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외국인의 순매도 공세가 잦아들면서 국내증시가 조금씩 힘을 받고 있다. 연초 이후 글로벌 증시가 빠르게 회복되는 가운데 대부분의 아시아 주식시장 역시 상승 국면에 접어드는 모양새였다. 반면 우리 주식시장만큼은 5%에 육박하는 하락세를 보이며 '디커플링' 현상을 보인 바 있다.
무엇보다 국내증시의 키잡이 역할을 했던 외국인이 연초 이후 2조원 가까이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부채질했다. 기관이 7000억원 넘는 순매수로 맞섰으나 하락 국면을 되돌림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조정세 일단락, 외국인 수출주 매도 잠잠
전문가들은 이를 세계 최대 상장지수펀드 운용사인 뱅가드의 벤치마크(BM) 변경에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뱅가드가 한국을 이머징 마켓에서 제외하면서 한국 주식 비중을 축소한 것이 시장 수급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다만 지수하락이 어느 정도 진행되면서 뱅가드 영향력은 점차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주말 이후 외국인은 규모는 작지만 매수 우위의 포지션을 보였다. 꼬였던 수급이 다소 풀리면서 코스피 지수 역시 조금씩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외국인의 매수 우위 포지션이 원/달러 환율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의 변곡점은 1080원선에 걸린 원/달러 환율 상황이다. 또한 그간 코스피 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했던 엔화약세가 속도조절에 들어갔고 중국계 자금으로 보이는 대규모 순매수세 유입도 좋은 소식이다.
오승훈 대신증권 연구원은 "1월 외국인의 공격적인 매도를 이끌었던 차익잔고 청산이 일단락됐고 애플과 현대차 실적 발표와 환율 우려 탓으로 대표주에 집중됐던 매도 압력도 크게 약화됐다"며 "뱅가드를 비롯한 미국계와 유럽계에서 벌어진 수급 공백을 2조5000억원 이상의 중국계 순매수세가 상쇄하고 있어 수급 상황도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한 증권사 지점장 역시 "1080원을 기점으로 외국인은 수출주 위주의 매도에서 포지션을 일부 변경하고 있다"며 "대표적으로 현대차가 하락세에서 상승 반전한 것이 그 예"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8%에 가까운 주간 상승률을 기록했다.
다만 지수는 당분간 1930~2040포인트 사이에서 박스권 횡보할 가능성이 높다. 환율 변동성과 위축된 투자심리로 인한 투자자들의 관망세가 길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결정적인 상승 추세로 돌아설 만큼 강력한 모멘텀이 없다는 점도 부담이다.
◆3월경 대외 이벤트 정리되면 모멘텀 가시화
박스권 돌파를 위한 가장 큰 모멘텀은 글로벌 경기의 반등 여부를 꼽을 수 있다. 중국과 미국 그리고 유럽 경기에 대해 관심이 높아지는 이유다.
중국은 이미 경기선행지수가 반등하고 있고 가장 우려됐던 수출 부문 역시 시장 다변화 정책으로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 인플레이션 압력도 소비자물가 상승률 2.0%를 기록하는 등 전월(2.5%)과 정부의 목표치(3.5%) 대비 점차 약화되고 있는 모습도 긍정적이다.
미국은 이달 말로 예정돼 있는 자동지출 감축(씨퀘스트)에 대한 우려 때문에 소비와 투자의 반등이 미루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실제 경제지표들의 상승반전 또한 3월로 연기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가장 우려되는 것은 유로존이다. 유로화 강세로 인한 수출 부진과 불안한 금융부문,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부패 스캔들로 인한 불안한 정치 환경 등이 어우러져 돌출악재가 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글로벌 경기의 반등은 악재가 반영되고 상황이 다소 정리되는 3월경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투자정보제공업체 굿세이닷컴은 전국 증권사 지점장 40명으로부터 선정한 2월 넷째 주 주간추천종목 5선을 발표했다. 지점장들은 △농우바이오 △파라다이스 △한국콜마 △KCC △금호타이어를 유망 종목으로 꼽았다.
지난주 굿세이닷컴 추천종목 중 가장 높은 주간 수익률을 기록한 종목은 3.27% 오른 큐캐피탈이었으며 이밖에 △LG디스플레이(2.75%) △KG이니시스(2.43%) △농우바이오(1.55%) △다날(0.68%) 순이었다.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베스트 지점장은 이홍규 현대증권 광산지점장이 선정됐다. 이 지점장은 5종목 합계주간수익률 29.65%를 기록했으며 평소 안정성을 중시하는 투자패턴으로 지역 투자자들의 높은 신뢰를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