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내달 코스닥 상장을 앞둔 코렌텍(공동대표 선두훈·홍성택)이 마침내 투자자들 앞에 베일을 벗었다. 회사는 범현대차가(家)라는 후광에 더해 국내 인공관절 시장 1위 기업이라는 탄탄한 입지로 공모주 시장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아왔다. 하지만 지난달 갑작스럽게 상장일정을 한 달 가까이 연기하면서 입방아에 오르기도 했다.
코렌텍이 주목 받은 배경에는 국내 재계서열 2위인 현대차그룹의 혈족 회사라는 점을 빼놓을 수 없다. 설립자이자 공동대표인 선두훈 대표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맏사위다. 인공관절 분야에서 대표적인 '명의'로 꼽히는 선 대표는 지난 5일 기준 회사 지분 12.79%(87만2229주)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정 회장의 큰딸이자 선 대표의 부인인 정성이 이노션 고문은 6.92%(42만2260주)의 지분율로 2대 주주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정몽구 사위 회사' 꼬리표 부담
시장에서는 코렌텍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국내 유일의 인공관절 전문기업이라는 점뿐 아니라 현대차그룹과의 관계가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는 게 정설이다. 하지만 14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기업공개(IPO) 간담회에 선 대표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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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렌텍 기업 CI. ⓒ코렌텍 |
회사 관계자는 "현대자동차, 현대제철 등 그룹 계열사들과 거래 관계를 맺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언론에서 지나치게 혈연관계를 부각하는 면이 있어 부담스럽다"며 "기술력으로 상장 심사의 벽을 통과한 만큼 본질적인 가치로만 통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당초 2월 중 코스닥 시장에 상장할 예정이었던 코렌텍이 돌연 상장 시기를 1개월가량 늦추자 업계는 그 배경에 관심을 집중했다. 회사는 지난달 10일 긴급 주요주주 간담회를 통해 상장 일정을 예정일인 2월7일에서 3주 정도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금융감독원의 추가 자료 제출 요구 때문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회사 측에 따르면 지난해 잠정 실적이 예상보다 많이 나온 점이 문제가 됐다. 공모가 산정에서 실적은 가장 핵심적인 요소인 만큼 꼼꼼히 짚고 넘어가겠다는 의도였다. 여기에 코렌텍이 기술성평가를 통해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한 탓에 금감원은 기술력에 대한 추가적인 설명도 요구했다는 것.
회사 관계자는 "인공관절 개발에 필요한 MAO 표면기술과 4세대 기술인 레이저 생체 코팅 기술 등 코렌텍이 보유한 핵심 기술을 구체적으로 기술해야 했다"며 "금감원의 요구 사항을 맞추기 위해 부득이하게 상장일정을 연기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홍 대표가 3억원대 손해배상 소송에 휘말린 점과 미국 현지법인의 적자 상황을 뒤늦게 공개했다는 점이 도마 위에 올랐다. 홍 대표는 2011년 불법복제 소프트웨어를 사용한 혐의로 8개 회사로부터 총 3억3700만원 상당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당했다.
또한 회사가 지난 5일 금감원에 제출한 투자설명서에 따르면 미주법인은 지난해 3분기 2억2100만원의 분기손실을 입었다. 자산총액은 1억8100만원인데 비해 부채총액이 1억1800원대로 자산대비 부채 비중이 65%가 넘는다.
◆설립 후 11년 간 적자…실적부진 끝낼까
코렌텍은 의료기기 업체로는 처음으로 신성장동력기업 특례로 상장심사를 통과했다. 특례 업체로 선정되기 위해서는 전문 기관의 기술성 평가를 거쳐 A등급을 받아야 한다. 조건을 충족할 경우 일반 상장사들보다 코스닥 상장 심사 기준이 대폭 완화된다. 회사 설립 연수에 제한이 없고 자기자본요건도 일반 기업의 경우 30억원인 반면 절반인 15억원만 충족하면 된다. 자기자본이익률과 매출액 기준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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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택 코렌텍 공동대표이사. 전문경영인인 홍 대표는 정몽구 현대차 회장의 맏사위인 선두훈 대표를 대신해 상장관련 공식행사 참석과 경영 일선을 담당하고 있다. ⓒ코렌텍 |
2010년 코스닥 시장에 진출한 인트론바이오(048530)는 지난해 적자로 돌아섰고 작년 상장한 나이벡(138610)도 상장 직후 적자전환했다.
코렌텍 역시 2000년 설립 이후 2011년까지 적자 행진을 이어갔다. 지난해 1분기를 기점으로 11년여 만에 처음 흑자로 돌아섰지만 이익 수준은 미미하다. 금감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해 3분기 누적매출액 158억8845만원을 달성했으며 이 가운데 영업이익 12억7677만원, 당기순이익은 2억2582만원 정도다.
물론 회사 측은 향후 실적에 대해 상당한 성장이 기대된다며 한껏 고무된 분위기다. 무엇보다 인공관절 디자인부터 개발, 생산, 마케팅까지 토탈 솔루션을 제공하는 유일한 기업이라는 점이 강점이다. 출시 5년 만인 지난해 인공고관절 시장 점유율 22%를 달성하며 짐머(Zimmer)를 비롯한 글로벌 '빅3'를 누르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수익처가 다양하게 분산돼 있다는 점도 향후 성장성을 담보하기에 적절하다. 코렌텍은 국내 대학병원을 비롯해 292곳의 병의원 고객을 확보하고 있으며 작년부터는 독일, 이란, 터키, 미얀마 등 해외시장 개척에도 나섰다.
선진국을 중심으로 고령화에 따른 인공관절 수요 증가도 눈에 띈다. 전체 인공관절 시술자의 60% 이상은 65세 이상이다. 다만 국내 인공관절 시장 규모는 2500억원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에 해외시장 공략이 중요하다.
그중에서도 미국은 139억달러(약 14조8000억원), 세계시장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대표 국가다. 코렌텍은 2011년 미국 시장 공략을 위해 현지법인을 설립해 운영 중이다.
홍 대표는 "미국 현지 시장은 워낙 신생업체의 진입이 어려운 곳임에도 현지 법인을 통해 꾸준한 마케팅을 진행한 덕분에 작년 말부터 조금씩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고 있다"며 "특히 내년 '오바마케어' 법안과 포괄수가제가 시행될 경우 시장 확대는 물론 신규 고객 확보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코렌텍은 지난해 12월21일 코스닥 상장을 위한 증권신고서를 제출했으며 이달 21일과 22일 이틀간 청약을 거쳐 내달 5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다. 공모 예정가는 1만3000~1만6000원이며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