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쌍용건설이 8년 만에 다시 워크아웃(기업회생절차)을 신청한다. 2004년 10월 이후 두 번째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쌍용건설은 완전자본잠식 상태로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며 유동성이 극도로 악화된 상태다. 당장 이달 28일 만기가 도래하는 600억원 규모의 채무를 결제하지 못할 경우 부도 위기에 몰린다.
또한 증시 퇴출을 막기 위해서라도 채권단에 워크아웃을 신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상장폐지를 피하기 위해서는 자본잠식 상태에서 벗어나야 하지만 기한은 다음달 말까지로 여유가 없다.
워크아웃 신청이 받아들여질 경우 채권단의 채권 회수는 유예되며 감자와 출자전환, 신규자금 지원이 가능하다. 그러나 쌍용건설을 둘러싼 채권단의 눈초리는 싸늘하다. 워크아웃에 들어가려면 채권금융기관의 75% 이상이 동의해야 한다. 하지만 쌍용건설의 경우 채권단과 전 최대주주인 캠코가 추가 자금 지원을 놓고 대립하고 있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채권단 측은 최대주주였던 캠코가 회사 부실에 대한 책임을 지고 700억원 규모의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출자 전환에 나서야 1500억원 규모의 출자전환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캠코는 "최대주주 지위를 최근 23개 채권기관에 넘겨 더 이상 책임질 이유가 없다"며 버티고 있다. 이런 가운데 캠코가 보유지분을 넘기기 전인 지난달 경영평가위원회에 김석준 회장의 해임안을 통과시킨 것이 채권단과 임직원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김 회장은 쌍용그룹 창업주인 고(故) 김성곤 회장의 차남으로 1983년부터 30여년 동안 쌍용건설의 사령탑으로 재직했다. 특히 첫 번째 워크아웃 돌입 당시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통해 회사 정상화에 앞장선 바 있다.
그러나 캠코가 지분 떠넘기기로 회사 부실의 책임을 비켜간 가운데 회장 해임 추진이라는 의결권만 행사하는 것에 대해 채권단과 회사 임직원들은 공개적으로 비난을 쏟아내는 모양새다.
한편 쌍용건설은 1998년 IMF 외환위기 당시 그룹이 해체되며 이듬해 3월 워크아웃을 신청해 4년 만인 2004년 회생절차를 마무리 지었다.
하지만 2011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주택경기 침체 영향으로 유동성 위기에 빠지면서 2년 연속 적자를 기록,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으며 지난 8일 코스닥 시장에서 거래가 정지됐다. BB+였던 회사채 신용등급도 5단계 하락한 B-로 하향조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