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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살아난 '취임식 징크스' 코스피 2000선 턱걸이

朴테마주 급락, 정책 수혜주 반등까지 시간 걸릴 듯

이수영 기자 기자  2013.02.25 16:0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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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취임식 징크스'가 5년 만에 되살아났다. 1983년 주가지수가 시가총액 방식으로 바뀐 이후 전임 이명박 대통령을 빼고는 역대 대통령 취임식 당일 주가가 모두 하락한 것이다. 18대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한 25일에도 국내증시는 낙폭은 적지만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내림세를 보였다.

25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9.37포인트(0.46%) 내린 2009.52로 마감했다. 개인과 외국인 순매수가 이어졌지만 펀드 환매 행렬에 밀린 투신이 기관발 매도세에 불을 붙이면서 상승 반전에는 실패했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750억원, 321억원을 순매수한 반면 기관은 투신이 1600억원 가까운 현물을 내던지며 총 971억원 매도 우위를 기록했다.

프로그램 매매도 비차익거래를 중심으로 팔자세가 우세했다. 차익거래에서 967억800만원 순매수였으나 비차익거래는 1309억3700만원의 순매도를 기록해 총 400억원 규모의 매도 우위로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일제히 약세…현대차 2%대 밀려

업종별로는 하락업종이 더 많았다. 전기가스업과 의료정밀이 나란히 2% 넘게 밀렸고 운수장비, 건설업, 운수창고, 철강금속, 기계, 유통업, 제조업, 의약품 등이 하락세를 탔다. 반면 은행이 1.03% 오른 것을 비롯해 섬유의복, 통신업, 비금속광물, 종이목재, 금융업, 전기전자 등은 상승세를 보였다.

시가총액 상위종목도 대부분 약세였다. 삼성전자가 153만원에서 제자리걸음을 했고 현대차와 현대모비스가 나란히 2% 넘게 밀렸다. 기아차도 1% 가까이 하락했고 포스코, 삼성생명, 삼성전자 우선주, 한국전력, 현대중공업 등도 1~2%대 하락했다. LG화학, SK하이닉스, SK이노베이션, 신한지주 등도 약세였다. 시총 순위 15위 내에서 상승종목은 KB금융과 SK텔레콤 뿐이었다.

주요종목 중에서는 미래에셋증권이 실적 호조에 따른 업계 호평이 이어지며 2% 넘게 올랐다. 백산은 삼성 플립커버 판매량 확대로 인한 매출증가 전망이 제기되며 1% 가까이 상승했고 미창석유는 원재료 가격 하락에 따른 이익개선 가능성에 힘입어 12.54% 치솟았다.

CJ CGV는 1분기 실적 개선 기대감이 작용하며 5.88% 급등했고 한국콜마 역시 실적 개선 가능성이 호재로 작용해 3.45% 강세를 기록했다. 포스코가 인수전에 참여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STX팬오션도 0.40% 소폭 강세로 장을 마쳤다. 한국거래소는 이날 포스코에 대해 인수 검토 보도와 관련한 조회공시를 요구했다. 답변 시한은 오늘 오후 6시까지다. 반면 동화약품은 지난해 실적 부진 소식이 전해지며 3.59% 내려갔다.

'취임식 징크스'는 피하지 못했지만 금융투자업계는 새정부 출범 첫해 증시가 강하게 반등하곤 했던 경험을 떠올리며 기대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새정부 첫해 코스피 평균 27%↑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1988년 이후 대통령 임기 1년차를 맞은 해 코스피 지수는 평균 27.7% 상승했다. 2년차의 상승률은 더 커 32.4%에 달했다. 반면 3~5년차에는 지수 등락률이 각각 -2.5%, -1.2%, 0.2%에 불과해 대조를 이뤘다.

이 증권사 박상민 연구원은 "정권 교체와 정부의 상반기 예산 조기 집행에 대한 기대감이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주식시장에서 '새정부 효과'를 기대하려면 좀 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특히 상당수 정책 관련주들이 취임식 이전에 큰 폭으로 상승하며 효과가 미리 반영되는 바람에 가격 거품이 적잖은 상황이다.

25일 LIG투자증권에 따르면 통계적으로 대통령 취임 이후 코스피와 코스닥은 소폭 상승했다가 열흘 뒤에는 확실한 조정세를 보였다.

