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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칼럼]정보화 사회와 논술

프라임경제 기자  2007.02.13 09:5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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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운전 중에 라디오를 듣다가 괜찮은 노래를 듣게 되었다. 곡의 선율이 참 좋아 제목이 나오면 잘 외워두어야지 했는데 결국 무슨 노래인지 듣지 못하고 지나가고 말았다. 집에 도착해 혹시나 해서 기억나는 노랫말 일부를 검색해 보았더니 곧바로 그 노래 제목과 음악파일까지 화면에 나타났다. 'only what I do'라는 흔하디 흔한 구절로 마술처럼 단 한 번에 원하는 노래를 찾은 것이다.

 정보화 사회에서 정보는 이처럼 가까운 곳에 있다. 물론 필자가 찾은 것은 널리 개방된 보편적인 정보이며, 보다 전문적인 정보를 찾기 위해서는 더 많은 노력과 비용을 들여야 한다. 그렇더라도 인터넷 상에서의 검색은 도서관에서 묵은 책더미에 파묻혀 씨름하던 과거의 경험이 무색할 정도로 신속하고 정확하다. 단지 텍스트만을 찾아 주는 것이 아니라 그림이나 음악, 동영상까지도 한꺼번에 줄줄이 이어져 나온다.

 정보 검색이라는 단편적인 경험은 일부에 불과하다. 이제 인간에게 있어서 뇌 속에 더 많은 정보를 저장하는 것은 더 이상 큰 의미가 없게 되었다. 뇌를 대신할만한 보조기억장치들이 도처에 널려 있기 때문이다. 산재한 정보가 오히려 '정보 공해'처럼 여겨지는 오늘날, 많은 정보를 자신의 PC에 갖고 있다는 것도 뿌듯해 할 일이 아닌 것이다. 정보의 양이 문제가 아니라 이 많은 정보 중 어떤 것을 선택하고 선택한 것들을 기반으로 어떻게 새로운 정보를 만들어 낼 것인가가 관건이 됐다.

 최근 들어 논술고사 비중이 높아진 것은 이 같은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선다형 고사가 주로 지식의 축적과 산출된 결과를 평가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 논술은 결과를 산출해내는 과정에 주목한다. 특정 결과를 산출해내기 위해서는 정보를 축적하는 과정에 더불어 필요한 정보를 추출, 조합하며 그들을 비판적으로 평가하고 추론하는 과정이 수반된다. 이 과정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것이 논술 답안이다.

 정보를 많이 갖고 있다고 해서 정보화 사회의 리더가 되는 것이 아니듯, 많이 알고 있다고 해서 논술을 잘 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논술 답안 작성 과정에서는 알고 있는 지식 중 질문에 해당하는 것을 끌어 모으고 재단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또한 그 내용을 표현하는 것도 중요하다. 제한된 분량에 맞게 생각 덩어리를 적절히 쪼개고, 그 뜻이 잘 드러나게 서술해야 설득력 있는 답안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김수연

약력 : 현) 비타에듀 에플논구술연구소 강사 및 수석연구원         

중앙일보 NIE논술연구소 논술 첨삭위원

경향신문·세계일보·한국경제·프레시안 논술 칼럼니스트

영남사이버대학교 논술지도학과 강사

                                   경원대학교 평생교육원 논술지도사 양성과정 강사

                                   교육사랑·유니텔 교원 직무연수 논술 강사

                                   이화여자대학교 졸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