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지지부진하던 코스피가 외국인의 공격적인 순매수 공세에 힙입어 2000선을 회복했다. 코스피 지수가 2000선을 돌파한 것은 지난달 14일 이후 26거래일 만이다. 2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381포인트(1.95%) 치솟은 2024.64로 마감했다. 전일 2조원대에 머물며 연중 최저치를 찍었던 거래대금도 4조8000억원대로 급증했다.
이날 시장에서 개인은 7615억원을 순매도하며 차익실현에 집중한 반면 외국인은 5698억원어치를 쓸어 담으며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외국인은 선물시장에서도 1조2000억원 이상을 순매수해 되살아난 투자심리가 엿보였다. 기관 역시 연기금과 금융투자를 중심으로 매수 우위를 보이며 총 2399억원을 순매수했다.
프로그램매매도 사자세가 몰렸다. 차익거래에서 2771억5200만원, 비차익거래 역시 2887억4700만원의 순매수를 보여 총 5500억원 규모의 매수 우위를 기록했다.
◆삼성전자·현대차 3%대 급등, 수출주 반등세
의약품과 음식료업을 제외한 모든 업종이 강세였다. 전기전자와 비금속광물이 3% 넘게 치솟았고 은행과 운수장비, 증권, 제조업, 대형주, 전기가스업 등도 2% 넘게 뛰었다. 금융업과 건설업, 종이목재, 철강금속, 기계, 서비스업, 화학, 운수창고 등도 1%대 강세였다.
시가총액 상위종목도 일제히 상승세를 탔다. 삼성전자가 3.55% 급등하며 154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고 현대차도 3.09% 반등했다. 현대모비스와 기아차도 나란히 1.8%대 상승했다. 시총 순위 15위권 종목 중 하락한 것은 삼성생명과 SK텔레콤 뿐이었다.
주요종목 중에서는 시멘트 관련주의 동반상승이 돋보였다. 새정부의 부동산 활성화 정책에 따른 시멘트 출하량 증가가 기대되면서 아세아시멘트가 3% 가까이 올랐고 성신양회와 동양시멘트도 각각 2.70%, 6.83% 급등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하반기 D램과 낸드 모두 공급이 부족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호재로 작용하며 2.5%대 상승했고 LG디스플레이는 2분기부터 TV패널 가격 안정에 따른 이익 개선이 본격화 될 것이라는 분석에 힘입어 5.11% 치솟았다.
NHN은 모바일 메신저 '라인'이 일본시장에서 독주를 이어가고 있는데다 빠르면 이번 주 인기 게임인 '윈드러너' 출시가 예정돼 있다는 소식에 5% 넘게 뛰어 올랐다. 대우조선해양은 노르웨이사와 11억 달러 규모의 수주계약을 놓고 막판 협상중이라는 보도에 힘입어 4.43% 올랐으며 환인제약은 정부의 정신과 치료 관련 제도 개선으로 의약품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에 4% 넘게 뛰었다.
전일 뉴욕증시가 M&A 시장 활성화 기대감과 독일의 경제지표 호조 등 연이은 호재에 힘입어 상승 마감한 가운데 국내증시도 외국인을 중심으로 투자심리가 되살아나는 모습이었다. 전문가들은 예상보다 양호한 미국 기업들의 실적발표가 투자심리를 다소 안정시킨 것으로 보고 있다.
◆생각보다 괜찮았던 美기업실적, 투자심리 자극
이영곤 하나대투증권 투자정보팀장은 "S&P500 기업 중에서 실적을 발표한 391개 업체 중 70%가 시장의 기대를 웃도는 실적을 냈다"며 "악재가 잦아든 반면 호재성 재료가 지수 상승을 주도하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다음 주 부터 연방정부 지출 삭감 프로그램에 대한 우려가 수면 위로 부각될 수 있고 이탈리아 선거 역시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어 대외 상황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증시는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 대형주와 그간 환율 영향에 급락했던 수출주의 반등세가 돋보이는 양상이다.
