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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 배송지연 사례가 줄어들지 않는 상황에서 택배업계는 물량증가 등을 이유로 배송처리를 기피하거나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해 이용객들의 불만이 극에 달하고 있다. ⓒCJ GLS |
[프라임경제] 택배업계가 설 연휴 전후로 배송지연 사례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잦은 폭설과 한파가 몰아치면서 도로가 결빙되고, 대목을 맞아 물량이 크게 늘어난 탓이다. 배송지연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되다 보니 소비자들의 불만 또한 거세질 수밖에 없는 상황. 매년 이러한 사례가 반복되고 있지만 마땅한 대안을 내놓기란 쉽지 않다. 이에 지긋한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는 없는지에 대해 살펴봤다.
지난 설 연휴 역대 최대 물량이 쏟아질 것이란 예상에 택배업계가 비상대기에 돌입했지만,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 최고 16cm가 넘는 폭설로 또 다시 배송지연 사태가 발생했다.
보통 택배기사 한 사람당 하루 평균 200~250개의 물량을 소화하고 있지만 대목까지 겹쳐 예상치 못한 배송지연과 오배송에 소비자상담센터 또한 하루 상담 건수가 1만건을 넘어섰을 정도다.
◆반복되는 택배업계 고질병 '배송지연'…업무 환경 개선 절실
올해는 설 연휴가 여느 때보다 짧아 한꺼번에 물량이 몰린 데다 기록적인 폭설마저 겹쳐 업체들마다 택배 차량과 인력 증원, 본사 직원 현장 투입 등 비상운영체제에 돌입했음에도 불구하고 역부족이었다.
업계는 눈 쌓인 도로를 운행하다 차량이 고장 날 경우를 대비해 사전 정비 강화 및 예비 차량 마련 등 배송지연을 조금이라도 해결하기 위해 발에 구슬땀이 나도록 뛰었지만 배송지연 사고사례는 여전히 매년 되풀이되고 있다.
배송지연이 반복되는 이유 중 가장 큰 원인으로 고질적인 인력 수급불안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택배법 제정이 꾸준히 요구되기도 했지만,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과 함께 규제돼 있어 녹록치 않다.
상황은 이렇지만 업체 간 점유율 확보를 이유로 운임 출혈경쟁 등 과당경쟁에 부담은 고스란히 택배기사에게 돌아가고 있는 게 현실이다. 열악한 환경에 배송지연과 부실 배송마저 택배기사 탓으로 돌아가고 있다.
이에 업계 관계자는 "낮은 택배 단가 때문에 택배기사들은 하루 18시간을 일해도 월수입이 200만원 안팎에 불과한 상황이다"며 "일한 지 한 달도 안 돼 그만두는 택배기사가 태반이지만 신규 지원자는 거의 없다"고 인력부족의 심각성을 꼬집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현대로지스틱스가 지난달 근로환경 개선과 양질의 서비스 제공을 목적으로 택배단가를 최소 500원 이상 인상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CJ대한통운과 CJ GLS가 오는 4월 합병을 앞두고 있어 이를 전후로 업계 내 단가 인상도 조심스레 전망되고 있다.
◆'배송 거부' 이유 있다지만…상담원 연결 하늘의 별따기
이러한 가운데 최근 CJ대한통운 배송지연 이유가 새삼 눈길을 끌고 있다.
대학생 신성한(가명·26)씨는 새해를 맞아 부모님 선물을 인터넷으로 구매했다. 평소 2~3일 걸리던 배송이 오지 않아 상담원과 연결을 시도했지만 연결이 원활하지 않았고, 배송도 1주일이 넘게 걸렸다. 신씨는 "최근 배송지연 피해사례가 많다더니 콜센터와의 통화 연결도 '하늘의 별따기' 수준"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신씨에 따르면 상담원은 '처리하겠다'는 내용을 남겼지만, 이후 감감무소식. 신씨는 "15~20분 후 전화가 연결됐지만 상담원은 물량이 많을 때는 접수를 받지 않는다는 말까지 했다"며 억울한 심경을 토로했다.
이와 관련해 CJ대한통운 관계자는 "물량이 집중되다 보면 새로운 물량을 받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다"며 "그러한 현상은 일시적으로 발생할 뿐 불친절하거나 택배배송 거부와는 다소 의미가 다르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설 이후에 배송 합의가 되면 받는 경우가 있지만, 이전 배송을 요구할 경우 현실화되기 어려울 때는 일시적으로 배송신청 중단은 어쩔 수 없다"며 "콜센터의 경우 또한 전화량이 일정하지 않아 마냥 늘릴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고 덧붙였다.
한편, CJ대한통운은 소비자들에게 보다 나은 서비스 제공을 위해 매년 정기적으로 택배기사 서비스 교육을 실시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택배기사들을 한곳으로 모으기 힘든 상황을 고려해 전문 강사들이 직접 기사들을 찾아가 교육을 진행하는 '서비스 아카데미'를 운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