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기자수첩] 저축은행 '골칫거리' 추측성 보도 자제할 때?

이종희 기자 기자  2013.02.22 16:53:31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지속되는 경기 불황 탓에 저금리·저성장을 추구하는 금융권에서 저축은행 매물은 관심 밖의 사항인 것으로 보인다.

근래 영남·서울저축은행이 예금보험공사가 관리하는 가교저축은행으로 넘어갈 것이라는 당국 입장이 나오면서, KB금융에서 저축은행 인수에 나설 것이라는 설이 나돌았던 경우를 보자. 우리금융은 서울솔로몬·삼화저축은행을 인수했고 제일2·에이스저축은행은 하나금융으로 넘어갔다. 토마토저축은행을 거두었던 신한금융은 지난 1월 예한별저축은행을 추가로 인수했다.

이에 제일저축은행 하나만 인수한 KB금융에서 저축은행을 인수할 차례가 됐다는 분석이 나온 것이다.

하지만 단순히 하나 더 인수하라는 식의 산술적 평균 맞추기(?)는 KB금융 속사정과는 너무 다르다는 생각이다. 은행수익 비중이 높은 KB금융은 타 은행과는 다르게 캐피탈사가 없는데 굳이 하나를 더 갖게 된다면 이쪽에 눈길을 둘 일이지, 저축은행 추가 인수라는 문제에 열을 올릴 건 아니라는 풀이도 가능하다.

실제로 KB금융은 제일저축은행을 인수한 경험이 있으나 지난해 KB저축은행이 300억원대의 손실을 냈다는 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연이은 부실사태와 대출금보다 예수금이 훨씬 많은 취약한 수익구조 등으로 저축은행의 이미지는 점점 하락해 매각이 어려워지고 있다.

잔존해 있는 저축은행에서도 구조조정 여파로 고객 이탈이 가속화돼 기반붕괴가 우려된다며 영업력 회복을 호소하고 있다.

여기저기 아우성대는 호소에 저축은행과 매물로 나오게 될 가교저축은행 앞에 당분간 '골칫거리'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닐 것으로 보인다. 한편 고사 직전에 몰린 저축은행을 구하기 위해 금융위에서는 저축은행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19일 밝혔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당국의 태도 취하기는 물론이고, 언론의 보도 행태에도 신중에 신중이 요구되는 영역이 바로 이 저축은행 인수 문제 아닌가 싶다. 그렇잖아도 정권 교체기라고 해서 온갖 눈치보기 행태가 사회와 경제 전반에 퍼지고 있다.

이런 때에 한두 푼도 아닌 애물단지를 이번 기회에 하나 더 인수하라는 식으로 당국이나 언론이 막무가내로 말하는 건 지양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