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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옵션만기 '먼저 맞은 매' 덕 볼까 "물량부담 적어"

북핵 리스크보다 환율, 베이시스 추이에 주목

이수영 기자 기자  2013.02.13 11:2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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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북한의 3차 핵실험 소식에도 견고한 맷집을 자랑했던 국내증시가 2월 옵션만기 추이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만성화된 지정학적 리스크 보다는 환율과 외국인 및 프로그램 수급에 주목하고 있다.

하루 앞으로 다가온 옵션만기 효과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대부분 전문가들은 '물량폭탄' 같은 충격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경계와 낙관론이 맞부딪치고 있다.

◆'미리 맞은 매' 1월보다 상황 좋다

업계에 따르면 1월 옵션만기일 당시 5조6000억원에 달했던 순차익잔고가 이달들어 프로그램 차익매도가 늘면서 1조7000억원 가까이 감소한 3조9000억원대에 머물고 있다. 지난달보다 물량 부담은 확실히 덜하다는 뜻이다.

   
1월 옵션만기 이후 이달 들어 순차익 잔고는 1조7000억원 규모의 감소세를 보였다. 이는 12월 유입된 물량 대부분이 청산된 셈으로 그만큼 2월 만기일의 물량 부담이 덜하다는 뜻이다. ⓒKOSCOM, 교보증권 리서치센터

김지혜 교보증권 연구원은 "지난 달에 비해 이달 만기일은 확실히 상황이 양호하다"며 "프로그램거래의 계정성 탓에 12월 선물옵션동시만기일 이후 2조원 가까운 차익매수가 유입됐지만 이달 만기 전 베이시스가 약세를 보이면서 상당부분 청산이 진행됐다"고 분석했다.

이 증권사에 따르면 1월 옵션만기 이후 순차익잔고는 지난 8일 종가 기준 1조7319억원 감소한 3조837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작년 12월 동시만기일에 비해 9000억원 가량 줄어든 것으로 당시 유입됐던 자금의 청산은 이미 완료된 셈이다.

또한 지난 12일 개최된 유로존 재무장관회의에 이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연두교서 발표, G20 재무장관회의, 일본은행(BOJ) 금융통화저책회의 등 글로벌 이벤트가 만기일까지 이어지는 만큼 시장에는 관망 분위기가 우세할 수 있다.

김 연구원은 "만기 주간에 변동성은 확대될 수 있지만 일시적인 현상을 것"이라며 "다만 제로 베이시스(zero-basis) 수준의 베이시스 약세가 이어지고 있어 장중 외국인과 국내 기관이 2000억원 이내의 제한적 청산에 나설 가능성은 있다"고 내다봤다.

연말 배당을 노리고 입성한 차익매물도 시장에 부담스러운 수준은 아니다. 유진투자증권은 13일 리서치보고서를 통해 배당 수익을 위해 유입된 차익거래 청산은 대부분 마무리됐다며 프로그램매물 부담이 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증권사 강송철 연구원은 "지난달 만기 이후 이달 12일까지 외국인의 차익거래 순매도가 1조6000억원 이상이었다"며 "이는 연말 배당 이슈에 몰린 차익거래 매수가 상당부분 청산됐다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강 연구원은 또 "옵션과 연계된 만기청산 물량(컨버전) 누적도 미미해 부담이 없다"며 "옵션과 연계하지 않더라도 차익거래 청산은 장중 기회가 많기 때문에 옵션만기와 관련한 청산 시도는 많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환율 저점, 베이시스 추가 약세에 주목

이번 만기일이 시장에 중립 수준의 긍정적인 효과를 미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김영일 대신증권 연구원은 "2월 옵션만기 영향력은 중립 이상으로 예상된다"며 "1월 만기 이후 외국인을 중심으로 차익 청산이 빠르게 진행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국내 기관 역시 금융투자 정도가 물량 청산에 나설 가능성이 있지만 규모가 2500억원 수준이 그칠 것으로 보여 영향력은 적을 것"이라며 "오히려 S&P500지수가 5년래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해외시장이 호조를 보이고 있어 비차익 순매수가 강화되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상대적으로 만기일 매도우위가 불가피 할 것이라는 경계론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특히 외국인의 경우 베이시스 상황이 불리한 상황에서도 청산에 나서는 등 매수차익잔고를 털어내려는 의지가 강한 탓이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달에는 베이시스 수준이 양호한 상황이 유지되면서 합성선물 조건이 좋지 못해 실제 만기효과가 미미했다"며 "이달에는 차익포지션 장기 보유에 따른 조달비용 압박이 작용해 매도 우위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최 연구원은 또 "최근 차익거래에서 외국인들이 베이시스 상황이 좋지 않아도 청산을 택하고 있다"며 "그만큼 매수차익잔고 청산 욕구가 강하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동양증권 역시 외국인과 기관발 매도 우위를 점쳤다. 이 증권사 이중호 연구원은 "프로그램 차익거래 매도를 진행 중인 외국인과 작년 12월 유입한 자금의 청산을 노리는 기관을 중심으로 매물이 나올 수 있다"고 예상했다. 매도 규모는 2000억~3000억원 정도로 추정된다.

이 연구원은 "외국인의 경우 시장 베이시스와 환율에 따라 움직이는 반면 기관은 베이시스의 영향이 결정적일 것"이라며 "베이시스 하락이 진행되고 있고 환율이 저점인 상황에서 외국인은 잔고 청산을 이어갈 것이고 기관은 베이시스가 추가 하락하거나 합성선물 컨버전 가격이 오를 때 청산에 나설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