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이마트 설 선물 세트. 가격대에 따라 다양한 상품으로 구성돼 있다. =이정하 기자 |
영하 10도가 넘는 세밑 한파가 기승을 부리고 있지만 고향을 찾는 마음만은 따뜻할 거라 생각되네요. 오늘은 고향을 찾는 귀성객들의 손에 하나쯤은 들려있을 법한 선물세트에 대해 얘기해볼까 합니다.
최근 백화점이나 마트 등을 방문해 보면 곱게 한복을 차려입고 명절 선물을 판매하는 기획전을 쉽게 볼 수 있는데요. 이렇게 판매되는 명절 선물들이 소득격차 확대와 함께 양극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합니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설 명절을 앞두고 1만원 안팎의 초저가 선물세트 매출이 크게 늘었다고 합니다. 국내 제일의 유통업체인 이마트의 매출을 살펴보면 1만원 이하의 양말세트가 35%나 증가했으며 1~3만원대의 저가 선물세트 매출도 적게는 30%에서 많게는 120%나 늘었다고 합니다.
특히 9900원에 판매되는 샴푸, 치약, 비누 등 실속형 선물세트는 무려 300% 이상의 매출 신장률을 기록했다고 합니다. 또한 동일 상품을 조금이라도 싸게 사기 위해 인터넷쇼핑몰 매출도 대폭 늘었다고 하는데요.
실례로 대표적 오픈마켓인 11번가의 경우 설 선물세트가 지난해에 비해 2배가량 증가했습니다. 이에 대해 판매 측 관계자는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와 동일한 상품을 훨씬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는 장점이 알려지면서 온라인몰 구매 쏠림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서민들의 지갑이 얄팍해졌음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이와는 반대로 고가의 선물세트도 인기를 누리고 있다고 합니다.
60만원대의 고가 홍삼 설 선물세트는 없어서 못 팔 지경이라고 하는데요. 정관장의 최고가 제품인 '황진단' 세트는 60만원대의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일일 평균 173세트가 판매돼 추석보다 4배, 평균 10배 이상 늘었다고 합니다.
뿐만 아니라 고가의 상품으로 분류되는 갈치세트나 홍삼, 와인 등도 지난해에 비해 40~80% 매출 신장을 이뤘다고 합니다.
명절 선물은 잊고 있었던 소중한 사람들을 찾아뵙고 마음을 전달하기 위해 주고받던 것에서 비롯됐을 겁니다. 물자가 부족했던 60~70년대에는 설탕과 식용유 등 생활필수품이, 고성장을 기록했던 90년대에는 상품권이 인기를 끌기도 했는데요.
주고받는 설 선물이 시대의 모습을 반영한다고 합니다. 오늘의 명절 선물에서는 갈수록 심각해지는 양극화 문제를 읽을 수 있는데요. 씁쓸하다는 생각이 절로 드네요.