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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다른 안녕' NHN-한게임, 궁극의 마스터플랜은?

알려진 목표는 파트별 경쟁력 강화…지배구조 개편·지주사 전환 가능성도

정금철 기자 기자  2013.02.19 13:0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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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2007년 합병 후 눈부신 시너지를 창출하던 네이버와 한게임이 13년 만에 각자의 길을 가려하고 있다. 나무에서 시작해 거대 산림을 이룬 포털사이트계 대형 산맥 네이버의 그늘에 가려 한게임의 성장판에 이상이 생긴 이유에서다. 사업 부문별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게임 부문을 맡고 있는 '한게임'의 분할을 결정한 NHN(035420·대표이사 사장 김상헌)의 향후 기업가치 방향성을 두고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의 설전이 치열하다.

전문가들은 내달 초 이사회에서 결정되는 분할 비율에 따라 NHN에게 돌아갈 영향이 달라질 것으로 판단하며 중장기적 지주사 전환 가능성까지 점치고 있다.

지난 6일 NHN은 한국거래소의 풍문 또는 보도 조회공시 요구에 대한 답변에서 게임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게임본부의 인적분할을 계획 중이라고 공시했다. 또한 모바일 신규법인 '캠프모바일'에 400억원을 출자, 100% 자회사를 세우고 NHN재팬과 NHN이 각각 6:4의 비율로 '라인플러스'에 모두 400억원을 들여 LINE의 글로벌 사업을 강화한다고도 밝혔다.

◆"아! 이래서 분할을…" 성장성에는 긍정 이슈

NHN은 내달 8일 이사회를 통해 분할안 확정 이후 상반기 내 주주총회를 소집, 9월 중 재상장 추진일정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NHN의 분할 계획에 대해 인터넷 및 웹보드 게임에 대한 정부의 규제강화 리스크를 본사 차원에서 회피하는 한편 모바일 쪽 각개 책임 및 대응을 빠르게 해 스마트폰 게임시장에서 우위를 선점하기 위한 전략으로 분석하고 있다.

   
각 사업부문별 경쟁력 제고를 위해 NHN이 게임 부문 분할을 결정한 가운데 지주사 전환 가능성까지 다시 슬그머니 고개를 들고 있다. ⓒ 네이버 블로그이미지 캡처
이와 관련 19일 정재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NHN 전체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지 못했던 게임부문은 오히려 분할 이후 합산 시가총액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며 성장성 향상 효과에 주목했다. 이와 함께 전문가들은 캠프모바일과 라인플러스의 설립 목적으로 각각 모바일과 메신저 부문에서의 신규 비즈니스 및 시장 선점을 들고 있다.

특히 이번 분할이슈에 대한 전문가들의 이구동성은 바로 NHN의 성장성이다. 분할로 각자의 역할에 충실해져 적정가치를 스스로 찾는 것은 물론 한게임의 웹보드 부문 실적이 감소한다고 하더라도 라인(LINE)의 성장성이 뛰어나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다는 것. LINE 게임 매출만 해도 월 200억원에 달하며 LINE의 4분기 매출액은 483억원으로 전 분기 109억원 대비 급증하며 회사 전망치를 웃돌았다.

최관순 SK증권 연구원은 "분할로 LINE의 글로벌 사업기회에 대한 재평가가 가능해질 것"이라며 "현재 게임부문에 대한 디스카운트 요인도 제거돼 존속법인(NHN)에 대한 프리미엄 부여가 이뤄질 것"이라고 판단했다.

최 연구원은 또 "국내에서 광고시장 내 지배력 강화에 대한 프리미엄 부여가 타당해지며 분할 이후 신설법인인 게임부문의 성장 가능성도 높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NHN JAPAN의 게임부문 합병으로 해외 성장동력을 챙기고 웹보드 게임에서 모바일 게임으로 매출 구조를 다변화해 또 다른 성장동력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게임 부문은 해외 쪽 상승세가 유지되고 있으며 올해 초 모바일게임 개발사인 오렌지크루에 100억원 추가출자를 결정, 모바일 게임에서의 가시적 성과를 기대하는 상황이다.

◆약점은 게임파트 "형님 힘내세요, 동생들이 있잖아요"

다소 아이러니하게도 분할을 통해 부각될 성장성의 완성형인 기업가치의 하락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존재한다. 기업가치를 낮추는 요인은 게임 부문의 실측 가치수준이다. 존속법인은 국내 지배력 강화와 가시적 해외 성과에 따라 프리미엄을 받을 수 있지만 게임부문은 셧다운제 강화와 웹보드 규제로 현재 시장의 예상보다 가치가 더 하향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최찬석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게임부문 매출 하향세를 그리던 2009년 이후 평균 PER(주가수익비율)이 22.9배라는 측면에서 존속법인의 추가적 프리미엄은 가능할 것"이라며 "신설법인도 모바일 게임 및 해외매출 비중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다만 게임 부문은 규제의 여파가 크게 작용할 수 있어 NHN 분할은 자칫 기업가치를 해칠 수도 있다"고 단언했다. NHN의 분할 전 2013년 PER은 18배 수준이며 현재 존속법인 22배, 신설법인 10배 수준의 멀티플(가치대비 주가 배수)에서 주가가 형성돼 있다.

아울러 전문가들은 존속법인의 이익률 하락을 우려하면서도 모바일에 대한 설비투자(CAPEX)와 LINE 마케팅 비용이 작년 상당부분 반영된 것을 감안, 올해 비용 측면에서 통제가 가능할 것으로 진단했다.

이처럼 향후 성장 예측도 관심을 잡아끌지만 무엇보다 큰 이슈는 지주사 전환 가능성이다. NHN은 지난 7일 열린 2012년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세간에 알려진 (이해진 NHN의장과 이준호 최고운영책임자 간) 불화설은 차치하더라도 장기적으로 지주사 체제 전환은 고려하지 않는다고 밝혔지만 전문가들은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최대주주 지분율이 낮은 편이라 지분을 확보해 안정성을 갖출 필요가 있고 재무적인 부분에서도 이득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주사 전환을 확정하게 되면 최대주주는 한게임 지분을 NHN 자사주와 지분교환하게 된다. 분할 이후 합산 시가총액 32만원에 이른 상태에서 자산배분비율을 8:2로 잡으면 NHN의 한게임 지분율은 9.25%에서 18.8%, 최대주주의 NHN 지분율은 11.6%로 늘게 된다.

이렇게 되면 지주회사 완전 전환을 위해 NHN이 한게임 지분 1.2%가량 공개 매수할 경우 비교적 적은 금액인 368억원으로 작업을 마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