이 증권사 지기호 투자전략센터장은 "새 대통령 취임으로 인한 기대감으로 지수가 오르다가 취임식을 계기로 차익실현 매물이 늘어나는 게 원인"이라며 "곧 예정된 3월 만기일도 조정에 적잖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런 이유로 새정부 정책 수혜주에 대한 투자는 장기적인 안목으로 구체적인 법안이 제시된 뒤에 접근하는 게 안전해 보인다. 또한 중국과 유로존 등 대외 이슈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국내증시에 적잖은 영향을 미치는 중국증시가 최근 부동산 규제 및 GDP 하향조정 탓에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권준하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당초 중국 수혜주로 분류됐던 업종들의 약세가 눈에 띄는 상황"이라며 "중국 상해증시가 하락 추세를 멈추고 2300포인트 수준을 지지할 것인지 여부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권 연구원은 또 "오늘은 대통령 취임식 뿐 아니라 이탈리아 총선 결과와 미국 시퀘스터 같이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 관망세가 짙을 수밖에 없었다"며 "다만 새정부의 정책 모멘텀이 기대되는 업종과 IT 업황 개선과 관련한 개별 종목들에 트레이딩 관점으로 접근하는 것은 고려할만하다"고 조언했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는 상한가 1개 등 318개 종목이 올랐고 하한가 2개를 비롯해 480개 종목이 내렸다. 92개 종목은 보합이었다.

◆코스닥, 中企 지원책에 '잠깐' 웃었는데…

코스닥은 박근혜 정부의 중소기업 육성 지원 정책이 주목받으면서 장중 530선을 돌파하기도 했다. 그러나 오후 들어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며 약보합으로 거래를 마쳤다. 25일 코스닥 지수는 전일대비 1.09포인트(0.21%) 내린 527.27로 마감했다.

이날 시장에서 개인은 107억원을 순매도했으나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48억원, 164억원을 순매수했다. 업종별로는 혼조세였다. 섬유·의류가 2.50% 오른 것을 비롯해 코스닥 신성장기업, 출판·매체복제도 1% 넘게 뛰었다. 통신장비, 제약, 기타서비스, 정보기기 등도 강세였다.

반면 통신서비스가 2.19% 떨어졌고 비금속, 소프트웨어, 통신방송서비스, 디지털콘텐츠, 유통, IT소프트웨어, 기타제조 등이 1% 넘게 하락했으며 방송서비스, 화학, 음식료·담배, 코스닥중견기업, 반도체, 인터넷 등도 약세였다.

시가총액 상위종목도 희비가 엇갈렸다. 셀트리온이 1.25% 올랐고 파라다이스가 1.03% 상승하며 CJ오쇼핑을 제치고 시총 순위 2위에 등극했다. 에스에프에이, 포스코 ICT, 씨젠, 젬백스 등도 상승세를 탔다. 반면 CJ오쇼핑과 서울반도체 SK브로드밴드, 파트론 등이 2% 넘게 내렸고 다음, GS홈쇼핑, 동서, 에스엠 등도 약세였다. CJ E&M은 주가 변동이 없었다.

특징주 중에서는 씨그널정보통신이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주식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에 상한가로 치솟았다. 대한약품과 유진기업은 실적 발표에 희비가 엇갈렸다. 차별화된 이익 성장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에 힘입어 대한약품이 소폭 강세 마감한데 반해 유진기업은 지난해 영업손실이 117억7600만원을 기록했다는 소식에 4% 넘게 주가가 내려갔다.

제닉도 작년 실적 부진 소식에 2.00% 내렸고 솔고바이오 역시 지난 22일 장 마감 후 공시를 통해 작년 영업손실과 순손실이 각각 56억원, 110억원이라고 밝힌 탓에 8.26% 급락했다.

'박근혜 테마주'는 일제히 급락했다. 보령메디앙스가 가격제한폭까지 폭락했고 아가방컴퍼니도 8.99% 급락세를 보였다. EG 역시 8% 넘게 밀렸다. 개장 초 급등세를 탔던 키스톤글로벌 역시 오후 들어 하락반전해 0.15% 내림세로 장을 마무리했다.

한편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하루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이탈리아 총선 등 유로존 내 정치적 리스크가 안전자산 선호심리를 자극한 까닭으로 분석된다. 25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1.60원(0.15%) 오른 1086.30원에 거래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