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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칼럼] 주식하는 아저씨들 혼자가 좋은 이유

통찰력 기르는 최선의 방법 '사색과 공부'

박한수 유진투자증권 전주지점장 기자  2013.02.12 09: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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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주식시장 투자주체들 중에서 기관과 외국인, 개인투자자의 가장 큰 차이점은 정보력이다. 기관과 외국인은 막강한 자본과 인력 덕분에 고급 정보에 가장 우선적으로 다가갈 수 있고 이를 과학적인 방법으로 정밀하게 분석할 수 있다.

이들에 비해 개인투자자는 넘어설 수 없는 차이가 있음을 인정해야만 한다. 이 격차를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깊고 넓은 통찰 외에는 없다.

통찰력을 기르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 것이다. 현대인은 혼자 있는 것을 견디지 못한다. 이른바 '회사형 인간'으로 훈련된 나이 지긋한 남성의 경우 더더욱 그렇다.

하지만 인간의 위대한 업적은 혼자만의 사색과 치열한 고독 속에서 이루어져 왔음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칸트의 고독하고 규칙적인 산책 속에서 위대한 철학적 사유가 탄생했고 혼자 놀기를 좋아한 뉴튼은 위대한 고전물리학의 토대를 마련했다.

분주하게 돌아가는 생활에서 특히 다층적으로 접속된 디지털 환경에서 홀로 침잠한다는 것은 불편하고 어색하며 어떤 의미에서는 시대착오적으로 보일 수 있다. 어쩌다 혼자만의 시간이 주어져도 우리는 그 상황 자체가 불편해서 TV를 켜거나 컴퓨터 앞에 앉는다.
 
하지만 혼자만의 시간을 갖게 되면 그간 사느라 바빠 멀어졌던 자신과 정면으로 마주하며 그 내면이 들려주는 소리에 귀를 기울일 수 있게 된다. 특정한 장소와 시간이 아니어도 스스로의 내면과 정면으로 만나는 시간을 확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므로 일상생활 속에 이를 실천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통찰력을 기를 수 있는 두 번째 방법은 인문학과 기초과학에 대한 지적인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다. 우리는 취업 등을 이유로 인문학이나 기초과학에 대한 관심이 덜한 편이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것이다.

인문학과 기초과학은 지루하고 비실용적인 학문이 아니라 인간과 세상의 본질에 대한 치열한 연구이기 때문이다. 통찰력을 기르는데 이보다 좋은 학문은 없다. 유럽과 미국 등 선진국에서 인문학을 '리버럴아츠'(Liberal Arts) 즉 필수 교양과목으로 삼고 있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복잡한 현대사회는 온갖 번잡한 일이 벌어지고 자칫 잘못하면 현상 속에 함몰돼 길을 잃기 십상이다. 인문학과 기초과학은 현상을 통하여 본질을 찾아내는 것이 목적이다. 그리고 현상에서 본질을 가늠하는 능력을 통찰력이라고 할 때 인문학과 기초과학은 복잡한 현대의 삶에서 통찰력을 기를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다.

복잡계의 대표인 주식시장에도 일정하고 규칙적인 흐름이 있다. 그것은 차트가 아니라 통찰력을 통해서만 온전히 드러난다. 차트의 우아한 곡선이 아니라 그 이면을 관통하는 힘과 에너지를 통찰해야 한다. 투자라는 행위 자체에 몰두하는 것을 중단하고 시간을 쪼개 공부하고 사색해야만 하는 이유다.

박한수 유진투자증권 전주지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