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입춘이 지난지도 보름이 훌쩍 됐지만 겨울 한파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습니다. 올 겨울은 유난히도 영하 10도를 밑도는 한파가 기승을 부리지면서 사람들의 몸을 잔뜩 움츠러들게 만들었죠.
여의도 증권가에서는 실적 부진으로 인한 어려움으로 대규모 인력감원 바람이 불었습니다. 구조조정이 유행처럼 번져나가면서 이에 대한 쓴소리가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영업점에서 근무하다 회사를 퇴사하게 된 이 직원은 "입사 초 직원 간에 신용과 의리로 똘똘 뭉쳤던 회사에 어느 순간부터 서로 살아남기 위해 일에 찌든 얼굴만이 남아 있는 것 같다"는 내용을 글을 사내 게시판에 올렸습니다.
그러나 그의 지적에도 불구, 증권가에 대규모 인력 감원 광풍이 3월이 한 차례 더 불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여의도의 봄을 기대하기는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주말에는 3개월간 실종된 증권맨(28)이 여의도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는 소식이 들렸습니다. 그는 지인들로부터 자금을 모아 파생상품에 투자했으나 10억원 이상의 막대한 손실을 봤다는 점에 비춰 자살한 것으로 사건의 방향은 맞춰지고 있습니다.
그가 투자한 상품은 주식워런트증권으로 통상은 약자로 ELW라고 부르는데요, ELW는 적은 비용으로도 무한대의 수익을 거둘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상품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반면 원금을 뛰어넘는 막대한 손해를 입을 수 있다는 점에서 '악마의 게임'이라 불리기도 합니다.
파생상품을 전문으로 다루는 연구원들조차도 ELW 투자에 대해서는 고개를 내젓는 이가 많았습니다. 한 연구원은 ELW에 대해 "이왕이면 안 하면 좋다고 생각한다"며 "10년 이상 이것만 공부해 왔다면 모를까 개인이 단순히 투자하기에는 너무 복잡하고 고려해야 할 변수도 많다"고 의견을 표명했습니다.
이렇기에 파생상품 전문가들도 일단 보류를 외치는 겁니다. 그러나 증권맨이었던 정씨가 이러한 사실을 모를 리 만무했을 텐데요, 이번 사건에 대해 한 증권사 지점직원은 자신을 다스리지 못한 탓이 크겠지만 한편으로는 업계 환경도 문제가 있다고 느낀다고 토로했습니다.
그는 "결국 일이 터지면 개인의 문제로 덮어버리고 증권사는 발을 빼고 유야무야 넘어가지만 '그가 지인의 돈을 왜 끌어 모아서 했겠냐'며, 최근 실적압박이 심해지고 있다"고 증언했습니다.
또한 ELW와 같은 파생상품의 경우 수수료율이 높은 것은 아니지만 변동성이 심한 만큼 자주 매매가 이뤄져 투자자가 이러한 상품에 투자할 경우 더 없이 반가울 수밖에 없다고 부연했죠.
증권사에 다니는 친구에게 문자를 보내봤습니다. "내가 ELW하면 어떨까"라고요, 친구가 바로 문자가 오더군요. "헐~ 하지마" 파상상품투자, 신중에 신중을 거듭해야 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