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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일 복잡한 셈법, 朴정부 경제팀 첫 시험대될 듯

韓 수출 경쟁력 타격 우려 상황들 잠복…대처방향에 '눈길'

임혜현 기자 기자  2013.03.04 10:3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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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박근혜 정부가 출범, 주요 인선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정부의 첫 시험대가 '국제경제·금융'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 부문은 정부의 경제팀이 상대적으로 약한 분야로 꼽히는 쪽이라 복잡하게 얽혀있는 현 상황에 어떻게 대응해 나갈지 방향 설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인민은행쪽에서 "환율전쟁에 대한 모든 준비를 끝마쳤다"는 입장을 표명하고 있고 미국은 시쿼스터(연방정부 예산 자동삭감) 현실화, 일본은 엔화 양적완화(아베노믹스) 등 주요 경제강국들이 자국 이기주의를 보이거나 급물살을 타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현오석 경제부총리는 오랜만의 '경제부총리직 부활'이라는 타이틀을 갖고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만큼, 경제부처를 총괄하는 역할을 주문받고 있다. 다만 현 내정자는 구 경제기획원 출신으로 주로 정책통으로 경력을 쌓아왔다. 세계은행 근무 경험이 있지만 전체 경력으로 볼 때에는 직접적으로 외환시장을 다룬 사람은 아니라는 평가다.

조원동 청와대 경제수석은 거시정책에 강한 관료지만 국제금융에 정통한 이력을 갖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만 2일 수면 위로 부상한 신제윤 금융위원장 내정자의 경우, 글로벌 이슈를 다뤄본 경험이 풍부한 편에 속한다. 신 내정자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당시 금융분과장으로 일했다. 당시 권오규 전 경제부총리로부터 최고 협상가 중 한 명으로 꼽힐 정도였다고 한다. 2010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때는 G20재무차관회의 의장 역할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에는 한미 통화스와프 문제를 다뤘다.

한국 경제팀…복잡한 셈법 풀어나갈 대처력 여부에 촉각

이렇게 일단 기본적인 틀은 갖춘 경제팀이지만, 이번에 국제경제의 상황은 기본기 정도로 풀기에는 녹록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토빈세 마련 등 현재 논의되는 해법으로 미국과 일본, 중국에서 동시에 몰아닥치는 쓰나미를 모두 제어할 수 있을까?박근혜 경제팀의 첫 과제가 하필 이들 구성원들의 '주전공'이 아닌 '국제금융'이 될 것이라는 점에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임혜현 기자

즉 이번 국제경제 상황은 미·중의 갈등이 표면화되는 가운데 복잡한 셈법이 등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런 상황은 우리 같은 경우 경제적으로 중국에 크게 의존하지만 그 의존성을 탈피하는 카드를 적절히 사용해 미국의 역할론을 끌어내는 것으로 위기를 벗어나야 한다는 뜻으로 귀결된다.

한국은 특히 북한이란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안고 있어 미국과 일본, 중국에서 몰아닥치는 파고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면 경제적으로 타격을 입으면서 세계경제 주체들의 투자 등에서 외면받을 확률이 더욱 높다.

시퀘스터 타격은 기정사실, 일본과 중국 '환율전쟁' 강화 가능성 주시 필요

이런 상황에서 우선 눈길을 끄는 것은 시퀘스터, 그리고 아베노믹스와 중국발 환율전쟁 등 환율 문제라고 할 수 있다.

미국 정치권은 시퀘스터 방지를 위해 막판 타협을 시도했으나 결국 무위에 그쳤다. 이에 따라 오는 9월까지 연방정부 지출을 850억달러(약 91조8000억원) 삭감하는 조치를 골자로 하는 시퀘스터가 공식 발동됐다.

이런 상황에서 향후 우리의 대미 수출에 부정적 영향이 닥칠 것은 확실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홍준표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2월26일 '미국, 시퀘스터 피할 수 있나?' 보고서에서 "(미국 경제가) 단기적으론 감축 연기로 경제적 충격은 제한적이지만 중장기적으론 미흡한 재정건전성으로 성장 동력이 약해질 수 있다"면서 연내 합의가 도출되더라도 이런 중장기성장률 둔화로 우리나라의 대미 수출이 악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일본의 경우도 우리 수출 관련으로 당국의 역할론이 강조되고 있지만, 당장 대응 방법이 마땅찮은 상황이다. 코트라의 2월28일 '엔저에 따른 수출 경쟁력 현황 및 전망' 보고서는 엔저 가속으로 해외에서 우리 주력 상품의 수출 둔화 현상이 가시화 될 것으로 우려했다.

특히 일본 기업들은 현재 자국의 정책과 관련, 심리적 상승 흐름을 타는 것으로 보인다. 3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일본 당국이 지난 1월 2374개 상장기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수출로 이익을 낼 수 있는 엔·달러 환율은 평균 83.9엔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이는 지난해 같은 달 조사 결과인 82.0엔보다 1.9엔 상승(엔화 가치 하락)한 것으로 환율 손익분기점이 오른 것은 6년 만에 처음이다. 앞으로의 엔화 약세 추세에 대한 기대감이라고 풀이할 수 있지만, 보기에 따라서는 엔고(엔화 강세)에 대한 수출 기업들의 경계감이 누그러지면서 '자신감' 문제가 더 크다는 분석이다.

중국은 환율전쟁 준비 완료 등 인민은행 고위관계자 발언이 나오고 있지만, 일단 홍콩의 명보 등 주요 언론이 장관급 이상 각료 가운데 상당수를 유임시키는 등 안정 위주의 인사를 할 것으로 이번 전인대 전망을 내고 있다. 이 전망이 맞게 되면 금융계 지도부 진용에 거의 변화가 없이 금리 자유화와 위안화 국제화 등의 개혁 정책이 계속 추진된다.

그렇게 되면 중국은 위안화 국제화 진전에 따라 절상 가능성을 안고 갈 것으로 분석된다. 즉 중국과 수출가격 경쟁력에서 우리의 경쟁력을 높이는 쪽으로도 작용할 전망이다. 다만 중국이 성장동력을 투자에서 소비로 전환하고 있어, 한국은 중국 시장 접근성을 더욱 높여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는데, 우리 당국은 이런 내수 중심으로의 방점 이동과 그로 인한 틈새 파고들기를 적절히 이끌어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결국 미국과 일본의 움직임에 우리가 현재 당장 쓸 수 있는 카드가 마땅찮은 만큼, 중국의 성장률 둔화 가능성이 한국의 대중 수출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비장한 각오로 중국 내수 시장에 대한 접근성을 강화하고 이를 선점하기 위한 비전과 노력을 경제팀이 민간에 제시해 줄 필요가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