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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와의 만남] 박인주 회장 "리더를 꿈꾸는 사람들의 지침서"

'흔들의자에서 일하지마라' 직원들 마음 이해하는 시간 가져야

김상준·김경태 기자 기자  2013.02.19 15:0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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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지난 6일 서초동에 위치한 제니엘을 찾았다. 지난 주말에 내린 눈이 녹지 않아 빙판길이 많고 날씨까지 갑자기 추워진 기분이었다. 하지만 빙판길과 추위는 박인주 제니엘 회장을 만날 생각을 하니 별로 문제가 되지 않았다. 이유는 그가 저술한 책 '흔들의자에서 일하지마라'에 대해 이야기 해 주기로 했기 때문이다. 제니엘에 도착해 그를 기다리기 20여분. '기다리게 해 미안하다'며 인자한 웃음을 지으며 그가 들어왔다.

"COE들은 직원들이 회사를 왜 떠나는지 잘 모르는 것 같다. 한번쯤은 직원들과 진솔한 대화를 통해 직원들의 마음을 이해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박인주 제니엘 회장이 지난 1월30일 서울여성플라자에서 강연 후 참석자에게 서명한 책을 선물하고 있다. = 김상준 기자
1995년 가정 형편이 어려워 상고를 졸업한 뒤 김포공항에서 사회생활의 첫 발을 내딛은 박인주 제니엘 회장. 그는 12년간 직장 생활을 하며 방송통신대학을 졸업하고 한국외국어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과정을 수료했다.

이후 '일하고 싶은 사람은 마음껏 일할 수 있는 행복한 사회'를 만들자는 모토 아래 1996년 제니엘을 설립해 현재 10개의 계열사에 1만2000여명의 직원이 일하는 고용서비스 분야의 우수기업으로 성장했다.

이런 그가 예비 CEO를 위해 '흔들의자에서 일하지 마라'는 책을 집필했다. 그는 "이 책은 예비 CEO가 될 사람들을 위한 책"이라며 "'직원들이 일을 잘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지', '내가 회사에 적용하고 있는 시스템이 적절한 것인지' 등 리더가 될 사람들에게 예방주사 같은 것"이라고 말했다.

◆업무분담 정확히 할 것

박 회장이 쓴 '흔들의자에서 일하지마라'는 제니엘 직원들의 매주 월요일 아침 모임에서 5분 동안 전하던 CEO의 메시지를 차곡차곡 정리한 것이다.

그는 "5분간의 메시지를 위해 매주 5시간 동안 책을 읽고 자료를 찾으며 준비했다"며 "이 책은 첫 직장 생활 이후 30년간 한 해도 빼놓지 않고 대학원 등에서 배움을 쌓은 평생 공부와 경영 철학이 녹아 있다"고 자부했다.

책에는 직원들과 함께 현장에서 일을 하다보면 여러 가지 애로사항이 발생한다. 이때 직원들을 관리하는 관리자들은 혼자서 고민하게 된다. 이 책에서는 누구에게도 물어볼 수 없는 내용에 대한 해결방안이 제시돼 있다.

박 회장은 "많은 직장인들이 겉으로만 분주하다"며 "회의는 말만 무성하고, 장황한 메모를 하며 쓸데없이 시간을 소비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직장인들은 자신의 직책에 맞는 일이 있는데 그렇지 못하다"며 "책 제목에서 말하듯이 '흔들의자 증후군'은 실속 없는 일만 하는 것을 지칭하는 것으로, 자신의 직책에 맞도록 업무 분담을 정확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라는 대답 보단 '예스'

책 내용 중에 '우리는 흔히 '예스'라고 답하는 순간 자신의 권한이 약해지기라도 한다는 착각을 하고 있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생각이라고 말한다.

'반대'라는 수단으로 자기 자신을 어필하려는 심리인 것이다. 근본적인 관점의 차이가 없다면 '노'라는 대답보다는 '예스'로 호응을 해 줘야 한다.

박 회장은 "회사에서 사람과 사람사이에 가장 중요하는 것은 다른 사람이 내는 의견에 대해 틀리다고 생각해서는 안된다"며 "이는 '틀린 것'이 아닌 단지 '다르다'고 생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가 말하는 '다르다'는 것은 팀장과 사원의 생각이 다르고, 임원과 팀장의 생각이 다르다는 것이다. 이는 보는 관점에서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그는 "무조건 '안된다'고 말하기 보다는 상대방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생각이 다르다면 설명을 통해 설득 할 줄 알아야 한다"며 "'예스'라는 대답에는 합리성이 전제돼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박 회장은 "'자신은 완벽하고 전문가이기 때문에 틀리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을 버려야만 상대로부터 건설적인 '예스'를 찾아낼 수 있다"며 "창조적인 반골 못지않게 합리적인 예스맨도 조직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인물"이라고 말했다.

◆도움 된다면 언제든지 다시 집필

박 회장은 책 내용에 대한 강의를 이미 2번 했다. 그의 강의를 듣는 사람들은 회사에 막 입사한 신입사원부터 대기업 과장·팀장, 중소기업 CEO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었다.

그는 "강의를 할 때 청중이 누구인지 생각하고 강의를 하는 것이 아니다"며 "단지 내가 전달하고자 하는 것을 정확히 전달할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책을 주제로 하는 강연이지만 책은 어차피 읽어볼 것이기 때문에 실제로 필요한 부분을 전달한다"며 "창업하고자 하는 사람이나 중소기업을 운영하면서 애로사항이 있는 사람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내용을 알려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의 강의내용의 마지막은 '책임감'에 대한 이야기로 끝을 맺는다. 그는 자신이 목표하는 바를 정확히 알고 다른 사람에게 알림으로서 자신 스스로 책임감을 갖게 된다고 했다. 이는 타인에게 자신의 목표를 말했기 때문에 지키려는 노력이 생기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 회장은 또 다른 책을 출간할 생각이 있는지에 대해 "내가 가지고 있는 지식이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언제든지 또 다시 펜을 잡을 것"이라며 "특별히 언제 책을 쓰겠다는 것 보다는 또 다른 지식이 많이 쌓였을 때 책을 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