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증권사 투자설명회가 우후죽순 열리고 있다. 지난 1월 한 달 동안 금융투자업계에서 개최한 투자설명회만도 50여개 이른다. 특히 세법개정을 앞두고 절세 관련 설명회가 줄을 이었다. 지난달 개최된 증권사 설명회 가운데 1/3 가량이 슈퍼리치들을 위한 절세전략을 담고 있었다.
유진투자증권은 지난달 15~20일 서울, 부산, 대구, 광주 등 4개 도시를 돌며 절세 설명회를 개최하기도 했으며 HMC투자증권은 '세무컨설팅 데이'를 운영, 세무 전문상담 및 고객별 1대 1 맞춤형 대응 전략을 소개하기도 했다. 대다수 증권사들이 달라진 금융소득종합과세를 염두, 세법 전문가를 초청해 투자설명회를 열고 있다.
지난 주 진행된 서울 송파구의 모 증권사 투자설명회를 직접 방문해 봤다. 오후 3시30분부터 한 시간 남짓 진행됐으며 지점 객장에는 설명회를 들으러 온 고객들로 가득 차 있었다. 50여명의 일반투자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설명회는 진행됐으며 자리 부족으로 지점 직원들이 투자자들에게 자신의 의자를 내주기도 했다.
◆코스피 2500 전망…"지금이 적정 매수 타이밍"
1부에서는 현 주식시장 진단과 앞으로의 전망에 대한 내용으로 이 지점 소속 지점장에 의해 진행됐다. 이 지점장은 지금이 주식을 사야하는 적절한 타이밍이라며 투자자들에게 적극 매수를 권했다.
그는 현 주가가 너무 싸다는 점을 강조하며 "가을바람이 불기 전에 코스피지수가 2400~2500포인트에 이를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 근거로 국내 기업의 높은 영업이익을 근거로 제시하며 주가수익비율(PER)에 비해 주식이 싸다는 점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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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한 달 동안 금융투자업계에서 개최된 설명회만도 50여군데가 훌쩍 넘는다. 이중 20여곳은 절세 관련 설명회였다. 사진은 특정기사와 관련없음. ⓒ 유진투자증권 |
지난해 말 리서치센터에서 이뤄진 '2013 증시전망'에서 코스피지수가 2500을 갈 것이라고 전망한 증권사는 HMC투자증권 단 한 곳으로 코스피 상단으로 2500을 제시했다. 이밖에 증권사들은 이보다 훨씬 낮은 수치를 제시했으며 대우증권, IBK투자증권, 하나대투증권은 코스피 상단으로 2200을 전망했다. 이러한 점을 염두해 보면 올 가을 코스피가 2500까지 갈 것이라는 그의 주장은 다소 과해보였다.
이 지점장은 특히 올 들어 외국인의 과매도가 이뤄진 IT와 자동차에 주목하라며 이들 기업의 영업이익은 오히려 증가했다고 제언했다. 실제 올 들어 전일까지 자동차대표주로 분류되는 현대위아(-6.82%), 기아차(-4.44%), 현대차(-1.16%) 등은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다만 그가 낙폭 과대로 추천했던 현대모비스는 4.35%의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더불어 그는 IT섹터에서 삼성전자(-4.59%), LG전자(-3.87%), LG디스플레이(-6.67%) 등을 추천주로 제시했다.
또 "일본이 PER은 17배 수준이나 우리나라의 PER은 그에 비해 8.5배"라며 "우리나라 PER이 11배는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미국, 일본, 중국을 비롯해 국내 정권이 교체된다는 점을 염두해 둘 경우 각국에서 경기부양책이 쏟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목돈은 절세형상품에…차명계좌는 일단 '조심'
이어 절세 관련 상품들에 대한 소개로 2부가 진행됐다. 이 증권사 소속 본사 상품팀 직원은 설명회에서 요즘 대세를 지목되고 있는 절세형 상품들에 대해 간단하게나마 일일이 열거했다.
그는 절세전략 상품으로 국내주식형펀드와 랩어카운트, 월지급식 ELS를 추천했으며 세금폭탄을 피하기 위해서는 분리과세를 신경 써야 한다는 점을 제언하며 투자자들에게 물가연동국채, 장기채권, 선반펀드 등을 제시했다. 비과세 상품으로는 브라질국채, 즉시연금, 재형저축, 연금저축과 개인퇴직연금(IRP)을 주목하라고 권했다.
그는 이번 세제개편으로 금융소득종합과제 기준금액이 대폭 낮아짐에 따라 본인이 세금을 얼마나 더 내야하는가, 건강보험료의 추가납입분이 생기지 않는가에 대해 살펴보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무엇보다도 그는 이번 세재개편으로 직장 가입자의 피부양자가 금융소득이 2000만원이 넘으면 피부양자 가입자격을 상실하게 돼 건강보험료를 따로 내야 한다는 점을 염두해 둬야 한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그런 겁니다. 주부님들 그동안 남편분이 직장 가입에 의해 건보료를 따로 내지 않았는데요, 금융소득이 2000만원이면 월 12~13만원, 3000만원이면 17만원을, 4000만원이면 20만원 정도를 납부해야 한다는 부담이 추가적으로 생기는 겁니다."
더불어 그는 세금회피를 위해 이뤄지는 차명계좌를 어떻게 이용하는 것이 더 효과적인가에 대한 논의를 이어갔다. 그는 가급적이면 배우자에게 증여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라며 "배우자의 경우 6억원까지 세금공제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세금회피를 위해 자녀 앞으로 개설되는 차명계좌의 경우 증여가 아니라 자녀의 힘으로 모은 재산이라는 점을 입증할 수 있어야 세금폭탄을 피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국세청의 소득지출분석시스템(PCI) 가동 이후 소득에 비해 늘어난 자산이 적절한지에 대한 평가가 이뤄지게 된다"며 "증여가 아니라는 점을 입증할 수 있는 자료를 구비해 둬야 증여에 의한 세금을 피할 수 있다"고 부연하며 이번 설명회를 마쳤다.
◆"결국 투자 결과는 스스로의 몫"
한편에서는 부족한 세금을 늘리고자 부자증세가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절세라는 말로 포장된 설명회가 진행된다는 점이 아이러니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러나 고객의 니즈를 만족시켜주는 게 그들의 업무고, 관행처럼 진행된 투자설명회를 무턱대고 비난할 수는 없을 노릇이다.
하지만 지나치게 높은 코스피 목표지수를 제시하며 주가연계상품에 투자할 것을 권하는 점과 세금회피를 위해서는 자녀보다는 부인에게 증여하라는 점 등의 발언은 좀 더 신중을 귀했어야 하지 않을까.
자신도 직접 투자설명회를 진행하곤 한다고 밝힌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이 동네가 '봉사 문고리 잡아서 얻어먹고 산다'는 말도 있지 않는냐"며 "지점의 경우 실적압박이 시달리게 보니 투자를 적극 권하는 면이 있다"고 말하며 결국 투자의 책임은 스스로의 몫임을 잊지 말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