종목으로 △바이오랜드 △보령메디앙스 △영보화학 △차바이오앤 △노루페인트 등 5종목을 선정했다. 또한 지난주 추천종목 중 가장 높은 주간 수익률을 기록한 것은 11.72% 상승한 KG이니시스 였으며 농우바이오(6.35%), LG전자(2.47%), 엔씨소프트(2.11%), 코리안리(0.43%) 순이었다.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베스트 지점장은 지난주에 이어 조선기 SK증권 안산지점장이 선정됐다. 5종목 합계주간수익률 38.15%를 기록한 조 지점장은 대형우량주 중심의 묵직한 투자전략과 모멘텀 투자에 강한 면모를 지닌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