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주식시장에 뛰어든 개인투자자들이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뭘까? 단연 '부화뇌동(附和雷同)'이 아닐까 한다. '친구가 장에 간다니까 거름통 지고 따라나서 듯' 증권가에 떠도는 온갖 뜬소문에 휩쓸려 투자에 뛰어드는 행태가 바로 그것이다. 불행스럽게도 결과는 자명하다.
투자자는 고기를 잡기 위해 먼 바다로 나선 어부와 비슷하다. 배 안 가득 고기를 잡아 만선의 기쁨을 안고 귀항하기를 간절히 바란다. 바다는 때로는 조용하지만 갑작스럽게 폭풍우가 치고 격랑이 일며 일순간 배를 집어삼킬 듯 하기도하다. 격랑을 뚫고 그물을 내린다 해도 그물 안에 고기가 들지 확신할 수 없다. 모든 것이 불안하고 두렵다.
공자의 제자인 안자에게 어느 사공이 말했다. "수영을 잘하는 사람은 노를 몇 차례 움직여보기만 해도 배 젓는 법을 금방 배울 수 있고 잠수에 능한 사람은 배를 본 적이 없더라도 금방 배를 저을 수 있다."
나중에 안자가 이 이치를 공자에게 물었다. 그러자 공자 왈 "수영을 잘하는 사람은 물을 의식하지 않기 때문에 배를 쉽게 저을 수 있고 잠수에 능한 사람은 설령 배가 뒤집히더라도 당황하지 않는다."
스스로 수영을 잘하기 때문에 물에 빠지는 것이 두렵지 않은 이는 오로지 배 젓는 일에만 전념할 수 있다. 또 잠수를 잘하는 이는 배가 엎어지거나 뒤로 물러나는 등 온갖 위험이 닥쳐도 그것이 마음을 어지럽히지 않는다. 때문에 여유가 있으니 하고자 하는 일에 집중할 수가 있는 것이다. 무릇 인간 심리와 세상이치는 이런 것이다.
과학적이고 정확한 분석 없이 묻지마 투자에 나서거나 공포와 패닉에 휩싸여 투매에 뛰어드는 행동은 모두 같은 심리상태에 기인한 행동이다. 그리고 밑바닥에는 자신감 없는 어지러운 마음, 스스로의 선택을 확신할 수 없는 움츠린 마음이 있는 것이다.
사랑하는 아들의 머리 위에 놓인 사과를 향해 화살을 쏜 윌리엄 텔의 마음은 어땠을까? 그 역시 활쏘기와 관련해서는 거칠 것 없는 자신감을 가지고 있었지만 아들 머리 위에 놓인 사과는 상당한 심적 부담이고 피하고 싶은 일이었을 것이다.
윌리엄 텔의 아들은 "난 아버지를 믿어요"라며 스스로의 자기 머리 위에 사과를 얹었고 아들의 믿음에 자신감을 찾은 윌리엄 텔은 이내 활시위를 당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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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지 않는 마음, 두려워하지 않는 마음은 바로 여기서 시작되며 그것은 무언가를 잘 해내기 위해 그리고 스스로 진정 원하는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 갖추어야 할 필수조건이다.
이강률 우리투자증권 원주지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