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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목포대양산단 "시민은 봉?"

나광운 기자 기자  2013.02.25 05: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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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삼학도 파도 깊이 스며드는데 부두의 새악시 아롱 젖은 옷자락 이별의 눈물이냐 목포의 설움 삼백년 원한 품은 노적봉 밑에 임 자취 완연하다….'

목포의 눈물과 함께 시작해 개항 110년이 넘은 전남 목포시가 민간산단 개발을 놓고 '시민감사 청구'라는 초유의 사태에 빠졌다.

목포시는 대양동 일원에 3000억원의 사업비를 투자해 토지보상과 산업시설용지를 개발하는 '목포대양산단 조성공사'를 진행하면서 당초 목포시의 사업승인이 대양산단(주)의 특수목적법인으로 지난해 2월 사업승인자가 바뀌면서 갖가지 의혹에 휘말리게 됐다.

국내굴지 건설사와 공영기관이 참여하는 민간산단이 각종 의혹에 휘말리게 된 첫 번째 시발점은 공영개발의 경우 100% 경쟁입찰 방식으로 조성단가가 낮아지고 투명성이 보장되나, 민간산단은 사업시행자가 100% 수의계약으로 공사를 진행할 수 있어 개발단가가 올라가고 이에 분양가가 올라갈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자본금 1억원의 특수목적법인으로 설립된 대양산단이 3000억원의 사업을 시행하면서 5%(500만원)의 지분을 투자받고 산업시설용지 개발에 참여시킨 신동아 건설과 새천년 건설의 경우 투자 지분의 수 백배에 이르는 95억원의 공사를 수의계약으로 안전하게 참여하는 특혜까지 안겼다.

이와 같이 500만 원의 지분을 투자한 업체는 수십억원의 공사를 하면서 산업용지 개발공사를 하고 분양이 이뤄지지 않을 때 목포시가 분양을 책임지는 매입확약서까지 받는 로또격의 보험을 들었다. 분양율이 50%에 그친다면 목포시는 시민의 혈세로 산업용지 999.554㎡의 절반을, 수 천억원을 들여 매입한다는 확약서를 시민의 동의도 없이 민간 사업자에게 제출한 것.

이것은 대양산단이 100% 민간업체가 투자하는 민간산단이 아닌 목포시가 시의 재정규모 수십%에 달하는 돈을 보태고 민간업체가 돈을 챙기는 특혜라는 시민단체의 의심을 키우기에 충분하다.

목포시는 대양산단과 준공 시 50%, 준공 1년 후 32%, 준공 2년 반 후에 18%로, 준공 2년 반 후에 100% 미분양용지를 매입해주기로 실질적인 채무보증 협약을 했다. 또한 대양산단과  공사비 차입 조건으로 한국투자증권에 연 5.5%의 이자율로 계약, 선이자를 포함한 금융비용 부담 510억원을 지불할 예정이다. 

이에 최홍림 목포시의원은 "시민단체와 연계해 빠른 시일에 '시민감사청구'를 하겠다"며 "목포시가 지분을 투자한 사업에 대해 자료를 요구하면 담당자는 이런저런 핑계로 자료제출요구를 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시민단체의 한 관계자는 "대양산단사업은 앞으로 목포시의 돈 먹는 하마가 될 것"이라며 "목포시의 개념 없는 분양책임각서 보증행위는 전례 없는 관행으로 의회의 승인절차도 없이 이뤄진 점 등은 시민들이 꼭 되짚어봐야 할 것"이라고 주민감사청구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국민의 녹봉을 받는 공무원의 신분으로 일방적인 업무추진과 억지로 시민의 소리를 무시한다는 여론이 비등한 사업에 대해 목포시장과 시는 시민의 소리를 듣고 설득하는 신중한 사업추진의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