이 팀장은 "글로벌 증시 상승세에도 불구하고 국내증시가 '디커플링' 현상을 보였지만 수급이 개선되면서 글로벌 증시와 벌어졌던 갭을 메우기 시작했다"며 "가격 매력이 있는 IT, 자동차 업종은 트레이딩 관점에서 접근하고 단기 급등했던 종목들의 경우에는 일부 이익을 실현하는 전략이 유리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는 상한가 7개 등 560개 종목이 올랐고 하한가 1개를 비롯해 235개 종목이 내렸다. 93개 종목은 보합이었다.
◆'다이아게이트' 씨앤케이인터 하한가 추락
코스닥 역시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순매수에 힘입어 6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20일 코스닥 지수는 전일대비 3.20포인트(0.61%) 오른 525.69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시장에서 개인은 227억원을 순매도한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53억원, 118억원을 순매수했다. 음식료/담배, 코스닥 신성장기업, 제약, 통신장비, 기타제조를 제외한 모든 업종이 강세였다.
비금속, 디지털컨텐츠, 컴퓨터서비스가 나란히 2% 넘게 올랐고 금속, IT 소프트웨어, 출판/매체복제, 금융 등도 1%대 올랐다. 일반전기전자, 운송, 화학, 기계/장비, 소프트웨어 등도 강세였다.
시가총액 상위종목도 대부분 오름세로 거래를 마쳤다. CJ오쇼핑이 0.53% 상승한 것을 비롯해 서울반도체, 다음, CJ E&M, GS홈쇼핑, 동서, 에스에프에이, 포스코 ICT, 파트론, 에스엠, 젬백스 등이 상승세를 탔다. 반면 셀트리온이 0.37% 밀렸고 파라다이스, 씨젠은 하락했다. 씨젠은 작년 4분기 실적이 시장 컨센서를 밑돌 것이라는 분석이 악재로 작용했다. SK브로드밴드는 주가 변동이 없었다.
특징주로는 게임빌이 최근 출시한 소셜네트워크게임 '그레이프밸리'와 '트레인시티'의 흥행이 기대된다는 분석에 6% 넘게 치솟았고 플랜티넷은 유해물 차단 서비스 확대와 미디어사업 성장이 기대된다는 분석과 더불어 ICT 융합정책 수혜 전망이 가세하며 7.72% 급등했다.
오성엘에스티는 33%의 지분을 보유한 대주주 한국실리콘의 회생 기대감에 8% 넘게 치솟았다. 대한약품은 기초수액제 시장 점유율 상승으로 실적 개선 가능성이 돋보인다는 분석이 호재로 작용하며 3%대 올랐고 뉴보텍은 2012년도 실적 호조 소식에 상한가로 치솟았다.
반면 JW중외신약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대규모 손해배상 청구 소식이 전해지며 11.85% 급락했고 이른바 '다이아몬드 스캔들'에 휘말려 경영진의 기소 소식이 전해진 씨앤케이인터는 하한가로 밀려났다.
이날 코스닥 시장에서는 상한가 11개 등 568개 종목이 올랐고 하한가 3개를 비롯해 347개 종목이 내렸다. 87개 종목은 보합이었다.
한편 원/달러 환율은 이틀 연속 하락하며 1070원대로 내려앉았다. 2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2.70원(0.25%) 내린 1078.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의 매수 공세가 강하게 몰아치며 장중 환율은 1076원대까지 하락했으나 오후 들어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환율 관련 발언이 나오면서 낙폭이 상당부분 줄었다.
박 당선인은 이날 무역협회 임원단과 만난 자리에서 "환율 안정이 중요한 문제라는 점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며 "기업이 손해보지 않도록 선제적이며 효과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박 당선인의 이 같은 발언은 당국의 환율 개입 경계감을 자극한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