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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도어 브랜드, 기능성 제품이 없다?

일상복으로 제품군 확대…기능성 이유로 고가마케팅 논란

조민경 기자 기자  2013.02.26 14:5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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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1. "겨울산 등반에 입을 수 있는 패딩 좀 보여주시겠어요?" 등산마니아인 30대 강모씨는 혹한에 대비한 등산복을 마련하기 위해 A백화점 내 코오롱스포츠 매장을 찾았다. 그러나 일상생활에서 입을 수 있는 제품들만 있을 뿐 수많은 패딩 중에 겨울 등산에 적합한 것은 없다는 얘기에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2. 20대 직장인 정모씨는 지난달 노스페이스에서 롱패딩을 구입했다. 여성복 브랜드 제품을 살까도 잠시 고민했지만, 요즘은 아웃도어 브랜드 패딩이 일상에서도 무리 없이 입을 수 있게 나오고 비싼 가격만큼이나 보온성, 기능성이 우수해 더 따뜻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아웃도어 활동에 최적화한 기능성을 이유로 고가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아웃도어 브랜드들이 평상복 시장을 넘보고 있다. 고기능성 아웃도어 위주에서 일상생활에 착용할 수 있는 옷으로 제품군 범위를 넓혀가고 있는 것.

   
올겨울 인기를 끈 노스페이스 롱패딩(좌)과 플래시백 자켓. ⓒ 노스페이스
노스페이스는 재작년 '화이트라벨' 라인을 론칭하며 일찌감치 일상복으로 활용 가능한 아웃도어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 라인은 아웃도어 활동에 적합한 기능성을 기본으로 패션성을 가미해 일상복으로 활용이 가능한 제품을 추구하고 있다.

해당 라인의 지난해 F/W시즌 제품으로 출시된 여성용 '플래시백' 자켓은 기능성에 일상생활 착용에 손색없는 디자인으로 완판을 기록하기도 했다. 

코오롱스포츠는 별도 라인은 만들지 않았지만 기존 라인 제품에 디자인 등 패션성을 더해 일상생활에도 무리 없이 착용할 수 있는 제품 비중을 지속 늘려가고 있다. 특히, 기존 트레킹, 트래블, 익스트림 3개 라인 중 일상생활에 보다 쉽게 적용할 수 있는 트래블 라인 제품으로 많이 선보이고 있다. 그 결과, 트래블 라인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2011년)대비 25~30% 가량 상승했다.

빈폴아웃도어도 도시에서 즐기는 어반아웃도어를 표방하며, 레저나 아웃도어 활동뿐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착용이 가능한 제품을 내놓고 있다. 이 외에 아이더는 캐주얼 라인 제품을 강화하고 있는 추세며, 블랙야크 제품도 일상생활에서 착용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노스페이스 관계자는 "가벼운 아웃도어나 일상생활에 활용할 수 있는 제품 비중을 늘리고 있다"며 "특히, 기존 라인은 기능성을 그대로 유지하며 화이트라벨 라인을 통해 일상생활에도 적합한 제품들을 지속 선보일 것이다"고 말했다. 

코오롱스포츠 관계자 역시 "소비자들이 패션성을 가미해 일상생활에서도 착용할 수 있는 제품을 많이 찾고, 이로 인해 매출 역시 성장세를 그리고 있다"며 "기능성에 따라,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다양한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아웃도어 브랜드들이 일상복으로 제품군 범위를 확대해 나가는 것은 소비자 선택권 확대 측면에서 환영받고 있지만 한편으론, 일상복 시장을 넘보는 것으로 경쟁심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게다가 아웃도어 브랜드들이 기존 고기능성 제품에 적용했던 고가정책을 일상복 제품에 그대로 반영하고 있어 더욱 논란이 되고 있다.

실제 일상생활에서 활용 가능한 아웃도어 제품들은 기존 하이킹, 등산 등 아웃도어 활동에 초점을 둔 제품에 비해 기능성 소재 사용 정도가 적음에도 여전히 비싼 가격이 매겨지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아웃도어 브랜드들이 라이프스타일 제품들을 출시하고 있는데, 기능성 소재 등이 덜 적용되는 제품에도 아웃도어 브랜드 파워를 앞세워 비싼 가격을 책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한국패션협회 관계자는 "아웃도어 제품은 원단소재가 일반의류와 차이가 있어 가격차이가 나는 것이 당연하다"면서도 "그러나 기능성에도 차이가 있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가격을 책정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