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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모기지론 금리 낮추기 경쟁 붙었나

격대출의 주담대 대체·모기지은행 등장 가능성 차단효과 주목

임혜현 기자 기자  2013.02.14 13:3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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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14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재차 동결하고 나서는 등 저금리 기조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시중은행들이 모기지론 금리를 낮추는 등 적극적으로 공세를 펼칠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실제 14일 은행연합회 자료 조회 결과 △신한은행 장기모기지론(분할상환, 코픽스신규취급액 기준)의 최저금리는 3.59% △우리은행 장기고정금리모기지론 3.57% △외환은행 예스변동금리모기지론(만기일시상환) 3.87% △하나은행 하나모기지론 분할상환 3.82% 등 주요 시중은행들의 모기지론 상품들이 3%대 중반 금리였다.

은행별 상품에 따라서는 연말·연초보다 금리가 더 낮아진 경우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은행들이 금리를 낮춰 모기지론 영업에 적극성을 띠는 것으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그나마 상대적으로 안전? 돈 굴릴 데 마땅찮아서?

이는 2000년대 중반 주택금융공사가 적격대출을 실시한 직후에 은행권이 보인 반응과는 다소 다른 것이다.

은행권이 기존 주택담보대출을 고친 상품들을 대거 내놓으면서 맞불을 지르는 듯 했지만, 은행들이 모기지론 대출 상한선을 지나치게 낮게 책정하는데다 소액임대차 채권액까지 가산하고 있어 소비자들에게 실질적인 효과를 주지 못한다는 지적이 따랐다. 이에 따라 일부 은행들의 경우 모기지론보다는 유사 주택담보 대출로 전환을 유도하는 경향도 관찰된 바 있다.

일단 저금리 기조가 당장 번복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금리가 동결된데다 3월경 금리 인하 가능성을 점치는 소리나 필요성을 강조하는 의견도 나온다. 지난 5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은 부동산 경기 활성화를 위해 확장적인 통화정책(기준금리 인하)을 당부한 바 있다.

이런 저금리 상황에서 은행권은 돈 굴릴 곳이 마땅찮아 돌파구를 모색하는 과정에서 모기지론 영역도 경쟁이 붙는 여지가 있다. 낮은 금리 대신 많이 팔아(박리다매) 수익을 추구해야 하는 금융 상황이 도래한 데 반응해 치열하게 움직여야 하는 것. 더욱이 그나마 신용대출이나 중소기업 관련 대출 등보다는 모기지쪽이 안정적이지 않느냐는 판단에서도 이 영역을 도외시하기 어려워 보인다.

소극적 대응하면 일본처럼 전문은행 탄생 가능성도

이유는 또 있다. 지난 연말 CEO스코어가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은행들은 부동산 시장 침체 등으로 자산가치가 하락해 부실위험이 커진 주택담보대출을 줄이거나 회수하는 데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주택담보대출 위험경고등이 켜지면서 작년 은행들은 이 영역 리스크 줄이기에 매진했다. 하지만 신년 들어 각 은행이 이자를 낮춘 모기지론을 선보이자 주택금융과 관련한 흐름이 바뀔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임혜현 기자
전체 원화대출금 대비 주택담보대출비율을 기준으로 신한은행은 (작년 9월말 기준) 31.5%로 끌어내렸고 외환은행은 이를 27.5%로, 우리은행도 24.5%로 낮췄다.

13일 송치훈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선임연구원은 "2012년 10월까지 취급한 적격대출 중 63.8%가 기존 주택담보대출의 전환 수요였다"고 파악했다.

즉 이렇게 기존의 주택담보대출을 줄인 점은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필요하지만 주택금융 관련 고객 기반 유지를 위한 노력을 새롭게 기울일 필요를 만드는 요소다.

그러므로 관련 시장을 기회가 될 때마다 공략할 필요가 있다. 또 적격대출에 은행의 기존 주택담보대출에 뺏길 여지가 높을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모기지론을 적극적으로 많이 파는 문제를 외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또 시중은행들이 모기지 영역에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면 일본처럼 모기지 전문은행이 탄생해(일본의 경우 이런 회사는 대부업으로 분류하지만) 시장을 영영 잃을 가능성도 있다고 송 선임연구원은 예상했다.

실제로 일본의 경우 2000년 설립된 SBI모기지가 관련 영역에서 수위권을 차지하는 등 은행계보다 전문기업이 강세를 보이며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이 기업은 한국에도 상장돼 있고, 금년에 한국의 모기지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뜻을 밝힌 상황이다. 현대캐피탈이 이 업체와 제휴를 검토한다는 설이 나돈 경우도 있다.

교차판매 등 적극적 대응 이어질까 주목

물론 건전성 관리 문제 때문에 모기지 관련 영업전 역시 '대전'으로까지 번질지는 미지수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대해 송 선임연구원은 "유동화 대출상품의 상대적으로 낮은 수익성을 보완하는 방안 수립이 필요하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런 문제 극복을 위해 교차판매의 핵으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할 수 있다는 진단도 나오고 있다. 채권이 유동화되더라도 취급 은행은 사후관리를 계속 담당하므로 장기적인 고객 관계를 활용한 요구불 예금, 신용카드, 보험 등 유관 상품의 교차판매 활성화를 모색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실제 미국 웰스파고은행은 모기지 상품을 기반삼아 교차판매 활성화 드라이브를 걸어 성공한 케이스로 꼽힌다. 리먼 사태(2008년) 이후 이 은행이 시가총액 1위 은행으로 성장한 배경이 이런 모기지와 교차판매 효과가 컸다는 분석이다.

시중은행들의 현재 모기지론 관련 움직임이 단순한 박리다매 추구 사례로 끝날지, 아니면 교차판매를 굴비처럼 엮는 데까지 이어지면서 전문은행 설립 등이나 이에 따른 시장 잠식 가능성을 차단하고 새 먹거리 마련까지 성사시킬지 귀추가 주목되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