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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몰이' 상장지수펀드, 합성 ETF로 '대세 굳히기'

금융당국 의지로 상반기 중 상장…신용 리스크 헤지가 성공 여부 판가름

정금철 기자 기자  2013.02.26 14:5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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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시장의 외면에서 벗어나 다양한 기초자산 풀과 저렴한 수수료가 다시 부각되며 금융투자업계는 물론 투자자들까지 주목했던 합성(Synthetic) ETF(상장지수펀드)가 상반기 국내 시장에 첫 선을 보이게 됐다.

22일 금융위원회(위원장 김석동)는 '제3차 정례회의'에서 합성 ETF 도입 등이 주요내용인 한국거래소(이사장 김봉수)의 '유가증권시장 상장규정' 개정안을 승인, 상장규정 시행세칙 및 상장가이드라인 등 하위규정 개정을 거쳐 상반기 중 상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거래소는 국고채 레버리지 ETF, 구리실물 ETF 등 작년 내놓은 새로운 자산운용에 자신감을 얻어 금융위와 협의, ETF시장의 상품다양성과 자산운용 능력을 높이기 위해 합성 ETF의 도입 근거를 마련했다.

합성 ETF는 주식·채권 등을 편입하는 전통적 ETF와 달리 장외스왑거래 등을 활용, 지수를 복제·추종한다. 스왑 거래상대방이 기초지수 수익률 제공을, IB(투자은행)이나 증권사 등 운용사는 거래상대방 위험관리 등을 담당하는 것으로 운용사 추종지수 투자 성과에 따라 수익·가격 폭이 결정된다.

◆기초자산 홍수 속 투자자 피해 최소화 총력

합성 ETF의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는 것은 스왑계약으로 생기는 담보물 대차의 신용 리스크 및 거래상대방 부실 여부와 맞물린 손실 가능성이다. 이런 이유로 합성 ETF의 경우 스왑거래 상대방인 운용사의 능력은 물론 금융당국의 공시의무 강화 등 리스크 관리와 체계상 지원이 필수적이다.

실제 최근 IOSCO(국제증권감독관리기구) 등 글로벌 및 주요국 감독기구는 합성 ETF 관련 거래상대방 위험관리, 담보물 관리 등 담보관리 규제 및 공시 의무를 강화하고 있다.

금융위는 합성 ETF의 스왑 특성에 맞춰 거래상대방 위험을 관리하기 위한 △진입 △운용 △퇴출 △공시 규제체계를 마련할 방침이다. 우선 매매인가, 신용등급 등 거래상대방의 자격요건을 신설하고 거래상대방의 위험성이 상품 계속성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경우 상장폐지까지 검토 중이다.

합성 ETF의 거래상대방은 장외상품 매매인가를 갖춘 신용등급 'AA-' 이상, 영업용순자본비율(NCR) 250% 이상의 업체다. 운용상 독립을 위해 운용사와 증권사가 계열구조로 엮여서도 안 된다.

또한 금융위는 ETF 운용사에 거래상대방 위험 평가·관리체계 및 적정 담보자산과 비율, 정산 기준, 관리기관 제한 등 담보관리체계 구축을 의무화하고 거래상대방에 위험공시의무를 부과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금융위와 거래소는 ETF 상장을 위한 최소 신탁원본액 규모를 50억원에서 70억원으로 늘리고 상품 지속가능성, 상장신청인 내부통제 제도 적절성 등의 상장심사도 강화하는 한편 소규모 ETF는 반기별로 점검해 상장폐지 가능 근거를 마련하기로 했다.

상장 1년 경과 상품 중 설정액 50억원 미만 또는 최근 6개월간 일평균 거래대금이 500만원 미만인 경우 관리종목 지정을 거쳐 상장폐지 수순에 이르는 식이다. 다만 올 상반기에는 소규모 ETF 중 향후 투자자 피해가 우려되는 종목의 자진 상장폐지를 이끌기로 했다.

◆합성 ETF '글로벌 추세' 맞춰 국내 업계도 분주

이날 거래소에 따르면 유럽·홍콩 ETF시장에서 합성 ETF는 신흥국가·복수국가지수 등 직접운용이 어려운 기초자산 위주로 전체 40%가량의 비중을 차지하며 기존 실물 ETF와 함께 발전하고 있다.

   
장외스왑거래 등을 활용, 지수를 복제·추종하는 합성 ETF의 도입이 가시화함에 따라 상품 개발을 위한 금융투자업계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 네이버 블로그 캡처
이들 국가가 합성 ETF 시장을 키우는 것은 취급이 어려운 기초자산의 활용으로 수익 구조를 창출, 투자자의 기대를 충족하고 궁극적으로 시장을 더욱 발전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투자자들은 IB와 증권사 등이 상품 운용을 맡는 만큼 기존 상품 보수와의 연계성과 함께 상품 개발과 관련한 일반 운용사의 부담 감소로 수수료에서도 메리트를 갖게 된다.

금융투자업계의 말을 빌면 KB자산운용은 지난달부터 이머징해외채권을 추종지수로 국내 한 대형증권사와 합성 ETF 개발을 준비하며 시장 선점을 위한 준비에 돌입한 상태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해외거래소에 상장한 합성 ETF 가격을 추종하는 재간접형태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월드지수와 이머징마켓 추종 상품을 계획하고 있다. 홍콩 ETF시장에서 확고한 위치를 다진 미래에셋자산운용도 해외 경험을 바탕으로 외국계 증권사까지 파트너십을 확장하고 있다.

최중성 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장보는 "합성 ETF 투자자 보호를 위해 글로벌 규제논의를 수용, 거래상대방 위험 및 담보관리 체계 구축을 의무화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는 것처럼 도입을 예정한 만큼 운용사들에게도 할 수 있는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