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코스피 지수가 급등 하루 만에 숨고르기에 돌입하며 2010선대로 물러났다. 미국 연방준비위원회의 양적완화 속도조절 가능성이 부각된 탓에 투자심리가 일부 위축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전일 뉴욕증시 역시 다우지수가 하루 만에 1만4000선 아래로 밀리는 등 약세를 면치 못했다.
2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9.42포인트(0.47%) 내린 2015.22로 마감했다. 개인이 7거래일 만에 소폭 순매수로 돌아섰고 외국인도 어제에 이어 2000억원 이상의 현물을 쓸어 담았지만 기관발 매도세가 발목을 잡았다.
이날 시장에서 개인은 124억원, 외국인은 2695억원을 순매수했다. 반면 기관은 펀드 환매 요구에 밀린 투신이 2500억원어치 넘는 물량을 쏟아내며 총 2638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프로그램매매 역시 비차익거래를 중심으로 매도세가 우세했다. 차익거래에서는 484억3800만원의 순매수를 보였으나 비차익거래는 1098억2200만원의 순매도가 몰려 총 600억원 규모의 매도 우위를 기록했다.
◆투자심리 급랭, 전기전자 제외 전업종 하락
업종별로는 전기전자를 제외한 모든 업종이 내림세였다. 철강금속, 의료정밀, 은행, 종이목재, 비금속광물이 1% 넘게 하락했고 화학, 통신업, 음식료업, 증권, 운수창고, 서비스업, 금융업 등도 하락했다.
시가총액 상위종목들도 대부분 내렸다. 삼성전자가 0.32% 추가 상승하며 155만원으로 거래를 마쳤고 현대모비스, 기아차, SK하이닉스, 현대중공업이 소폭 상승세를 탔다. 반면 현대차와 포스코가 각각 0.46%, 1.75% 하락했고 삼성생명, 삼성전자 우선주, 한국전력, LG화학, SK이노베이션, KB금융, SK텔레콤은 내렸다. 신한지주는 보합이었다.
주요종목 중에서는 방산주의 움직임이 돋보였다. 북한의 추가 핵실험 징후가 포착됐다는 소식에 휴니드가 2.38% 오른 것을 비롯해 코스닥 종목인 빅텍, 퍼스텍, 스페코 등도 5~10%대 급등했다.
넥센타이어는 SUV 차량용 고급 타이어 신제품 출시에 따른 매출 확대 기대감이 작용하며 7% 넘게 뛰었으며 동원F&B는 중국 국영 식품유통업체 광밍그룹과 캔참치 수출을 위한 업무제휴를 맺었다는 소식에 5.69% 올라 이틀째 강세였다.
반면 고려아연은 실적개선 전망에도 불구하고 전일 국제 금 가격이 7개월 래 최저치로 하락했다는 소식에 3% 넘게 밀렸다. 현대엘리베이 역시 운영자금 마련을 목적으로 1109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한다는 소식에 6.25% 주저앉았다.
우리 시간으로 오늘 새벽 공개된 지난달 미국 FOMC 회의록에 따르면 일부 위원들이 양적완화 속도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 내용이 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전문가들은 연준이 지나친 채권 매입에 따른 금융안정성 저해 등 부작용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영곤 하나대투증권 투자정보팀장은 "연금의 자금 회수 가능성이 불거지면서 투자심리가 다소 위축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국내증시는 그간 벌어졌던 글로벌 증시와의 격차를 좁히는 과정이 추가적으로 진행될 수 있어 만약 추가 조정이 일어날 때는 낙폭이 과했던 수출주를 중심으로 트레이딩하는 것이 유리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 증권사 장진욱 연구원 역시 "글로벌 증시에 부담이었던 경기 둔화 우려가 점차 완화되고 있어 조정 시 저가매수에 나서는 전략도 가능하다"면서도 "24~25일 이탈리아 조기 총선과 다음주 미국 시퀘스트 등 이벤트가 이어지는 만큼 주말로 갈수록 관망심리가 우세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장 연구원은 또 "엔화약세에도 불구하고 국내 IT와 자동차 업종이 양호한 상황에서 외국인, 연기금의 순매수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며 "대형주에 비해 소형주가 상대적으로 성적이 좋은 만큼 당분간 실적이 좋은 소형주 중심으로 트레이딩 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조언했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는 상한가 5개 등 280개 종목이 올랐고 하한가 2개 등 530개 종목이 내렸다. 74개 종목은 보합이었다.
◆새 '안철수 테마주' 탄생? 코미팜 上
코스닥 역시 기관발 매물이 부담으로 작용하며 엿새 만에 소폭 하락했다. 21일 코스닥 지수는 전일대비 1.25포인트(0.24%) 내린 524.44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시장에서 개인은 27억원, 외국인은 130억원을 순매수한 반면 기관은 123억원을 순매도했다.
대부분의 업종이 내렸지만 기계/장비가 1.34% 오른 것을 비롯해 방송서비스, 의료/정밀기기, 제약, IT부품, 코스닥벤처기업, 통신장비, 제조 등은 상승했다. 반면 통신서비스, 금융, 음식료/담배, 일반전기전자, 건설, 컴퓨터서비스, 반도체, 오락/문화 등은 1% 넘게 밀렸고 기타제조, 화학, 금속, 운송장비/부품 등도 하락했다.
시가총액 상위종목도 대부분 약세였다. 하지만 셀트리온과 CJ오쇼핑이 나란히 0.19%, 1.75% 올랐고 CJ E&M도 소폭 상승했다. 젬백스는 시총 상위종목 중 유일하게 상한가를 쳤다.
특징주로는 문화콘텐츠 관련주의 동반 강세가 눈에 띄었다. 박근혜 정부의 5대 국정과제에 창의교육 문화국가가 선정돼 문화콘텐츠 산업 육성과 관련한 수혜주로 꼽힌 까닭이다. 캔들미디어가 상한가로 뛰어올랐고 오로라도 7.69% 치솟았다. 대원미디어도 1% 가까이 상승세를 탔다.
인프라웨어는 스마트폰 판매 확대로 인한 모바일오피스 제품 매출이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하며 3%대 상승했으며 크루셜텍과 이미지스는 장갑을 낀 채로 터치 조작이 가능한 기술이 각종 스마트 기기에 적용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하며 11% 넘게 급등했다.
사람인에이치알은 새정부의 일자리 창출 정책에서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전망에 4% 가까이 올랐고 황사 관련주인 웰크론은 중국 베이징 스모그에서 암을 유발하는 유해물질이 검출됐다는 소식에 2.61% 상승 마감했다.
코미팜은 송대종 전 써니전자 대표를 신임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선임한다는 소식에 가격제한폭까지 급등했다. 송 대표는 안랩 출신으로 써니전자가 안철수 테마주에 편입되는 재료 역할을 했다.
이날 코스닥 시장에서는 상한가 12개 등 394개 종목이 올랐고 하한가 6개를 비롯해 541개 종목이 내렸다. 65개 종목은 보합이었다.
한편 원/달러 환율은 미국의 양적완화 속도조절론이 불거지면서 급등세로 돌아섰다. 2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7.7원 오른 1086.2원에 거래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