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코스피가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위원회(FRB) 의장의 양적완화 지속 발언에 힘입어 하루 만에 소폭 상승세로 돌아섰다. 코스닥은 정책 수혜가 기대되는 게임주를 중심으로 종목별 강세가 진행되며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연방정부의 예산 감축(시퀘스터) 우려가 불거진 가운데 버냉키 의장의 발언이 전해지자 코스피는 오전 한 때 2010선을 돌파하기도 했다. 그러나 장중 경계매물이 쏟아지며 상승폭은 크지 않았다. 2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4.03포인트(0.20%) 오른 2004.04로 마감했다.
◆투신 매물출회 진정세, 외국인 이틀째 순매도
이날 시장에서 개인은 504억원을 순매도했으며 개장 초 순매수를 보였던 외국인도 오후 들어 일부 물량을 털어내며 209억원 순매도로 거래를 마쳤다. 기관은 투신권의 매물부담이 300억원 안팎으로 줄어든 가운데 금융투자와 연기금의 매수 흐름에 힘입어 총 665억원 매수 우위를 기록했다.
프로그램매매는 사자세가 우세했다. 차익거래에서 551억3600만원, 비차익거래 역시 464억3200만원의 순매수를 보여 총 1000억원 규모의 매수 우위를 기록했다.
업종별로는 혼조세였다. 전기가스업이 4.18% 급반등했고 음식료업, 의료정밀, 의약품, 운수창고, 통신업 등도 1% 넘게 올랐다. 반면 건설업이 1.03% 밀렸고 비금속광물, 종이목재, 보험, 철강금속 등은 약세였다.
시가총액 상위종목도 희비가 엇갈렸다. 삼성전자가 보합을 유지한 가운데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기아차가 1% 안팎 반등했고 한국전력은 5%대 급등했다. 신한지주와 KB금융, SK텔레콤도 강세 마감했다. 반면 포스코가 0.84% 내린 것을 비롯해 삼성생명, 삼성전자 우선주, LG화학, SK하이닉스, SK이노베이션, 현대중공업 등은 하락했다.
주요종목 중에서는 화장품 관련주의 동반 상승세가 돋보였다. 내수 침체 속에서도 차별화된 실적 모멘텀이 두드러진다는 분석에 힘입어 에이블씨엔씨가 6% 넘게 치솟은 것을 비롯해 코스맥스, 한국콜마도 각각 6.79%, 1.64% 올랐다.
현대글로비스는 저평가 매력이 부각된 가운데 해외 물류 확대로 인한 성장 모멘텀이 돋보이며 외국인 매수세가 몰리면서 4.38% 뛰었다. 만도는 계열사인 만도차이나홀딩스가 홍콩증시에 상장을 추진한다는 소식에 4% 가까이 반등했다. SBS미디어홀딩스는 SBS그룹주 중에서 가장 저평가됐고 광고 경기가 회복되면서 저평가가 해소될 것이라는 분석에 3.55% 상승했다.
반면 효성은 작년 4분기 연결 영업이익이 전분기 대비 91.2% 급감했다는 어닝쇼크 소식에 7% 넘게 주저앉았다.
전일 뉴욕증시는 경제지표 호조와 함께 버냉키 의장의 양적완화 지속 발언이 오재로 작용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국내증시 역시 상승출발한 이후 상승폭은 다소 줄었지만 하루 만에 반등세를 시현했다.
다만 이탈리아 총선 최종결과가 발표되면서 유로존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시장의 부담으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이영곤 하나대투증권 투자정보팀장은 "국내증시의 경우 2000선 지지가 유지되면서 관망 분위기가 우세한 상황"이라며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하고 엔화가 강세로 돌아서면서 자동차 등 수출주에 대한 단기 트레이딩적 접근을 감안할 시점으로 보인다"고 조언했다.
이 팀장은 "종목별 투자심리는 견고하기 때문에 수급이 양호한 중소형주를 중심으로 대응하는 게 유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는 상한가 1개를 비롯해 463개 종목이 올랐고 하한가 1개를 비롯해 345개 종목이 내렸다. 75개 종목은 보합이었다.
◆코스닥 4개월 만에 530선 회복
코스닥은 이틀 연속 상승하며 530선을 돌파했다. 코스닥이 530선을 넘은 것은 지난해 10월16일 넉 달여 만에 처음이다. 27일 코스닥 지수는 전일대비 4.80포인트(0.91%) 오른 533.36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시장에서는 개인이 613억원을 순매도한 반면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72억원, 464억원을 순매수해 상승 분위기를 주도했다.
상당수 업종이 강세를 보인 가운데 디지털컨텐츠, 유통, 기타제조, 컴퓨터서비스, 코스닥신성장기업이 2%대 올라 상승폭이 컸다. 소프트웨어, IT소프트웨어, 출판/매체복제, 제약, 종이/목재, 건설, 금속 등도 오름세였다. 반면 통신서비스와 운송, 인터넷, 정보기기, 금융, 비금속 등은 약세 마감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도 대부분 강세였다. 셀트리온이 0.71% 올랐고 CJ오쇼핑이 1.98% 상승하며 시총 순위 2위자리를 굳게 지켰다. 서울반도체, CJ E&M, 동서, GS홈쇼핑, 포스코 ICT, 씨젠, 젬백스, 에스엠도 상승세를 탔다. 반면 파라다이스가 1.53% 밀렸고 SK브로드밴드, 에스에프에이, 파트론이 하락했으며 다음은 보합이었다.
특히 박근혜 정부가 문화콘텐츠 사업을 국정과제로 제시한 것과 관련해 게임주의 연속 강세가 두드러졌다. 위메이드가 모바일 게임 '윈드러너' 흥행에 따른 실적 개선 기대감과 함께 모바일 메신저 '라인'에 탑재될 것이라는 전망이 불거지며 5% 가까이 치솟았다. JCE와 조이맥스도 6~7%대 급상승했다.
포스코엠텍은 소재사업 매출 확대와 해외부문 확대에 따른 지속적인 외형성장이 기대된다는 평가에 힘입어 3% 넘게 올랐고 인프라웨어는 모바일 오피스의 매출 급증과 고객 다변화에 따른 시장점유율 상승이 이어질 것이라는 업계 평가에 4.41% 뛰었다.
안철수 전 서울대교수의 정계 복귀설이 불거지며 '안철수 테마주'의 움직임도 심상찮았다. 다믈멀티미디어가 상한가를 기록했고 오픈매비스와 안랩 등도 각각 13.15%, 6.25% 치솟았다.
이날 코스닥 시장에서는 상한가 8개를 비롯해 539개 종목이 올랐고 하한가 없이 367개 종목이 내렸다. 93개 종목은 보합이었다.
한편 원/달러 환율은 사흘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버냉키 의장의 양적완화 유지 발언이 위험자산 선호 심리를 자극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2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3.60원(0.33%) 내린 1084.40원에 마감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