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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25시] "동부야, 동부야. 헌 집 줄게 새 집 다오"

'하우스 바이 하우스' 계약제로 주택불황 타파

박지영 기자 기자  2013.02.15 16:4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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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두껍아, 두껍아. 헌 집 줄게, 새 집 다오."

어릴 적 흙집 짓기 놀이를 하며 즐겨 부르던 노래인데요, 그때나 지금이나 새 집에 대한 갈망은 여전한 것 같습니다. 물론, 가사 말은 터무니없죠. 요즘 같은 세상에 헌 집을 새 집으로 바꿔줄 사람이 어디 있나요.

하지만 사람은 없어도 건설사는 있습니다. 바로 동부건설(대표이사 부회장 이순병·005960)이 그 주인공인데요, 노랫말과 한 치 오차도 없어 그저 놀라울 뿐입니다.

동부건설은 최근 자사가 지은 아파트(도농역 센트레빌)에 '하우스 바이 하우스(House buy House)' 제도를 도입, 주택시장에 파란을 일으켰습니다.

동부건설을 노래 속 '두꺼비'로 둔갑시킨 하우스 바이 하우스란 대체 뭘까요, 말 그대로 "(헌) 집으로 (새) 집을 살 수 있다"는 얘깁니다.

쉽게 말해 현재 살고 있는 전셋집이나 집을 담보로 현금부담 없이 아파트를 계약하고, 입주 전까지 보증금 또는 집을 판돈으로 잔금을 치르라는 겁니다. 주머니가 가볍다 못해 텅 빈 서민을 위해 아예 계약금 자체를 포기한 것이죠.

그렇다고 동부건설이 꼭 손해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오랜 부동산 경기침체로 미분양이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동부건설은 그나마 여기서 자유로울 수 있을 테니까요.
 
그렇다면 하우스 바이 하우스 제도는 어떠한 과정을 통해 만들어 졌을까요. 동부건설 관계자 말을 들어봤습니다.

"도농역 센트레빌 분양을 앞두고 수요자 입장서 머리를 맞대 생각해 봤습니다. 부동산시장이 갈수록 꼬꾸라지고 있는 상황에 '과연 누가 집을 살텐가'하고 말이죠. 그랬더니 전월세 세입자들이 타깃이 되더군요. 월세든 전세든 계약기간이 끝나면 당장 집을 옮겨야 할 테니까요. 그런 사람들은 살던 집만 나간다면 돈이 아주 없진 않거든요, 다만 융통이 안 될 뿐이지. 그래서 생각해 낸 게 바로 하우스 바이 하우스 제도입니다."

즉, 전세가 상승으로 아파트 계약금을 마련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세입자나 혹은 소유하고 있는 집이 팔리지 않아 자금이 융통되지 않는 실수요자들을 위해 만들어졌다는 얘깁니다.

생전 처음 듣는 '하우스 바이 하우스'를 궁금해 하는 이들의 전화가 줄을 잇고 있다는데요, 동부건설의 기발한 아이디어와 결단력이 곧바로 분양 호재로 이어지고 있는 모양입니다. 다음은 도농역 센트레빌 분양 관계자의 말입니다.    

"하우스 바이 하우스 계약제를 도입하고 나서 수요층 분양문의가 빗발치고 있습니다. 새 아파트를 구입하려는 생각은 있지만 당장 계약금 마련이 여의치 않은 가구를 위한 실질적 혜택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죠. 이야말로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일이 아닐까 합니다."

등골이 휠 정도로 가계상황이 안 좋은 요즘 하우스 바이 하우스와 같은 아이디어 상품이 많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