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영 기자 기자 2013.02.21 14:55:21
[프라임경제] 지난 5년간 건설업계는 그야말로 가시밭길을 걸어왔다. 주택경기 침체로 신규분양에 어려움을 겪은 데다 공공물량도 눈에 띄게 줄어든 까닭이다. 이에 따른 파장은 상상을 초월했다. 주택거래가 없자 중개업자수는 나날이 줄어들었고, 미분양물량은 차곡차곡 쌓여만 갔다. 건설업계가 걸어온 지난 5년을 되짚어봤다.
2006년 이래 주택거래량 최저·전국 미분양 주택 7만4835가구·미수 분양대금 22조원·중개수수료 4000억원 증발·서울 중개업자 1명당 거래건수 11.2→3.7건…. MB정권을 걸어온 부동산시장의 현주소다.
이처럼 최근 5년간 주택 매매거래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크게 줄었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2006년 69만7676건에 달하던 서울·수도권 주택 매매거래량은 2012년 27만1955건으로 뚝 떨어졌다. 6년 새 1/3수준으로 곤두박질 친 셈이다.
지난 5년간 부동산시장은 악순환을 반복해 왔다. 이제는 새정부가 나서 일회성 세제혜택이 아닌 종합적 대책을 내놓을 때다. 사진은 서울 잠실. = 선재영 기자 |
◆미수분양대금 22조6000억원 추산
중개업자들이 생업마저 포기하고 전직한 이윤 뭘까. 말 그대로 살아가기 위한 최소한의 돈 벌이도 안 되었던 것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2006년 서울지역 주택 매매거래량은 26만3599건으로 중개업자(2만3381명) 1인당 평균 11.3건씩은 해왔다. 즉, 일 년 열두 달 중 한 달만 제외하곤 꾸준히 중개건수가 있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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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6년간 아파트 매매시장에서만 무려 4174억원가량의 중개수수료가 증발한 것이다.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건수는 2006년 14만1812건에서 2012년 4만4771건으로 70% 가까이 감소했다.
주택 매수세 위축과 중개업자 감소는 곧바로 미분양 적체로 이어졌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2012년 12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수는 7만4835가구로, 2001년 조사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쌓인 전국 미분양아파트 미수 분양대금은 22조6598억원. 이는 2012년 12월 말 금융감독원에서 조사한 국내은행 부동산 PF 대출잔액인 23조4000여억원과 맞먹는 수치다. 또 2012년 기준 코스피 상장 건설업종 시가총액인 25조2053억원과도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
◆새 정부, 주택시장 거래정상화 시급
경기침체 여파로 말미암은 미분양 증가는 역으로 시장회복의 발목을 잡았다. 자금압박이 커진 건설업체들이 할인분양에 나서면서 기존 재고주택 가격이 동반 하락하거나 공급과잉 인식이 확산되면서 주택거래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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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책임연구원은 "부동산중개업계 뿐 아니라 인테리어, 이사업체까지 연관 업종이 줄줄이 위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그 어느 때보다 거래활성화를 위한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다만, 김 연구원은 일회성 세제지원이 아닌 전격적 세제개편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김 연구원은 "취득세 등 특정 세제 완화를 일시적 또는 반복적으로 시행하는 것보다 전반적인 세제개편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건설사 미분양 문제해결에 있어서는 정부 등 공적기구 개입을 통해 보다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돼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 일례로 김 연구원은 "부실 건설사가 보유한 미분양주택 신규 매입자에 대해 모기지론을 제공해 주택구매 비용과 향후 주택가격 하락에 대한 부담을 낮춰주는 해외사례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고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