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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컷] '눈 맞추기' 기업은행, '불통 고집' 청와대

조국희 기자 기자  2013.03.02 14: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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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2월26일 IBK기업은행 여자배구팀이 인삼공사와의 경기에서 승리를 거뒀습니다. 이 경기가 끝나고 기념촬영 자리도 잠시 마련됐는데요. 사진은 기념촬영 준비를 하려고 대열을 대충 잡아보기 시작한 상황에서 한 부행장급 임원이 얼굴이 아닌 뒷모습을 제공(?)하고 있는 장면입니다.

   
2월26일 기업은행-인삼공사간 여자배구경기가 기업은행의 승리로 끝난 뒤, 한 기업은행 임원이 선수들에게 다가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날 기업은행에서는 조준희 행장 및 부행장급 임원들이 다수 경기장을 방문, 응원전에 참여했다. = 임혜현 기자

보통 기사화되는 혹은 은행 내부 자료로 남기는 사진을 살펴보면 선수들과 관계자들이 한데 모여 같은 방향을 보며 '화이팅'을 외치고 있는 모습이 대부분인데, 이 사진의 경우 임원이 자세를 낮춰 선수와 눈을 맞추는 행동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또 이야기를 나누는 선수는 편하게 앉아 눈을 맞추고 있지만, 다른 선수들은 서로 다른 방향을 보거나 하는 그야말로 편한 모습입니다.
 
선수들이 긴장한 모습을 보이지 않는 걸 보면, 아마 아까 경기 잘 봤다거나 하는 내용이거나 신상 이야기를 묻는 등 그야말로 소소한 이야기가 오갔나 봅니다. "이 분이 구단쪽의 높은 분이 아닌 팬으로서 다가와 소소한 이야기를 하고 있구나"하고 선수들이 느꼈을 거란 짐작입니다. 
 
이런 공식적인 기사에는 쓰기 어려운, 스냅 사진처럼 찍힌 사진을 보면서 지도자들의 소통이란 이런 편하게 격식없는 모습이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봤습니다.
 
새 정부 취임식이 끝났지만, 아직 장관 등 주요기관장 인선이 지연되고 잡음도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한때 인기를 끌었던 '청와대 이전론'이 절로 생각나는 답답한 대목인데요. 물론 청와대 이전론은 그간 대통령이 바뀔 때마다 쉬지 않고 나왔던 이야기지만, 이번에는 일각에서 대선공약으로 내세우면서 그 격이 한층 달라지기도 했습니다.
 
현재 청와대와 대통령 집무실 위치는 국민들과의 거리가 너무 멀어 권위주의 상징처럼 받아들여진다는 게 문제입니다. 경복궁 뒤편 북악산 기슭에 자리잡은 청와대는 비서관이 대통령에게 보고하려 해도 차를 타고 이동해야 할 정도로 내부 공간 배치에도 문제가 많답니다. 이런 환경에서는 대통령이 국민과 교감을 하기 어렵다는 문제도 생각해 볼 법합니다.
 
대통령이 국민과 소통을 하는 방법에는 여러 채널이 있습니다. 가령 노무현 전 대통령은 임기 중 국민들과의 의견 교류에 나름대로 신경을 썼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퇴임 후에도 격의없는 네티즌들과의 소통을 진행하려 시도했습니다. 미국의 루즈벨트 전 대통령은 임기 중에 대공황에 맞서서 경제를 살려냈는데, 그 원동력을 '노변정담'으로 불리는 그야말로 편안한 스타일의 라디오 연설과 이를 통해 국민들과 공감대를 형성한 데서 찾기도 합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꾸준히 지적된 '불통 리더십' 우려를 여전히 안고 있지요. 그 결과, 취임 직전 역대 대통령 중 가장 낮은 지지율을 기록한 채 첫발을 내디뎠습니다. 부디 박 대통령이 소통과 화합의 정신을 십분 발휘해 '불통'의 꼬리표를 빨리 떼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