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현대자동차가 지난해 국내시장에 야심차게 선보인 '프라미엄 유니크 라이프스타일(Premium Younique Lifestyle)' 브랜드(이하 PYL)가 현재까지 이렇다 할 성적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고객과 감성적 소통을 확대하기 위해 다양한 콘셉트 마케팅을 실시하고 있지만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는 상황. 이에 PYL이 이러한 상황에 몰리게 된 까닭은 무엇인지, 또 이를 극복할 방법은 없는지 살펴봤다.
'PYL'은 현대차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20·30대의 젊은층을 공략하기 위해 만든 서브(Sub) 브랜드다. 기존 '프리미엄 유스 랩(Premium Youth Lab)'을 새롭게 명명한 것으로, 현재 라인업에는 벨로스터와 i30, i40 등 3차종이 포진돼 있다.
그동안 개별 모델과 기업 이미지 광고에 주력해오던 현대차가 수입차 브랜드에 대응하기 위해 꺼내든 전략이기에 론칭 당시 업계로부터 엄청난 주목을 받은 바 있다.
현대차 역시 이러한 주목에 걸맞은 TV 광고와 프로모션 등을 진행하며 브랜드를 알리기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잘못된 설정 탓이었을까. PYL이 가진 파워를 제대로 발휘하지 못한 채 저조한 성적을 보이면서 이를 향한 다양한 지적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계속 떨어지는 'PYL' 판매량…"성적보다 고객 개성표현 중요"
최근 계속되는 내수 경기 침체로 인해 국내 완성차 브랜드들의 판매량이 위축되고 있지만, 현대차는 어려운 악재 속에서도 선방하고 있다. 지난 1월 엑센트와 그랜저, 에쿠스의 경우 전년 동월 대비 18.8%, 14.9%, 32.5% 증가했으며, 비록 아반떼와 쏘나타가 각각 16.1%와 7.7% 감소했지만 5000대를 훌쩍 넘긴 판매량을 기록해 국내 판매실적면에서 선전했다.
현대자동차는 독특한 개성과 스타일을 대변하는 'PYL 브랜드'를 통해 단순한 '차종 브랜드' 의미를 넘어 해당 소비층의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 현대자동차 |
반면, 벨로스터와 i30, i40 등 PYL에 속한 모델들의 판매량은 전년 동월 대비 각각 △58.1% △55.7% △45.0% 감소한 △166대 △763대 △299대로 총 1228대를 기록해 다른 차종에 비해 심각한 판매 부진이 눈에 띄게 구별된다.
이러한 판매 부진 현상은 PYL 론칭을 전후로 크게 변화가 없다. 론칭 직전인 7, 8월 벨로스터와 i30, i40의 판매량 합을 살펴보면 각각 △2208대 △1876대를 기록했다. 물론 론칭 당시(2012년 9월)에는 3261대를 기록하며 PYL 효과를 보는 듯 했지만 이후 △2678대(10월) △2225대(11월) △2225대(12월) 등으로 다시 판매 하락세를 걷고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판매 실적이 좋지 않은 세 가지 모델을 함께 묶어 PYL이라는 브랜드 하에 판촉활동을 강화했지만, 소비자들에게 크게 어필하지 못한 탓에 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게 아니냐고 지적했다.
뿐만 아니라 현대차 동급 모델과 비교해 낮은 가격경쟁력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있다.
출시 당시 괴물차라고 불리며 세간의 이목을 주목시켰던 준중형 벨로스터(2195만~2345만원)는 아반떼(1365만~1955만원)와 비교해 400만원 정도 가격이 높으며, 중형 차종인 쏘나타(2040만~2980만원)와 비슷한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i40(2605만~3245만원) 역시 쏘나타 및 그랜저(3012만~4093만원)와 가격이 겹친다.
특히 최근 수입차 브랜드들은 20·30대를 적극 공략하기 위해 비교적 저렴하고 세련된 디자인의 준중형 및 소형차들을 선보이고 있어, PYL은 대중성과 가격경쟁력 모두 크게 어필하지 못했다는 평이다.
이에 현대차 관계자는 "대부분의 국내소비자들은 대중성(세단)을 선호하고 있지만, PYL 브랜드를 통해 마니아층을 위한 특별한 마케팅을 시도 중인 것이다"라며 "20·30대를 타깃으로 정했다고 가격을 무조건 저렴하게 할 수도 없는 상황이고, 상품성을 고려하고 정했기에 적합한 가격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전략은 좋은데 '애매한 정체성' 탓…"더욱더 노력해 헤쳐 나갈 것"
아울러 PYL의 또 다른 문제는 본래 의도인 '대중과의 소통' 부재가 제기됐다. 본래 마케팅을 통해 고객과 감성적인 소통, 즉 고객 생활양식에 눈높이를 맞춘 감성적 마케팅으로 고객을 이해시키고 감동시켜야 하지만, 현재 PYL은 자신들의 일방적인 입장만을 표출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대자동차는 젊은 세대를 타깃으로 한 독특하고 유니크한 제품을 출시하는 한편, 이들이 열광하는 타업종 브랜드와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PYL 브랜드'의 정체성을 확립해 나가고 있다. ⓒ 현대자동차 |
유럽 스타일의 고급스러움을 표현한 i30와 i40는 실용성과 경제성을 강조한 모델인 반면, 벨로스터의 경우 실험정신으로 차별화가 돋보이는 모델이다. 이처럼 모델 하나하나를 놓고 보면 강점들이 많은 모델들임에도 불구하고 성격이 상이한 차량들을 PYL이란 브랜드로 묶어, 생소하게 느낀 소비자들에게는 오히려 거부감으로 다가왔던 것이다.
물론 현대차는 PYL 유니크 앨범 발표를 비롯해 △오토 런웨이 쇼 △할로윈 파티 △유니크 뮤직 배틀 △페스티벌 △오토캠핑 등 이색적이고 다양한 마케팅과 대규모 광고 등을 통해 대대적인 PYL 알리기에 열중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들을 통해 PYL이란 브랜드가 소비자들에게 익숙해지긴 했지만 정확한 의미가 전달되지 못하며, 소비자들은 해당 차종들과 PYL의 연관성을 쉽게 떠올리지 못해 오히려 반발 효과를 증대시키고 있다. 결국, 현대차는 브랜드 광고의 핵심인 브랜드와 고객이 서로 공유할 수 있는 감정을 확산시키고 공감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놓쳐버린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가 국내 완성차의 선두주자로써 새로운 시도를 한 도전정신에는 충분히 칭찬을 받아 마땅하다"며 "하지만 개성이 강하고 성격이 다른 차량들을 연관시키다 보니 본래 의도인 고객층과 감성적 소통을 통해 감동이 제대로 전달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PYL 정체성에 대해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에 현대차 관계자는 "이색적이고 상징적인, 대중적인 면에서 벗어난 모델을 선정한 결과 벨로스터, i30, i40와 같은 개성적인 모델들이 포함된 것"이라며 "젊은 고객층을 위한 새로운 시도와 도전이기에 아직 부족한 것은 사실이고 시행착오를 겪으며 발전하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이어 "지속적으로 꾸준히 수입차에 대응하는 것은 물론 젊은 고객층을 위한 새로운 노력, PYL 브랜드만의 독특한 매력을 전달하기 위한 다양한 마케팅을 통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